posted by 드닌 2020. 5. 30. 20:01

사사키 선생의 수기: 후편

 

2015년 5월 2일

아사다 씨와 상의한 결과 우리 커뮤니티의 “새로운 룰”에 대해 여러 의견을 받아 보기로 정했다.

어른부터 아이까지, 정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다.

 

2015년 5월 4일

집계를 했더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치모토 예술대학 커뮤니티와 같은 실력주의, 자본주의적 제도의 부활을 바라지 않고 현재의 방식에 그럭저럭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지고 보면 그렇지.

모두 그 “좀비”들에게 인간이 찢기는 것을 보고 이곳에 있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무력함을 알고 있다.

누구나, 지금 이상의 노력이 요구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모두 내일이라도 전투에 동원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커뮤니티의 운영은 지금까지와 동일하게 아사다 고조 씨에게 일임된다.

 

2015년 5월 7일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가 있는 환경 아래에서, 많은 사람들은 단기간 동안은 내성을 발휘한다고 한다.

문제는 그것이 어느 정도의 기간동안 유지되냐는 것이다.

언제라도 괴물들이 닥칠지 모르는 이 심상치 않은 환경에서, 우리는 평상시보다 서로의 행복과 정신 상태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누구나, …이 커뮤니티의 안정된 존속을 바래야 했다.

그 무엇보다도 자신의 안전과 보신을 위해.

 

2015년 5월 10일

조금 긴장이 느슨해졌던 걸지도 모른다.

오늘은, 약 한 달만에 커뮤니티 소속원의 사망이란 결과를 내버렸다.

화기로 무장하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단독 행동을 해 버린 것이 원인이다.

한순간 방심한 결과, 발목을 “좀비”에게 물려버렸다는 것.

그는 인명 구조 조 소년에 의해 안락사 되었다.

 

2015년 5월 12일

내일, “환생자”와 함께, 예의 여학생 한 명이 이케부쿠로 방면으로 떠나게 되었다.

듣기로는 새로운 힘을 얻기 위해 “던전”이라 불리는 공간에서 수련을 쌓을 필요가 있다는 듯하다.

비룡이 없어지는 것은 불안하지만 향후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2015년 5월 13일

이케부쿠로 방면에서 강렬한 섬광을 목격.

늦게까지 프라모델 제작을 하던 학생 몇 명에 따르면 수십 미터 정도의 거대한 뱀이 하늘을 타고 올라갔다고 한다.

 

그 후, 그 여학생을 비롯한 세 명과의 연락 수단이 소실. 행방 불명이 되었다.

 

2015년 5월 14일

혼란을 피하기 위해 세 명의 실종을 덮어야 할 지 논의했지만, 여기서는 모두에게 사실을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어디에서 정보가 샐지 불분명한 이상 여기서는 솔직하게 나가는 것이 현명하다.

 

2015년 5월 15일

커뮤니티 내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좀비”는 그렇다 해도, “괴물”이 닥쳤을 때 과연 우리들이 대처를 할 수 있을까?

그렇다 하더라도 아직 보지 못한 위협에 떨고만 있으면 방법은 생기지 않는다.

향후, 커뮤니티 간의 연계를 긴밀하게 하여 희망자를 모집한 후 총화기류의 훈련에도 시간을 할애하도록 해야 한다.

 

2015년 5월 30일

보름 동안 수기를 빼먹었다.

그만큼이나 할 일이 축적되어 있었다.

그나저나 설마 내가 총화기의 취급에 관해 모두를 가르치게 되다니.

내가 총을 잡은 적이라곤, 단 한 번 해외 여행을 갔을 때 말곤 없는데도.

오다 씨 왈, 나는 비교적 「소질이 있다」는 것 같다. 봐주게나.

 

2015년 6월 10일

여전히 꽤 바쁜 날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2015년 6월 11일

어제는 좀 더 수기를 쓰려고 했지만 “괴물”이 내습했기에 중단했다.

이번 “괴물”은 길이 4미터 정도의 거대 개미였다.

놈이 직원실 창문으로 부스스 얼굴을 내밀었을 때는 간담이 서늘했으나 인명 구조 조의 소년 소녀들의 노력으로 겨우 섬멸에 성공하였다.

다만 그 결과, 코사카 선생님 외에 여러 명의 동료들을 잃었다.

 

코사카 선생님은 그저께 저녁 퇴근 후, 위스키로 건배했었다.

제길.

 

2015년 6월 12일

최근의 습격 사건 이후 확실하게 모두의 기력이 사라졌다.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 우울증의 징조가 보인다.

 

내일 “괴물”로 피해를 받은 사람들의 문안으로 항공 기념 공원 커뮤니티의 대표가 온다는 것 같다.

 

2015년 6월 13일

항공 기념 공원 커뮤니티의 대표와 면담.

