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드닌 2020. 5. 30. 18:12

사사키 선생의 수기: 전편

 

2015년 2월 22일

지옥의 뚜껑이 열린 지 오늘로 이틀.

꽤 힘든 일을 겪었지만, 어떻게든 안전한 장소로 도망칠 수 있었다.

지금은 직원실에 즉석 바리케이드를 구축해 몸을 숨기고 있다.

방 밖에서는 아직도 그 걸어 다니는 시체들의 신음 소리가 들린다.

 

아무것도 안 하자니, 진정이 되질 않아 수기를 쓰기로 했다.

솔직히 글을 쓰는 것에는 자신이 없지만… 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기록용이다. 그렇게까지 무거운 짐을 진 것처럼 하진 않아도 되겠지.

 

바라컨데 이것이 사사키 요스케의 살았던 증거가 될 수 있기를.

뭐, 말이 그렇다는 거다.

 

2015년 2월 23일

학생들의 목숨을 걸고 힘내 준 것도 있어, 미카가오카 고등학교의 부지 안 쪽 대부분은 안전이 보장되고 있다.

현재, 피난민들의 인원은 43명.

어른이 17명. 아이가 26명.

그 중 노인은 6명. 요양 간병인은 2명.

의논 끝에 리더는 경찰관이던 아사다 고조 씨가 맡기로 했다.

나는 되도록 거리를 둔 입장에서 커뮤니티를 지켜보기로 한다.

 

2015년 2월 24일

예의 “좀비”화 현상에 따라 피난민 두 명이 변이.

두 명은 어떤 용감한 여학생에게 처형되었다.

 

당연히 모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전원에게 야간의 문단속을 철저히 하도록 통보.

 

2015년 2월 25일

미카가오카 고등학교 1학년 히비야 코우스케 군으로부터 「좀비 사냥 훈련을 하고 싶다」라는 요망.

용감과 무모의 차이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당연히 반대했지만 아사다 씨의 동의도 있고, 무리하지 않는 정도라면, 이라 허가가 나왔다.

 

우리의 리더는 책임감 있는 유능한 남자이지만 여자의 설득에 약한 것이 옥의 티이다.

물론, 당분간은 어른으로서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2015년 2월 27일

바리케이드 구축을 위한 일손이 부족해 아이들의 “좀비 사냥”은 어느 정도 그들의 자율에 맡기도록 한다.

라고는 하지만 역시 불안은 있다… 그러나 그 아이들은 생각보다 지혜롭고 신중하다.

우리 어른들도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2015년 2월 28일

식량은 몇 달 분이 충분히 있다. 따뜻한 잠자리도 있다.

문제는 밤 중 어렴풋이 들려오는 “좀비”들의 신음소리이다.

이미 몇몇은 노이로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5년 2월 31일

건물 옥상에서 보이는 슈퍼 “캡틴”에 구조를 요구하는 자들이 출현.

고육책으로 희망자를 “캡틴”으로 보내도록 결정했다.

결과 3명을 구조하는 데에 성공.

그러나 그 대가로, 어떤 용감한 여학생 한 명과 자위대원 한 명이 안전 지대 밖으로 나가버리게 되었다.

모두 두 사람의 귀환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얼마나 훈련을 쌓는다 하더라도 인간인 한, 빈틈은 생긴다.

그리고 그 걸어다니는 시체들은 어떤 틈도 놓치지 않고… 목을 물어버린다.

 

2015년 3월 2일

예의 자위대원은 순직.

그 용감한 여학생은 무사히 귀환했다.

아무래도 자위대원이 목숨을 걸고 그녀를 구한 것 같다.

그의 영혼이 극락에 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2015년 3월 3일

밤, 스즈키 선생님에 의해 깨어났다.

아무래도 안전 지대 밖으로 탈주한 학생이 있는 듯하다.

 

그 후의 전말은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어 수기에 쓰기도 뭐하다.

결론만 말하자면 때로 식욕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뛰어넘기도 한다… 라는 것이다.

 

2015년 3월 4일

히비야 노리오 씨가 말한, “괴물”의 습격.

모두 있는 힘을 다해 이들을 격퇴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 결과, 남학생 한 명, 피난민 여성 한 명이 사망.

 

모든 게 끝났을 때 나는 사람들을 가족처럼 느끼기 시작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2015년 3월 5일

어떤 여자 아이가 인생 상담을 받는다.

대단한 내용은 아님으로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2015년 3월 7일

어떤 사정으로 그 여학생이 혼자서, 토코로자와 쪽으로 떠나기로.

또한 그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본인 희망에 따라 최소한으로 기록하기로 한다.

 

부디, 그녀의 여정에 좋은 일이 있기를.

 

2015년 3월 8일

세 마리의 비룡을 동반한 묘한 차림의 소녀가 내교.

아사다 씨, 히비야 씨, 스즈키 선생님, 나 네 명이서 그녀와 얘기를 나누던 도중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 설명을 받았다.

아무래도 그녀는 “환생자”로 이 종말적 상황을 이미 경험했다는 것 같다.

이젠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상하게 느끼지 않는 자신이 있다.

