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웹소설'에 해당되는 글 19건

  1. 2021.03.01 196화 특촬물 아저씨 2
  2. 2021.02.15 195화 히어로 등장
  3. 2021.02.07 194화 누구
  4. 2021.02.01 193화 적재적소
  5. 2021.01.17 192화 이불 밖
  6. 2021.01.10 191화 딴 사람 1
  7. 2020.09.05 190화 무력한 두 사람 1
  8. 2020.08.29 189화 야쿠 긴스케 2
  9. 2020.08.08 188화 모르는 사람의 뒤치다꺼리 2
  10. 2020.08.01 187화 토사구팽 2
posted by 드닌 2021. 3. 1. 15:53

196 특촬물 아저씨

 

 

그 뒤는 거의 순식간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야쿠 씨가 금속 배트맨의 턱에 정확한 오른쪽 훅을 날리자, 그것 만으로 남자는 스위치가 꺼진 것처럼 쓰러졌습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앞을 막고 있던 남자는,  「뀨우…… 인지 같은 새끼 고양이가 법한 울음 소리를 내더니 미동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한 해결, 이군」

 「살……!?

 「죽이진 않았어. 그게 영웅의 룰이잖아. 그렇지?

 「룰, 인가요」

 「이 녀석은 여기에 놔둘까. 어차피 여름이고. 이대로 방치해 둬도, 죽진 않겠지」

 「뭐어」

 

상대하고 있는 저는, 어둠 속에서도 고글을 장착하고 있는 그에게 묘한 수상쩍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노인, 상처는?

 「문제없네. 얻어 맞은 의자뿐이니」

 「그렇다곤 해도 바퀴가 틀에서 왜곡되어 버리지 않았나. 물건이 부족할 때인데, 다리를 부러뜨린 것이나 마찬가지이지」

 「아니, 그건 됐네. 살아만 있다면 말이여」

 「그런가?

 「그려. 언젠가 예전에 알던 사람이 와서 손발을 낫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으니」

 「그, ㅡㅡ송두리 없어진 손발, ?

 「음. 아무래도, 그런 마법의 힘이 있다든가, 라며……

 「과연」

 

야쿠 씨는 거기서 이야기를 중단하고 오오타 씨를 휠체어째 들어올렸습니다.

 

 「데려다 주지. 집은 어디인가?

 ……미안하군. 바로 저기여」

 「오우」

 

그리고 세 명은 과거 철물점이던 건물의 뒷문을 통해 실내로.

오오타 씨 본인은 딱히 깨끗하다는 이미지는 없었지만, 그의 생활 공간은 상당히 깔끔한 공간이란 인상이. 제 방의 더러운 정도만으로,

아무래도 이 사람, 쉬는 시간에는 한 발로 움직이는 훈련으로 겸할 겸, 청소를 하고 있다는 모양으로

, 본받지 않으면.

 

솔직히 저, 잠깐 여기에 있다 가도 좋을테지만,

 

 「그럼, 우린 여기서」

 

라는 야쿠 씨의 말로 퇴실이 결정되었습니다.

 

 「뭔가. 벌써 가려고? 차와 과자 정도는 내겠네만」

 「고맙지만,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것이 영웅이니까」

 

그러고선 썸즈업.

아ㅡ……

린네 씨가 말했던 「히로이즘이 심하다」라는 이건가.

같습니다. 뭐랄까 …… 사기극에 동원되고 있다는 느낌이.

 

 「가자, 아가씨」

 「그느느」

 

조금 싫은 예감을 느끼면서, 그의 뜻을 따르기로.

그래도, 가지 말할 있는 것은 있습니다.

적어도 사람, ㅡㅡ악당은 아닌 같다, 라고.

 

 

 

 

특촬 아저씨의 등을 따라가면서 저는 한동안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선인과 악인의 균형은 어떻게 걸까요, 하고.

인간을 0이나 1 생각할 수는 없으니 영원히 답이 나오지 않을 의문이겠지만……

하나, 다른 사람을 상하게 하는 재능을 가진 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비율은, 압도적으로 후자가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응?

 「그래서 당신은 저를 죽이러 건가요?

 「아냐. 우연히 지나가던 것뿐이지. 살다보니 꽤 그러더라고. 악인들의 일터에, 바로 발이 가버리는. 어렸을 때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가끔 마음이 조급 해져서 학교에 빨리 가려고 돌아가면 꼭 도둑과 마주친다던가. , 경찰에게 훈장을 받은 적도 있을 정도라구」

 「헤, 헤에

 

틈만 나면 자기 얘기하는 아저씨인가?

저는 그로부터 조금 거리를 두고서,

 

 「그럼, 오늘 밤은 슬슬 해산?

 「그렇게 재미없는 얘기하지 말라구. 데이트하자」

 「아, 죄송합니다. , 그런 좋아하지 않아서요. 그럼」

 

꾸밈없는 말에 야쿠 씨는 차분한 목소리를 쿡쿡쿡 웃었습니다.

 

 「그쪽 사정은 알고 있어. 기억을 잃고 위축되어 있다고」

 「쓸데없는 참견입니다」

 「뭐, 딱하다곤 생각해. 아까 아가씨의 레벨을 봤는데, 제대로 싸우면 완전까진 아니더라도 이길 수는 없는 상대더군」

 예에」

 

레벨?

, 우리 레벨제 쓰는 거야? RPG처럼?

 

 「그래도 뭐, 어느 점에선 신님도 균형을 맞춰주는 건지도 모르겠네. 너무 강한 녀석한테는 어려운 퀘스트를 주는 것 같고 말이야. 게임 밸런스가 무너져서, 똥겜이 되지 않도록」

 「똥겜, 인가요」

 

그렇다곤 해도 기억 상실은 공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나는 이리 생각해. 역시 이 세계는, 어딘가의 누구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고」

 「네에」

 

제 마음 없는 대답이 이어진 탓일까요?

야쿠 씨는 이런이런 어깨를 움츠리고서,

 

 「뭐, 됐어. 아무튼 말할 있는 , 나도 기회를 놓칠 없다는 거다. 내일은 공정하게 아가씨에게 이기겠어. 그리고 종말 살아가지」

 「예에」

 「만약 내일 내가 이기면ㅡㅡ 필연적으로 아가씨의 세력권을 전부 가져가게 거야. 알겠나? 약한 자는 외적을 막을 없으니까」

 「부디 원하시는 대로」

 

세력권이라고 해도.

, 애초에 이곳을 지휘할 생각이 없지만요.

 

 정말, 무섭군」

 「뭐가요?