아키바계라고 해야 할까. 꽤나 귀여운 메이드 모습의 소녀이다.

그녀가 가진 불가사의한 힘으로 많은 부상자가 회복. 정말 편리한 능력이다.

 

2015년 6월 14일

어제의 메이드 소녀, 남자였던 것 같다.

음,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지만.

일단 기록에는 남긴다.

 

2015년 6월 17일

인명 구조 조에서 비명이 들려온다.

그들은… 요즘 계속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 지옥을 목격하고 있다.

 

ㅡㅡ 목을 맨 아이들이나.

ㅡㅡ 스스로 불을 지른 가정이나.

ㅡㅡ 짐승처럼 행인들을 덮친 악한들이나.

ㅡㅡ 광기에 젖어버린 사람들이나.

 

우리는 무력하다. 아무도 그들을 구할 수 없다.

 

구조 조에는 휴가를 받으라고 했지만,

「적어도 선배가 돌아오기 전에는…」

그렇게 말하는 그들이 너무나도 가엽다.

 

2015년 6월 20일

어떤 피난민(여성)으로부터의 상담이다.

그녀는 전에 성적인 서비스업을 맡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커뮤니티 내에서도 “그런 일”을 맡겠다는 것.

대답은 잠시 보류한다. 머리가 아프다.

나 개인으로서 그런 일을 경멸해서가 아니라…

썩어도 여긴 학교이다만?

 

2015년 6월 29일

표면적으로는 커뮤니티가 안정되는 듯하다.

그렇지만… 역시 어딘가가 이전과는 다르다.

언제부터? 뻔히 알고 있다.

예의 여학생이 실종된 그 날부터다.

 

인명 구조 조의 동료들은 그녀의 생환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지만… 나 같은 입장이 되면 항상 최악의 사태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2015년 7월 2일

조금 지쳤다. 요즘 잠이 통 오질 않는다.

 

2015년 7월 8일

정부가 도쿄를 포기한 것 같다는 확실한 정보가.

즉, 제삼자에 의한 구출의 가능성은 이제 거의 끊겼다는 것이다.

혹은 이 장소가 마지막 이상향인지도 모른다.

 

2015년 7월 12일

심야, 그 메이드 소년에게서 무선 통신.

아무래도 직접 만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듯하다.

 

2015년 7월 14일

예의… 여학생의 생존이 확인되었다.

아무래도 아키하바라를 근거지로 하는 수수께끼의 세력에게 한동안 갇히고 있던 듯하다.

걱정을 끼치기나 하고. 정말이지, 이 멍청한 놈이.

 

2015년 7월 15일

네리마 구에 있는 슈퍼에서 아사다 씨, 오다 씨, 아케치 씨, 아마미야 군, 나, 스즈키 선생님이란 멤버로 회의.

처음에 나는 “왕”이라는 남자와의 전면전에는 나서지 않으려고 했지만… 내통자에 의한 확실한 정보를 듣고선 의견이 바뀌었다.

그 남자는 위험하다. 살려 둬서는 안 된다.

 

2015년 7월 16일

회의에 대한 자세한 것은 서기의 스즈키 선생님의 기록이 있기 때문에 생략하지만, 결국 철야하게 됐다.

다만 하나 분명한 것은… 모두 그 여학생이 다시 돌아오길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7월 27일

인명 구조 조의 콘노 군, 키미 양 두 사람이 수수께끼의 적 세력(콘노 군에 따르면, 은삐까 갑옷남)과 접촉.

은삐까 갑옷남과 동행하던 휠체어의 노인으로부터 차근차근 이야기를 들었지만, 아주 악당은 아닌 것 같다.

지금은 상황이 상황이다.

노파심에 물자 조달 조에도 주의를 준다.

 

2015년 7월 28일

예의 여학생의 생존을 공식 발표.

모두의 표정에서 희망이 살아난다.

 

2015년 7월 29일

교내에 탱크가 4대가량 옮겨졌다.

전쟁의 시작을 모두가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불안은 없다.

그 소녀가 돌아온다.

그 녀석이라면 틀림없이 잘할 것이다. 아마.

 

2015년 7월 30일

엄선된 멤버에 의한 전투 팀 편성이 종료.

진군이 시작된다.

참고로 나는 잔업이다.

 

2015년 8월 1일

전투 종료 보고.

「작전 성공. 승리」라고만 쓴다.

 

2015년 8월 2일

전투 팀의 노력으로 상당 수의 사람들을 구한 것 같다.

모두가 안도하고 있다.

…라 해야 할까. 어제부터 이곳은 들썩거리고 있다. 덕분에 일도 제대로 안 된다.

아마 모두 좋은 뉴스에 굶주리고 있던 것이다.

 

2015년 8월 8일

그 여학생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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