 

2015년 3월 9일

“환생자”의 호의로 근처 “좀비”들을 제압.

버려진 차량들이나 폐재를 이용하여 철야로 바리케이드가 쌓아진다.

또한, 근처에 있는 상가의 물자를 공급받는 데에도 성공.

오늘 밤은 편히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2015년 3월 10일

스즈키 선생님의 제안으로 방음이 뛰어난 음악실에서 영화가 상영되기로 했다.

만장 일치로 액션이 절제된 희극적인 작품이 뽑혔다.

 

영화 상영회 때는 나도 참석했다만, 뭣도 아닌 일상의 일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우리들은 어떻게든 과거의 나날을 되찾아야 한다.

 

2015년 3월 11일

예의 여학생이 귀환.

또 한 바퀴, 전사로 성장한 것처럼 보였다.

그게 좋은 건지는 모르겠다만.

 

2015년 3월 13일

주변 지역에서의 생존 구출 작전을 실행 중.

매일 커뮤니티의 인원 수도 늘고 있고, 피난민은 이미 당초의 두 배 이상이다.

사람이 늘어나면 그만큼 사고가 발생할 확률도 높아진다. 향후는 “좀비” 뿐만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동향도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그야말로 로메로의 영화처럼ㅡㅡ 배신자로 인해 커뮤니티가 전멸하는 것만큼은 피해야 한다.

 

2015년 3월 14일

스즈키 아야카 선생님의 주도로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에 대한 예방책”이 실행되고 있다.

상당한 신체적 문제가 있는 경우가 아닌 이상 피난민들에게 어떤 일을 하도록 할당한 것이다.

피난 생활이 장기화 될 경우를 대비하고 운동장을 파헤쳐 농사를 시작하거나, 천 쪼가리들을 새로 다시 쓸 수 있게 하거나, 질리지 않도록 식단을 짜거나….

뭐, 나쁘지 않은 경향이라 생각한다.

 

2015년 3월 17일

피난민끼리의 다툼이 발생.

아무래도 만취자의 헛소리가 발단인 것 같다. 그래도, 자칫하면 사망자가 나올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절망한 인간은 무슨 짓을 저지를 지 모른다.

향후 알코올의 관리는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커뮤니티 내에서 상해나 도난 사건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그 범인에게 사형을 가해도 좋은 지.

이런 류의 도덕적 판단도 포함해, 앞으로는 어려운 문제들도 발생할 것이다.

 

2015년 3월 18일

그리 되겠지만, 어제의 싸움의 가해자 측 남성이 커뮤니티 내에서 상당한 따돌림을 받고 있다.

좋지 않은 징후이다.

원인이 그에게 있다고는 하지만 폐쇄적 상황에서의 고립은 새로운 비극을 만들어 낼 뿐이다.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2015년 3월 19일

최근 장난감 가게에서 물자를 운반한 결과 대량의 플라스틱이 손에 들어왔다.

그 결과 어린이들 사이에서 프라모델 제작이 유행하는 것 같다.

심취할 수 있고, 기분 전환이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은 결코 나쁜 징후는 아니지만… 조금 교내에서 신나 냄새가 난다고 민원이.

회의 결과 옥상에 플라스틱 모델 제작용 공간을 만들어 거기서 마음껏 창작 활동에 꽃 피우게 하기로 결정.

 

2015년 3월 21일

스즈키 선생님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낮에 할 작업이 주어진 결과 “좀비”가 두려워 떨고만 있던 피난민들의 얼굴에 조금씩 웃음이 돌아오고 있다.

항상 밝은 스즈키 선생님의 성격에 도움을 받고 잇다.

 

이전 싸움을 일으킨 가해자 측 남성도 일에 대한 한결 같은 자세가 유효했는 지 조금씩 동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혹은 그 자신도 알고 있는 지도 모른다.

만약 이 곳에서 쫓겨나 버린다면… 아마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그 걸어다니는 시체들의 대열에 들어가게 되리라.

 

2015년 3월 25일

도중, 약간의 트러블이 있던 듯하지만 방금 무사히 오키타 타카시 씨를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티와 합류.

노인과 여자 아이가 많다.

그들이 할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2015년 3월 28일

심야, 애들의 울음소리가 시끄러워 잘 수가 없다는 보고가 들어온다.

오키타 씨의 커뮤니티 사람들의 심적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심각하다 한다.

아무래도 그들은 우리처럼 따뜻한 잠자리가 있던 게 아니라, 차가운 겨울 하늘 아래 좁은 공간에 처박혀 생활해오던 것 같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도 많다고 들었다.

 

이럴 때 우리 교사들이 힘들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2015년 4월 2일

스즈키 선생님, 아사미 선생님, 코사카 선생님들의 제의로 오전 몇 시간을 아이들을 위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아직 어떤 수업 내용이 될 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대한 학생들의 요망을 받아들여 그들이 배우고 싶어하는 것을 가르치자고 생각한다.

물론 영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아이가 있다면 나 스스로 교편을 잡겠다.