 「아가씨가 처한 상황이, 기억 상실이. 자세히는 몰라도 알아. 아기씨는 분명 거기까지 강하게 되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수라장을 뚫고 왔을 거야. 그리고 많은 대가를 지불해왔겠지」

 「예에」

 「그런데도 아가씨는 그걸 별 미련 없이 버리려고 해. ㅡㅡ그게, 내게는 엉뚱한 비극처럼 느껴지네」

 

저는 침묵을 지킵니다.

이 사람이 하려고 하는 게 뭔지 알기 때문입니다.

 

야쿠 씨는 분명, ㅡㅡ적인 저에게도 의지를 주려고 합니다.

저를 고무하고,

그리고 시달리지 않도록.

 

굉장하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소녀들이 기쁘게 효수를 사냥하는 이 세상에서ㅡㅡ 이런 호인이 존재한다는 것이.

그렇기에, 헤어질 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매주 일요일 아침에 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의 등장 인물 같은 사람이네요」

 「그만 둬」

 

그러고서 야쿠 씨는 녹듯, 어둠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번 주부터 또 바빠집니다.

매주 일욜 번역이 목표지만, 과연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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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드닌 2021. 2. 15. 02:07

195 히어로 등장

 

 

달밤.

라이트 업 된 지구를 빠져나가, 사람의 기척이 없는 상가를 걸어가고.

휠체어를 끌면서, 저는 오오타 씨의 몸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사람, 꽤나 소설 같은 경험을 해왔던 건지,

그의 잃어버린 손발은 곤궁한 피난민들에 의해 뜯겨, 카니발 계열의 요리 재료가 되어 버렸다나.

 

「그때는 말여ㅡ, 역시 여까진가 했었지.

「헤에ㅡ……

 

엄청 무서운데요.

 

「그런 영화 같은 일이, 정말 일어나는 거네요.

「그거 이상으로 귀찮은 커뮤니티도 여럿 있네. 권총을 가진 경찰관이 중심이던 거기도 심했지. “좀비들보다도 사람이 훨씬 위험한 상태라 해야 하나. 후딱후딱 도망쳐왔지.

 

괴물보다도 인간이, 인가.

이야기에선 비교적 흔한 테마이지만.

 

「그런데, 살아갈 있는 세계에 오니는 없다, 하든가. 거기서 만난 은빛 갑옷을 입은 청년이었네.

……호우.

「그는 내 구세주 같은 거제. 굉장히 도움을 받았네.

「그렇다는 건 그도 플레이어라는 걸까요?

플레이어”?

「으음, ……저도 잘은 모르는데, 세계가 이리 되면서 마법 같은 힘을 쓸 수 있는 사람들이 나타났다고 하잖습니까.

「아아. ㅡㅡ유령이나 뮤턴트라고 불리는 사람들?

「네.

「그건…… 아마도 그런 같다만. 그래도 그는 조금 다르다는 생각이 들었네.

「다르다고 한다면?

「나도 여러가지 생각해 봤지만, 그는 우리와 별반 다름없는, 평범한 사람 같네. 확실히 이상한 힘을 쓰곤 있었지만, 비밀은 그가 가지고 있던 헬멧에 있던 같은……. 마치 어린이 프로그램의 변신 굿즈 같은 거였네.

 

, 말하고 싶은 바는 같습니다.

 

「그 청년은 그런 변신 히어로의 일종이 아닐까.

「히어로인가요?

「음.

 

그런 이야기의 주인공 같은 포지션의 사람이 있다는 건가요?

그렇게 생각하자, 왠지 가슴 속에서 개운치 않은 감정이 태어났습니다.

 

만약 세상이, 하나의 이야기라는 거라면.

 

분명 이야기는, 세계 어딘가에 존재하는 주인공에게 종속하게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주인공이라는 자를 세우기 위해 진행되는 거라면ㅡㅡ 저희, 조연들의 입장은 어떻게 되는 걸까요.

 

…………ㅡㅡ」

「아가씨.

……………

「아가씨, 우째 . 멍하니.

「에? ……, .

「여기는 안전하다만, 별로 마음을 놓지 않는 것이 위험하지 않을 거여. ……어찌 됐건, 지금까지의 생활이 근본부터 망가져서, 자포자기한 사람들도 있고……

 

라고, 오오타 씨가 플래그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 발언을 그때였습니다.

 

「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짐승이 부르짖는 듯한 목소리와, 금속과 금속이 부딪치는 듯한 소리가 것은.

사람, 깜짝 놀라 그쪽을 보자, 그곳에 있던 것은 옷이 헝클어진 중년 남자였습니다.

 

「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씨발!

 

취한 걸까요.

셔터가 내려진 철물점 입구를 향해 몇 번이고 금속 배트를 내리 찍고 있었습니다.

 

……일단 야구 연습을 하고 있는 걸로는 안 보이네요.

「음.

 

이상한 사람이겠죠.

, PS3 사려고 신주쿠의 요도바시에 들어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좀 더 위험한 느낌의 아저씨를 다스 단위로 본 적이 있습니다.

 

「돌아갈까요?

 

오오타 씨에게 묻자, 노인은 곤란한 듯 말했습니다.

 

「그게 그…… 마침 내게 할당된 집이, 저곳이다만.

「겍」

 

금속 배트맨은 아직도 셔터에 방망이를 휘두르고 있습니다.

 

「그가 화가 났는 짚이는 구석이라도 있어요?

「모르겠네. 다만 화가 나니까 화를 내는 아니겠나.

 

과연. 역시 연륜이란. 진리를 깨우치고 계신다.

 

제가 흠흠 감탄하고 있던 그때였습니다.

짐승이 먹이를 발견한 듯이, 남성의 강렬하게 빛나는 눈이 이쪽을 향한 것은.

 

…………?

「아.

 

동시에, 눈 앞의 그의 감정이 일순 식어가는 것을 알았습니다.

제게는 그것이 오히려, 음침하게 느껴졌습니다.

 

「앗, , , ……

 

그는 어쩐지 엷은 웃음을 저에게 향하며, 비틀거리면서 다가왔습니다.

 

「헤, , , 뭔가요………?

 

목구멍에서 나온 것은, 스스로도 놀랄 정도로 가냘픈 목소리.

 

「너, 적이 있어. 분명 탐색반이랑 친했었지?

「에.

「탐색반의, , , 다나카? ……였던가.

「타다 리츠코 씨?

「그래, 그 녀석. 리츠코. 그 녀석한테, , 말 좀 해주지 않겠어.

「말을?

「알고 있잖아? , , , 나도, 탐색반에 넣어 달라고. , 이런 곳에서 죽치고 있을 사람이 아니야. 더 좋은 거 하고 싶으니까.

「예에……

 

솔직히 이런 정서 불안정한 사람이 누군가와 협력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일단, 여기서는 맞장구를 주는 것이 정답이겠지요.

 

「알겠습니다. 전하겠습니다.

「아, , , , 그래서, 그러니까. , 이거, 가지고 왔으니까. 이거, 건네 .

 

그리고 그가 가슴 주머니에서 꺼낸 것은, ㅡㅡ무슨 일인가요.

손수건에 싸인, 사람의 새끼 손가락이었던 것입니다.

 

「ㅡㅡ우와악 기분 나빠!

 

저는 그것을 반사적으로 떨어뜨렸습니다.

거기서 처음으로, 그의 새끼 손가락이 하나 사라져 있음을 알아챘습니다. 아무래도 이거, 스스로 자른 같아서.

 

「야! 떨어뜨리지 !

「그, ……그렇게 말해도……

「이건 각오야! ……이걸로 나도 마법사가 될 수 있겠지? 어어!

「모, 모릅니다.

「뭐냐고…… 이쪽은 알고 있다고! 니네들만 기분 좋은 일하고 있고오!

 

동시에 그의 금속 배트가 오오타 씨의 휠체어에 내팽겨 쳐졌습니다.

금속질 소리가 사방에 울리고, 휠체어의 바퀴가 일부 왜곡되어 버렸습니다.

 

기분 좋은 일이 뭐야? 구체적으로 뭔데?

저는 눈썹을 八자로 하고서, 오오타 씨를 감쌌습니다.

도망칠까도 생각했지만, ㅡㅡ발을 먹혀버린 듯한 노인을 버리고 수는 없다는, 답지도 않은 정의감을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이거 각오 건네 . , 할테니까아!

「아니아니아니! 리츠코 씨도, 이런 받아도 뿐이에요!

「왜 말대로 하지 않는 거야 !?

 

남자가 어깨를 하고 강하게 누릅니다.

굉장한 공포에 저는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오오타 씨의 휠체어를 .

 

「으극……

 

직접 맞지는 않았다고 해도, 충격은 늙은 몸에 울리는 건지, 오오타 씨가 아픈 얼굴을 찡그렸습니다.

 

으으.

어째서, 어째선가요.

 

이런 때에 나타나는 것이ㅡㅡ 주인공의 역할 아니야?

 

그렇게 생각한 순간이었습니다.

 

「히어로 등장, 이라니.

 

저희 사이에 끼어든, 베이지 코트가 펄럭였습니다.

마스크로 얼굴을 가진 모습은, 기억이 있어서.

 

「당신은ㅡㅡ」

「여어, 아가씨.

「야쿠 ……

 

그는 가볍게 배트를 받고서, 저를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달이 밝아, 좋은 밤이구나.

 

마치, 자신이 폭력이 노출된 것은 다음 일이라는 , ㅡㅡ그런 무심한 인사를 건내면서.

 

「이런 밤은 정해져 있지, ㅡㅡ외도가 끓는다.

「뭐……! 뭐야 !

「각오해라. 펀치는 빛보다 빠르니까.

 

저는 그를 바라보면서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ㅡㅡ분명 사람, 미리 대본 생각하면서 나타났구나.

 

라고.

그리고 정말 빛보다 빠른 펀치를 날려서, 근처 일대가 날라가고 지구가 굉장해진 것은 그만둬 줬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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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드닌 2021. 2. 7. 23:19

194 누구

 

 

그래서.

일단 오늘 밤은 자유 시간, 인가요.

그럼 그럼, 말씀에 힘입어 느긋하게 지내도록 할까요.

 

이럴 때는 그겁니다.

게임으로 머리를 가득 채우는 거죠.

 

그리하여 우선, ㅡㅡ자가 발전기에 재도전.

이번에는 마음이 그리 조급하지도 않아, 차분히 설명서를 읽을 수 있었습니다.

발전기 본체를 베란다로 끌고 나가, 신중하게 기름을 넣고, 안전 장치를 해제하고, 시동 손잡이를 드르륵 잡아당기면,

구릉 구릉 구릉 하는 소리를 내며 발전기에 텔레비전과 게임기의 플러그를 연결하고 헤드폰을 장착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건, 비합리적일 정도로 고난이도인, 이른바 마조겜이라 불리는 부류의 작품들.

죽고 죽고 죽고 죽고 또 죽고 백 번 정도 죽어서야 겨우 한 걸음 전진할 수 있는 게임입니다.

생각해보면 저, 언제부터 그런 취향이었던 걸까요.

다만 어느 시기부터 평범한, 쉬운 난이도의 게임으로는 만족하지 못하게 되었던 건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슬아슬한 승부를 좋아하게 되었다는 것도.

 

현실에선 비교적 보수적이지만요ㅡ

 

제대로 게임이 구동되고 있음을 확인한 저는 즉시 데이터를 로드 하고서, 이전의 계속을…….

 

「ㅡㅡ아.

 

하려던 거기서, 컨트롤러를 조작하던 손가락이 멈췄습니다.

확실히 선택한 건 제 세이브 데이터였습니다.

조작하고 있는 캐릭터도, 제가 만든 백발의 중년 마검사입니다.

그런데, 로드된 스테이지는 완전히 낯선 공간이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봐도 최종 보스 앞의 세이브 지점이라는 느낌의 장소인데.

 

거기서 저는 잠시, 미간을 주물주물.

 

……엄청난 스포일러를 봤는데.

 

아무래도 이 데이터, 기억을 잃기 전의 제가 꽤나 모험을 진행해버린 듯해서.

 

진짜냐ㅡ 진쨔냐고ㅡ

 

이건…… .

어떤 역경보다도, 어떤 강적보다도 의욕이 없어지는 전개입니다.

왜냐하면 제가 조작하고 있는 캐릭터, 왠지 모르게 엄청 강화되어 있거든요.

제가 아는 마검사 씨는 겨우 강철의 롱소드를 장비한 직후였을 텐데. 그런데 지금 남자, 왠지 백만 마리의 용을 잡은 같은 최강의 비슷한 장비하고 있습니다.

 

「으겍……

 

뺏겼다.

내가 만든 캐릭터가, 다른 나한테 뺏겼다.

역시 이상 놀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아, 게임기의 전원을 오프로.

 

「하아~

 

탄식하고서ㅡㅡ 머리맡에 있던 만화를 조금 읽고.

그럼에도 시간을 주체하질 못해서,

어디선가 노랫소리와 함성이 들려오고 있음을 깨달았습니다.

몸을 내밀어 보자, 왠지 사람들이 있는 같고,

근처의 교차로 주위가 축제처럼 빛나고 있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라이브인가요……

 

노래에 넘어간 아니지만.

아이들도, 사람들도 돌아다니는 것처럼 보입니다.

, 이것도 하나의 경험, 이라는 걸로.

 

종말이후의 세계 관광입니다.

 

 

 

 

아파트를 나오자 도로가 낮처럼 밝아져 있었습니다. “종말이전보다 훨씬 밝아서, 지나칠 정도로.