하지만 수업의 커리큘럼은 크게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아마 그들이 대학 입시를 치를 확률은 한없이 낮음으로.

 

2015년 4월 3일

예의 여학생의 중개로 토코로자와에 있는 이치모토 예술대학 커뮤니티, 항공 기념 공원에 있는 커뮤니티와 물적・인적 교환을 하기로 했다.

시작으로, 내일은 우선 대표자 중 한 명인 오다 씨와의 만남이 있다.

 

2015년 4월 4일

오다 씨와의 상견례.

2, 30년 전의 배우 같은 느낌이 짙은 얼굴의 사나이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좀 싫어하는 타입이다.

그러나 어쩐지 히비야 노리오 씨와는 말이 통할 듯한 분위기라고 생각했다.

 

2015년 4월 8일

세이부 이케부쿠로 선상을 교역로로 쓰기 위한 “좀비” 소탕 작전이 시작된다.

대”좀비”에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는 자들을 전선에 배치하고, 그 뒤의 사람들이 바리케이드를 강화한다.

이미 어느정도 “좀비”가 치워진 것(아마도 먼저 그 여학생이 떠난 것 때문일 거다)도 있어,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 해도 교역로의 안전이 보장될 때 까지는 일주일은 걸릴 것이다.

 

2015년 4월 19일

교역로가 거의 완성. 앞으로는 정기적으로 트럭이 오가며 필요한 물자와 인력을 교환한다.

최근에는 학교 주변에서 “좀비”는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 가재를 가지러 간 피난민들도 많은 것 같다.

그런 그들조차도ㅡㅡ 결국 미카가오카 고등학교로 돌아왔다.

아마 모두들 알고 있는 것이다.

정든 집에 틀어박히는 것보다, 신뢰할 수 있는 이웃과 있는 것이 자신의 안전과 상당히 이어지는 것이라고.

 

2015년 4월 20일

여기저기에서 물자를 모은 결과 식량이 상당히 풍부하게 갖춰지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문제는 그걸 어떻게 모두에게 배분하는가 이지만.

지금까지는 모든 피난민에게 물자가 평등하게 가도록 나눠왔었지만, 개개인이 지급받는 것과, 직접 구한 물자는 구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나로서는 모두가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하면 좋겠다고 바라는 것이지만… 남의 자식보다 자신의 아이를 더 챙기고 싶어하는 부모가 있는 것도 어쩔 수 없는가.

 

듣자 하니 이치모토 예술대학 커뮤니티 쪽에서는 간단한 계급 제도를 도입하고 각각의 노고에 따라 배급이 전달되는 시스템을 쓰는 듯하다.

마음이 내키지는 않지만, 우리도 그들같이 해야 하는가?

 

2015년 4월 21일

해가 질 무렵 길이 10미터 정도의 사마귀를 닮은 “괴물”이 출현.

그러나 발생 직후 곧바로 “환생자”의 비룡에게 섬멸되었다.

비룡은 이제 우리들 사이에서는 수호자의 상징이 되고 있다.

 

2015년 4월 22일

나를 공산주의자 취급하는 전단이 나돌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이런.

참고로 나는 대학교 때부터 줄곧 논포리(nonpolitical)이다.

 

2015년 4월 23일

오후에 몇 명의 분노한 남녀가 교무실에 들어왔다.

「불평등한 피난민 취급에 관한 항의」를 하기 위해서이다.

요컨대 그들은 나나 아사다 씨와 같은 「책임이 막중한 일」을 원하는 것 같다.

참 편하기도 하지.

지금은 이 커뮤니티의 상담역 같은 입장을 맡고 있지만, 원래 그런 건 나의 분야가 아니다.

 

가능하다면 본래의ㅡㅡ 교직원의 역할에 집중하고 싶다.

 

2015년 4월 24일

안타깝게도 어제의 사람들에게 일을 맡길 수 없게 되었다.

이러 저리 그들의 평판을 확인한 결과, 그 용감한ㅡㅡ 물자 조달・인명 구조 조 아이들을 괴물 취급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 아이들이 끊임없이 여기저기에 다니고 있어, 커뮤니티 내의 멤버들에게 정체 모를 이방인처럼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아주 평범한 소년 소녀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

그 아이들이 고립되는 상황만큼은 절대로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아직도 이 포지션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면, 그것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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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분이 179화까지 번역하시고 그만두신 거 제가 잡습니다.

JK무쌍 끝난 세계를 구하는 방법 이라는 건데, 재미있기는 한데 후반부는 좀 옛날 맛이 안 나 아쉽긴 하네요.

1부터 179는 다른 블로그에 있으니 우선 그걸로 보시고 나중에 제가 다시 재번역하겠습니다. 오탈자나 오역이 좀 있는 것 같아서... 근데 아마 높은 확률로 못할 것 같기도 합니다. 작가가 서적화 되고 있어서 그런지 월~금 매일 하나씩 쓰고 있어서 따라잡기도 못할 것 같네요.

목표는 주 1회 번역입니다. 짧으면 2개까지.

사사키 선생 수기 끝나고 180 181 182 그리고 페이즈 3이었나.. 아무튼.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