그것은 마치, 근처의 사람이 어둠이 그대로 물리적인 위기를 초래한다고 믿는 것만 같았습니다.

 

만한 나이의 여자가 그쪽으로 가는 보고 안심하고서, 요란한 쪽의 방향으로 터벅터벅 걸어갔습니다.

낮에는 장소를 바리케이드라고 표현했지만, 다시 다가가자 그런 물건이 아니라는 알았습니다.

그것은, 오히려ㅡㅡ 강철의 요새, 라고 부르는 나을 정도라.

비유가 정말 서투르지만, 전함의 함교만을 뜯어내고 도로 한가운데에 붙인 것처럼 보였습니다.

 

요새 주변에는 음악에 맞춰 껑충껑충 뛰는 백여명의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모두가 쳐다보는 것은, 강철의 요새 꼭대기에서 부르는 .

그들의 얼굴은 기억이 없습니다. “종말이후 결성된 밴드일지도.

 

――――――――♪ ――――――――――♪ ―― ―― ――!!」

 

부르고 있는 , 영어인지 일본어인지 모를 샤우트 계열의 노래로, 제게는 그게 「초밥! 초밥! 초밥! 맛있는 시간!」으로 들렸습니다.

그런 그들의 주위에는 총화기로 무장한 어른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습니다.

어른들은 모두, 바리케이드 밖으로 총구를 향하고서 가끔, 방아쇠를 당기는 같네요.

 

「뭐꼬, 이거?

 

혼잣말이 세어 나가자, 바로 옆에 있던 휠체어의 노인이, 인류는 모두 형제다, 같은 즐기는 목소리로 말을 걸어왔습니다.

 

「응? 아가씨, 처음인가?

……, 그렇다고 해야 할까요.

「저건, ㅡㅡ부르고 있는거라.

「부른다……고 한다면.

「그야 당연히, 그 걸어다니는 사자들 말이여.

「예에.

 

얘기는 들었죠.

좀비라는 녀석들, 이죠, 그거.

 

「그들은 빛과 소리에 이끌리니께. 저렇게 화려한 퍼포먼스로 조금이라도 바리케이드 밖의 좀비를 치우겠다, 라는 생각인 것 같더구나.

「헤에ㅡ」

 

낮에, 사람의 목을 봐서 그런 지 「절대 안 믿어!」같은 상태는 아닙니다만.

그래도 아직은 조금 귀를 의심할 법한 이야기입니다.

 

「일부러 노래를 부르는 이유는?

「아무래도 그들은 생전의 습관이 남아 있는 것 같아서 말여. 즐거운 곡조가 끌어당기는 모양이야

「과연……

 

, 무대 좌우에 있던 남성이, 두두두두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봐 , ㅡㅡ가버렸구나.

 

노인은 「나무나무」하고 염불을 외웠습니다.

덩달아 저도 일단 「나무나무.

 

보루와, 총성과, 로큰롤.

 

어쩐지 같은 광경이었습니다.

……아니, 결코 멋있다는 뜻은 아니지만요.

맥락이 너무 없다는 뜻으로.

 

잠시 노인과 둘이서, 정색하고 라이브를 둘러보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슬슬 돌아갈까, 하고 생각한 순간,

 

「아가씨.

「ㅡㅡ예?

「미안하지만 휠체어를 밀어서, 상가 쪽으로 데려다 주지 않겠나? 거기에 현재 거처가 있어서.

 

저는 잠시 그의 잃어버린 오른팔과 다리를 바라보곤,

 

「괜찮아요.

「미안혀. ……인사가 늦었구나. ㅡㅡ나는 오오타다. 오오타 하지메.

「그렇군요.

「아가씨는?

「전……

 

잠시 말이 막히고,

그리고 대답했습니다.

 

「저는, ……누구인 걸까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어디서 본 것 같은 할아버지죠?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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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드닌 2021. 2. 1. 02:01

193 적재적소

 

 

나답다, ㅡㅡ인가요.

저는 잘 모르겠지만요.

 

「당신 말이야, 교실에서 그런 얼굴로 멍 때리고 있던 게 보통이었잖아. 그랬으면서 “종말” 후에 만나게 됐을 땐 모두가 기댈 수 있는 슈퍼맨이 되어있질 않나. 정말 동인 인물이 맞나 계속 생각했을 정도야.」

「예에.」

 

딱히 이론은 없습니다.

린네 씨는 그 아름다운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고선, 말을 계속했습니다.

 

「일단 대충 현 상황만 설명할께.」

「?」

「리카는 무사해.」

 

어스름하게 비추는 야릇한 분위기 속에서, 린네 씨의 길고 긴 한숨이 들렸습니다.

저, 예전부터 생각하던 건데, 이 사람 천연 서큐버스라던가 그런 게 아닐까 합니다.

 

「너를 습격한 “플레이어”, ㅡㅡ야쿠 긴스케라는 남자 말이야, 히로이즘이 좀 심하긴 한데 말을 하면 알아듣는 사람이라서 말이지. 이쪽의 사정을 들어줬어.」

「사정이라 하면?」

「네가 만전의 상태가 아니라는 거.」

「예에.」

「지금 녀석은 사사키 선생님의 환대 아래 밥, 먹고 있어. 승부는 연기하는 걸로 됐고.」

「헤에.」

 

그으거 잘 됐네요오.

 

「말해두겠지만, 엄청 행운이었던 거야? 만약 당신의 상대가 전에 싸웠던 “왕”같은 놈이었다면, 당신도 리카도 가차 없이 당했겠지.」

 

“왕”의 이름은 아사다 씨에게 들었습니다.

분명, 아키하바라를 근거지로 하던 악당, 이라고.

 

「거기다…… 당신은 기억 못하는 것 같지만, “퀘스트”로 싸우는 상대가 있는 곳을 알 수 있는 것 같으니까. 결국 도망치려고 해도 쓸데없어.」

「흐응.」

「흐응, 이라니…… 괜찮겠어? 당신, 이대로면 그 녀석한테 질 거야.」

「괜찮잖아요, 지더라도.」

「뭐?」                                                        

「확실히, 일부러 싸우지 않아도 되는 방법이 있다고 했던 것 같고.」

 

그에게 “종속”되면 된다 던가, 어쩌던가 라면서.

 

「그건 마지막 수단이야. 그래버리면, 그 녀석한테 스킬을 모조리 빼앗길 수도 있어.」

「그게, 뭐가 나쁘죠.」

「…………나쁘다?」

「그건 즉, ㅡㅡ평범한 인간으로 돌아온다는 뜻이죠? 오히려 지금의 제게 있어선 메리트인 것 같은데요.」

「너…………!」

 

순간 린네 씨는 어조를 높이고서, 침대 위에 한쪽 무릎을 세웠습니다.

저는 시선을 돌리다, 왠지 이상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일단 침대 위에 올라오는 걸 그만둬 줬음 합니다.

제 인생에 있어, 침대 위는 성역입니다. 저 이외의 누구도 몸을 올리지 않았으면 하는 장소입니다.

그런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그녀는 더욱 몸을 싣고서,

 

「들어, “하쿠.”」

 

제 얼굴을 단단히 홀드.

 

「그건…… 그건 당신 때문이라도 하면 안 되는 거야. 정말 위험한 생각이야.」

 

우와 우와.

그녀의 단아한 얼굴이 눈앞에.

왠지 좀 좋은 냄새도 나고.

동성인 저조차도 깜짝 놀라게 된 상황입니다.

 

「세계가 이렇게 되고 나서, 우리에게 도망친다는 선택 사항은 없어졌어. 슬프게도.」

 

그대로의 포즈로 몇 초.

 

「놔……」

「?」

「놔주세요……」

「아아… 미안. 힘이 잔뜩 들어갔었네.」

 

그러자 천천히 제 얼굴은 해방되었습니다.

내심, 정말 안심했습니다.

그대로 츄ㅡ하면, 분명 피할 수 없을 거라 생각했으니까요.

이쪽은 골수 이성애자라구.

 

「그래도, ㅡㅡ알아 줬음 해. 야쿠 그 놈도 필사적이야. 당신을 쓰러뜨리지 않으면 “플레이어”로서의 힘을 잃어버리게 될 테니까.」

 

그렇게 말해도.

저, 싸울 수 없습니다.

그것만큼은 분명하게 하고 싶습니다.

한번 칼을 뽑으면, 분명 되돌릴 수 없을 거라고, 알고 있으니까요.

 

잔뜩 잔뜩, 누군가가 “의지하고 있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그런 생활은 하고 싶지 않습니다. 저는 제 재량으로 할 수 있는 작은 일만 하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 그 이상은 원하지 않아요.

세계의 사람들에게 책망 되더라도.

저는, ㅡㅡ누군가의 목숨의 책임을 지는 일을 하고 싶지 않습니다.

 

「“하쿠.” ㅡㅡ당신 역시, 야쿠랑 싸울 생각은……」

 

저는 어둠 짙은 곳에 시선을 떨어뜨리고서,

 

「죄송합니다. 그건 좀……」

「즉, 당신은 “평범한 여자”로 돌아가고 싶다. 그렇다는 거지?」

「네.」

「응. ……알겠어.」

 

이상하게도, 낙담하는 기색이 없었습니다.

마치, 그 말을 받아들였다, 는 듯이.

 

「그럼, 내가 대신 싸울게.」

「ㅡㅡ?」

「당신이 기억을 되찾을 때까지, 내가 당신을 지키겠어.」

 

엣.

뭔가요, 그 정신차리고 있지 않으면 설레 버릴 것 같은 대사는.

 

「나는 지금 츠즈리에게서 받은 “노예”의 힘이 있어. 야쿠 녀석 정도는, 어떻게든 하겠어.」

「노예……?」

 

뭘까요.

“플레이어”의 힘의 일종인가요?

 

「당신이랑 츠즈리는 내 지원을 해줘. 내가 지면 당신들은 야쿠에게 “종속”되면 돼. ……어때?」

「네……」

 

잘 모르겠지만.

그녀에게…… 역할을 떠넘긴 게 될까요.

 

「당신에게서는 지원 시스템의 마법으로 내가 보좌를 받는 걸로. ……동급생의 의리야. 그 정도라면, 괜찮지?」

「예……」

 

지원 시스템의 마범. 그런 거 쓸 수 있는 건가, 나? 진짜?

……라는 의문이 들면서도, 어째선지 그걸 할 수 있다는 실감이 들었습니다.

 

「그럼 정한 거야. 승부는 내일 열 한시 넘어. 사전에 협의하고 싶으니까, 아침 여섯 시에 교문 앞으로 모였으면 해.」

 

저는 멍하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참고로, 승산은 있나요?」

「……지금의 당신이나, 빌빌거리는 츠즈리가 싸우는 것보단 낫겠지.」

「그런가요.」

 

저는 떠나가는 린네 씨의 등에

 

「왠지, 폐를 끼치는 것 같네요.」

 

솔직한 감정을 전했습니다.

그러자 그녀는 「하하핫」하고 웃으면서 돌아보더니,

 

「괜찮아. 적재적소로 가자. 서로.」

 

제 머리를, 마치 작은 아이에게 하듯 쓰담쓰담.

 

「이런 거, 최근에 꽤 유행이야. 지금까진 계속, 손이 모자랐으니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피곤해라.

주인공 놈, 계속 부정해봤자 근처에 있는 건 여자 뿐인데, 그렇죠?

여자라도 좋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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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 이불 밖

 

 

사실 저, 학교 같은 건 사라져 버려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제게 학교는 “고졸”이란 칭호를 얻기 위한 장소일 뿐…… 이라니 이렇게 말하면 좀 중2병처럼 들리려나.

 

뭐.

어때.

저는 이 삼 년, 무사히 지나갈 수만 있다면 그걸로 됐으니까요.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적당한 사무 직업을 얻고서, 토일은 쭈욱 영화와 게임 삼매경에 빠지는 겁니다.

인터넷만 연결된 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면 그 이상의 사치는 필요 없습니다. 식사도 필요의 최소 한도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활을 계속하며 돈은 최대한 저금해서, 오십쯤 되면 여생에 쓸 만큼의 임금을 벌어 나중에는 편하게 쉬면서 조용히 살아가겠다고,

여러가지 생각해봤었지만 결국 그게 제게 있어 제일 “행복한 인생”의 형태.

그게 저의 인생 설계서였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바라는 건ㅡㅡ 발목을 잡지 않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어이!」

 

이론을 제기한 건 입을 다물고 있던 츠즈리 씨가 아니었습니다.

주위에서 잠자코 이야기를 듣고 있던 히게 머리. ……큰 산탄총을 가진 아저씨였습니다.

 

「너, 그건……」

「?」

「그건, 곤란해. ……괴인은, 괴인이 어떻게든 한다 이게 규칙이야.」

「규칙? 누가 정한 규칙인가요?」

「그건……」

「어쨌든 제가 따를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고선, 빠르게 그들로부터 등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얼른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아아, 싫다 싫어.

역시 이불 밖은 위험하구나.

 

「아, 잠깐……!」

 

등 뒤로 츠즈리 씨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저는 그것을 무시하고 귀가길에 나섰습니다.

일단 머리 속에서는 예의 “마력 제어”라는 걸 하고.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제 두 팔에서 굉장히 힘이 넘쳐 흐르고 있다는 건.

 

좀 무서우니 그 힘을 시험해보고 싶진 않습니다만……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와 키와 체인을 걸고, 교복인 채 침대에 쓰러집니다.

이런 때에는 실컷 게임을 하다 어느새 잠들어 있었다…… 같은 걸 하고 싶습니다만……

전기를 쓸 수가 없네요.

그렇다면 그건가.

발전기를 기동할 수밖에.

 

「아, 저 그…… “전사” 씨?」

 

저를 뒤쫓아오던 츠즈리 씨가 문 밖에서 호소합니다.

그 목소리는 확실하게 당황하고 있었습니다.

 

「이건, 대체……? 이건 작전인 건가요?」

 

무시.

저는 우선 실내에 방치되어 있던 자가 발전기의 사용법을 알아내기 위해 설명서를 집적거렸습니다.

 

「어쨌든…… 이대로면, 학교가 위험해지지 않겠어요?」

 

그리고 의외로 사용법이 까다롭다는 걸 알고서, 격침.

바다보다도 깊은 탄식.

 

「저…… 그……! 저, 저는……」

 

모든 것에 싫증이 납니다.

왜 세상은 이렇게나 불합리 할까요?

그저, 그저 조용히 살고 싶다는 소원이 왜 이루어질 수 없는 걸까요?

 

「만약…… 진심으로 이대로 죽치고 앉아 있자는 거라면, 문을 깨겠습니다.」

 

가능하다면, 해보세요.

그렇게 되면 그렇게 된 대로, ㅡㅡ다시 도망갈 뿐입니다.

 

저는 일단, 묘하게 어울린다고 해야 하나, 손에 익숙해진 유품인 칼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거기까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 건지, 아님 애초에 아파트 문이 견고해서 아무래 해도 안 되었던 건지.

몇 분 뒤 포기한 츠즈리 씨의 발소리가 멀어져갔습니다.

 

이걸로 됐어, 라고.

 

저는 칼을 품은 채 침대에 눕고서 눈을 감았습니다.

 

내버려두면 그걸로 좋아요, 저는.

예전부터 그랬습니다.

저, 외톨이가 되는 걸 걱정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작고도 작은 연관성이라곤, ㅡㅡ옆집의 다나카 씨 정도였는데.

네, 네. 무딘 저라도 이젠 알고 있습니다.

분명, 다나카 씨는 이제 더 이상 세상에 없는 거겠죠.

 

잃어버린 기억 어딘가에, 그의 숨이 끊기던 순간이 있었을까.

그런데도.

이 세계는 그 같은 건 잊어버린 것처럼 돌고 있어.

 

「……헛되구나.」

 

그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저는 문득 생각했습니다.

 

ㅡㅡ조금만 자고, 일어난다면 분명, 뭐든 원래대로…… 하고.

 

안 될까.

 

눈을 감았습니다.

마음은 흥분하고 있었지만, 의외로 잠은 빠르게 찾아왔습니다.

 

 

 

 

「……음냐.」

 

그로부터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눈치채고 보니 하늘은 어둠에 물들어 있고, 방은 깜깜했습니다.

 

끄응ㅡ, 하고 기지개를 켜고선, 수중의 리모콘으로 전등 스위치를 딸깍딸깍…… 했지만 그것이 반응하지 않음을 알아챘습니다.

 

「아ㅡ앗…… 역시 안 되나ㅡ……」

 

아무래도 뭐든 다 꿈이었어용, 같은 편리한 반전은 아닌 것 같습니다.

꿈은 데즈카 오사무 선생에 의해 금지되어 있으니까. 어쩔 수 없네.

 

「<뢰계>의 세번째…… 그걸로 켜져.」

 

그 한마디에, 저는 고양이처럼 제자리에서 뛰어올랐습니다.

 

「뭐, ㅡㅡ지금은 비상 전력을 가지고 왔으니까 그럴 필요도 없지만.」

 

그러고서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딸깍, 불의 스위치를 켰습니다.

비춰진 얼굴을 보고서 저는ㅡㅡ 안심 반, 불안 반.

그녀의 얼굴은, 본 기억이 있었습니다.

 

「오키타, 린네 씨?」

 

그건, 꾸밈없는 말솜씨와 미모로 반의 중심적인 존재이던 동창이었습니다.

 

「그런 거야.」

「그으런 것?」

 

딱히, 그녀가 이전 반 친구였다는 거가 머리맡에 앉아 있어도 괜찮을 이유가 되진 않을텐데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서 부랴부랴 돌아온 거야.」

「네에.」

「당신, 정말 답지도 않은 행동으로 모두를 괴롭히고 있는 거 아니야?」

「답지도 않다뇨?」

 

그리 말해도…

 

「저는 언제나 저 답게 살고 있는데요.」

 

그러자 린네 씨는 「확실히 그렇지.」라 말하고서, 흰 이를 살짝 보이며

 

「내게는 지금의 당신 쪽이, ㅡㅡ”답다”는 느낌이 들어. “하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머리 리셋 되더니 대인관계 능력도 리셋 되어버린...

일단 매주 일요일 업뎃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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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드닌 2021. 1. 10. 15:10

191 딴 사람


애니메이션에서 튀어나온 듯한 소녀의 첫인상은, ㅡㅡ「왠지 믿음직스럽지가 못한데」 였습니다.
딱히 이래서야 같은 이유가 있는 건 아니지만.
어쩌면 잃기 전의 기억이 조금은 남아 있는 걸지도.

「아까, 사정은 스즈키 씨에게 들었습니다. 자세한 걸 이야기하고 있을 여유가 없으니까요. ……우선 “전사” 씨는 스킬을 차례대로 가동시켜 주세요.」
「스킬?」
「네. ……보시는 대로 아무래도……」

츠즈리 씨의 눈이 푸른빛을 띄며 발광.

「……역시. “전사” 씨는 모든 힘을 오프로 하고 있는 것 같네요.」
「어어……」
「일단 『마력 제어를 실시합니다』 라고 말해주세요.」
「마력?」

저는 어쩐지, 미묘한 표정을 지었습니다.
아무래도 말이 어긋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어디까지나, ㅡㅡ”도움을 청하려고” 왔습니다.
하지만 그녀가 알려주고 있는 것은 분명, “자력으로 해결하는 수단.”

「빨리요. 스킬의 가동에는 시간이 걸려서.」
「ㅇ, 예. ……으음 그럼, ……마력의 제어를…… 실시합니다.」

중얼거리자, 어떤 환청이 머리 속에서 들려왔습니다.

ㅡㅡ플레이어 “끝내는 자”의 마력 제어를 실시합니다.
ㅡㅡ설정을 반영할 때까지 약간의 시차가 발생함으로 주의하세요.

<검술(상급)> OFF
<퍼펙트 메인터넌스> OFF
<필살 검Ⅰ> OFF
<필살 검Ⅱ> OFF
<필살 검Ⅲ> OFF
<필살 검Ⅳ> OFF
<필살 검……

「뭐꼬ㅡ 이거어?」
「지금, 취득한 스킬들이 머리 속에서 흘러가고 있을거에요. 우선 <기아 내성(강)>을 맨 처음으로, 다음은 <자연 치유(강)> <피부 강화> <뼈 강화>를 키세요.」
「으음……」
「참고로, <기아 내성(강)>을 먼저 키는 이유는 마력 고갈을 막기 위해서 입니다.」
「저어……」
「그 후 <검술>이랑 <공격력> <방어력>에 <마법 저항>을 키면 최소한 맞붙을 수 있는 정도는 될 거에요.」

왠지 모르는 게임의 설정을 잔뜩 떠들어대는 것 같은 기분.

「즉, 주인공은 펄스의 팔씨에게 선택된 르씨이다……라는?」
「“광속”을 별명으로 갖고 있으며 중력을 마음대로 조종하는 고귀한 여성 기사의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에요.」

오, 그러고보니 이 아가씨 꽤 잘 말하네.

「잡담하고 있을 시간 없잖아요? 빨리 <기아 내성>을……」
「이미 하고 있어요. 그 마력 제어인가 뭔가, 생각을 하는 것 만으로도 되는 것 같아서.」
「그렇군요. 역시 순응성이 좋네요.」
「그래도 이거 스킬을 가동시키는 데에는 일일이 시간이 걸릴 것 같네요.」

확인하지 않아서 잘은 몰라도, 이 페이스로 “스킬”을 가동시키고, 제대로 싸울 수 있게 될 때까지 꽤 시간이 걸리는 게 아닐 지?
그 사실을 알자, 저는 마음 속 일부가 급격하게 식어 가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ㅡ 이거 안 되겠네.
구하지 못하겠네, 아사다 씨.
유감. 안녕히 가세요.

「그런데 왜 “전사” 씨의 스킬은 전부 꺼져 있는 건가요.」
「몰라요, 그런 거.」
「기억을 잃기 전에 일부러 꺼둔 것…… 같지는 않으니, 최근 “페이즈 3”이 시작된 거의 영향인가요?」
「아까 야쿠 씨도 말했는데, 뭔가요? “페이즈 3”이라는 게.」
「그건ㅡㅡ 저도 잘 모릅니다.」
「?」
「아무래도 “종속”한 “플레이어”에게 주어지는 정보는 한정되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페이즈 3”에 대해서 거의 아무것도 모릅니다.」

흠.

「그럼 또 한 가지. ……이것도 야쿠 씨에게 들은 단어인데. “종속”이 뭔가요?」
「“종속”이란 “플레이어”가 할 수 있는 행동 중 하나로, ㅡㅡ거의 절대 복종 계약을 맺는 행위 …라 할까요?」

거기서 츠즈리 씨는 미간에 손을 얹고선,

「뭐, 자세한 사정은 나중에. 어쨌든 지금은 그 공격자에게 대응해야 하니까요.」
「당신은?」
「네?」
「당신은 싸우지 않는 건가요?」

저는 솔직하게 물었습니다.

「당신도 그 ㅡㅡ”플레이어”인가 뭔가죠?」
「……네.」
「그렇다면, 당신이 싸워야 하지 않겠나요.」

그야 그렇잖아요?
좀 머리가 이상하게 된 저보단, 오체만족에 건강한 그녀가 차라리 잘 싸울 테니까.
제 물음에 메이드 옷의 소녀는 어색한 듯 시선을 돌렸습니다.

「저, 저는…… 싸울 수 없습니다.」
「왜죠?」
「여, 여러가지로 설명하곤 싶지만 그…… 아무튼…… 싸움이 서툴러서……」
「그건 저도 마찬가지인데요.」

사실은 저, 폭력으로 뭔가를 해결한다는 거, 지혜가 부족한 사람이나 하는 짓이라고 생각하고요.

「그럼, 어쩔 수 없네요.」
「네. 여기선 역시 “전사” 씨가 싸울 수 밖에……」
「도망쳐버리죠.」
「네?」
「저쪽의 목표는 저 같고요. 그에게 대항할 수 없다면 도망 칠 수밖에 없겠죠.」
「하지만 그건, 이 커뮤니티의 사람들이 습격 당할 가능성이 있어요.」

눈썹을 여덟 팔 자로 만든 그녀에게 저는 간단히 말했습니다.

「상관없잖아요? 그래도.」

차가울지도 모르지만 ㅡㅡ뭐, 세상이란 그런 겁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죽어버리면 뭣도 없습니다.
이런 세상이 되어 버렸다면 약육강식은 당연한 거죠.
그러나 제 말에 츠즈리 씨는 눈과 귀를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그럴 수는……!」

마치 「이건 정말 내가 알고 있는 “그녀”인가」 라는 듯한.
뭐, 결론부터 말하자면 「거의 다른 사람이에요」이라 판단해주고 싶습니다.
이야기를 들어도, 그렇게나 지금의 저와…… 기억을 잃기 전의 저는 연결되지 않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애초에, 원래
저, 여기 있는 사람들에게, ㅡㅡ어떤 의미도 가지고 있지 않으니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아 응애에요.

<필살기> -> <필살 검>으로 변경. 직업군마다 필살기 이름이 다릅니다. 아닌가? 아님 말고.

너무 오랜만에 번역해서 번역 했던 걸 다시 되돌아봐야 할 지경까지 이르렀습니다.

말투, 용어, 심지어 이름까지! 기억이 안 난다 이겁니다.

그래도 일단 목표는 다시 1주 1회 번역으로, 꼬박꼬박 하기.

 

애초에 보시는 분이 계셔야 하던가 말던가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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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 무력한 두 사람

 

 

그리고 야쿠 씨는 가차 없이 방아쇠를 당겼습니다.

무력한 여고생 이인조에게.

기관총의 총구를 향하고서는.

 

「ㅡㅡ헉!?

 

그것은 제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었습니다.

저는 그저 조용히 지낼 수 있다면 그걸로 좋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일반인인데.

총이라니, 그건ㅡㅡ 대화로는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유형의 사람들이 취미로 쓰는 거 아니던가요?

믿을 수가 없습니다.

어째서 이렇게.

그렇게 서서 생각하면서도, 다리는 움직이지 않습니다.

이대로는 위험하다는 걸 알면서도, 공격을 피하지 않으면ㅡㅡ 같은 생각이 머리에서 떠오르지 않았습니다.

그런 저를 제정신으로 되돌려준 건은 아사다 씨입니다.

 

「선배!

 

소녀가 두 명, 아스팔트 바닥에 굴렀습니다.

한 박자 늦게, 제가 있던 땅을 타다다다다다당 하고 탄흔이 뚫고 갑니다.

 

「어ㅡ이. 봐주는 건 여기까지야? 슬슬 반격해 보라고ㅡ?

 

라 말하는 야쿠 긴스케 씨.

첫 공격을 피할 수 있던 건, 그가 일부러 빗나가게 해주었기 때문이 틀림없습니다.

 

「ㅡㅡ큭.

 

아사다 씨가 허벅지 숨기고 있던 소형 권총을 뽑아 엎드린 자세 그대로 방아쇠를 당깁니다.

그러나 야쿠 씨는 어깨가 들썩이는 정도의 움직임으로 탄환을 회피하고선,

 

「음. 잘 훈련되었군 그래. 맞았다면 헤드샷이었겠지.

 

그런 소년 만화 같은 광경에 저는 눈을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ㅡㅡ긋!

 

아사다 씨는 연거푸 총을 쏩니다.

, , 소리를 내면서 베이지 색 코트에 구멍이 늘어나갔지만,

이번에는 야쿠 씨는 피하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마스크를 쓴 남자는 아사다 씨를 설득하듯 말했습니다.

 

「그만두지 그래. 이쪽은 방탄 조끼를 입고 있어.

「선배! 리츠코 씨나 아스카 씨에게 도움을……!

 

저는 「어…… ……? 같은 말을 중얼거릴 , 완전히 굳어 있었습니다.

아직도 제대로 받아들여지지가 않습니다.

이렇게나 야만적인 일이 반경 미터 이내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그렇지만,

 

「빨리요!

 

아사다 씨의 외침에 뇌가 일부 멈춘 상태라고 달려나가는 데에는 성공했습니다.

물론 야쿠 씨는 등을 향해 발포할 수도 있었지만,

 

「자아…… 어떻게 거냐구우?

 

그는 뒤통수를 긁으면서, 눈을 감아 줬습니다.

저는 어쩐지 눈에서 주르르 쏟아지는 눈물을 닦으면서, 학교 쪽으로 달려갔습니다.

 

 

「하아…… 하아………!

 

숨을 몰아쉬며 노을이 물들이고 있는 교사에 도착해, 후문을 통해 푹신한 흙으로 개조된 운동장을 지나, 간신히 관리실에 들어갑니다.

거기에는 해적 같은 털보 아저씨들이 흠칫 놀라 얼굴을 마주보고 있었습니다.

 

「도와주세요! 뭔가 이상한 아저씨가 톰슨으로 두다다다하고 있어요!

 

라고 외쳤습니다.

 

「너는 ……

「빨리, 빨리요! 아사다 씨가! 다친다고요!

「그렇다만……

「총! 총을 가진 사람이 필요하다고요!

 

그러나 요청은 그들 사이에서 간단히 기각되어 버렸습니다.

귀에 들어온 어른끼리의 대화는

 

「야, 이거 말이다, 괴인들의 일인 아닌가?

「그렇다면 우리로는 되겠구만.

「괴인은 괴인끼리 해결 해야지.

 

였습니다.

그건, 저를 낙담 시키기에는 충분하고도 남는 정보였습니다.

물론 아직도 저는 상황이 어떤 건지 모릅니다.

다만, 모르는 대로 일단 사람들이 도움이 되지 않는 다는 알겠습니다.

 

「리, 리츠코 씨와 아스카 씨는!?

 

물음에 그들은 천천히 고개를 가로 흔듭니다.

 

……그들은 항상 자유롭게 행동하고 있으니 우리로도 어디에 있는 지 잘 모른다.

「그럼 의지가 될 만한 다른 사람은ㅡㅡ」

「그게, 공교롭게도 싸울 수 있는 사람들은 다 나가 있어…… 사람 외에 싸울 만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거의 신께 기도하는 마음으로 물었지만

 

「조금 찾아봐야 거다.

「에.

 

마음 속이, 씁쓸한 마음으로 가득 갑니다.

만난 얼마 여자아이라도, 역시 죽으면 꿈자리가 나쁘다는 걸까요.

 

「아, 그래도 아까 아이가 지나다니지 않았던가?

「그 아이?

 

그러자 해적들은 제각기,

 

「아, 그렇군 그래. 녀석이 있었네.

「그, 변태같이 입은,ㅡㅡ」

「항상 항공 공원에 있지.

「왠지 아까 당황해서 이쪽으로 같던데.

「딱 좋네. 놈도 아마 괴인이었다고 들었었고.

 

그래서 아이 누군가요.

머리에 떠오른 의문에

 

「안녕하신가요, ㅡㅡ전사.

 

우아한 발걸음과 함께 나타난 건ㅡㅡ 메이드 옷을 입은, 보라색 머리의 소녀입니다.

저는 잠시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습니다.

그녀의 옷차림이, 아무래도 현실감이 없었습니다.

종말 후의 세계에서 코스프레를 하고 있는 소녀.

채석장 가운데서 무도회라도 열고 있는 것처럼 위화감이 있습니다.

 

「오랜만이에요ㅡㅡ 라고 하더라도 기억이 나겠죠. 이야기는 들었습니다.

「아, .

「저는 아마미야 츠즈리라고 합니다.

「츠즈리…… ?

 

누구야?

 

「옛날에, 당신에게 구원받은 사람이에요.

「음.

 

가벼운 욕구 불만을 느끼면서, 저는 얼굴을 찡그립니다.

왜 이렇게나ㅡㅡ 아까부터 제가 모르는 곳에서 벌어진 이야기만 나오는 거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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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드닌 2020. 8. 29. 12:21

189 야쿠 긴스케

 

 

“캡틴” 내부를 들여다보자, 안은 굉장히 한산했습니다.

아무래도 이 곳의 선반들은 모두 분해되어 바리케이드로 재활용된 것 같습니다.

 

「헤에ㅡ 물건이 없는 슈퍼는, 이렇게 보이는 거네요ㅡ」

 

천진난만한 것 마냥 중얼거리면서, 저는 드넓은 가게를 둘러봤습니다.

 

“캡틴”의 내부의 벽은 마치 아이의 낙서장처럼 변해 있었습니다.

잡다하게 그려진 그림들 위에 크게 갈겨진 한편의 시 같은 걸 저는 한동안 읽습니다.

 

「이 세상은 결국, 난잡한 연극. ㅡㅡ이곳에는 비극은 없고, 희극만이 있을 뿐, 인가요.」

 

비관적인 것 같으면서도, 긍정적인 것 같은.

 

「상황은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까요. 그리 신경 쓰지 않아요.」

「음……」

 

그렇게 말해도.

이쪽은 어제까지 평범하게 게임하고 애니메이션 보고 만화 읽고 다음에 실장 되는 소셜 게임의 이벤트에 대해서 고찰하고 있자니, ㅡㅡ어느 날 갑자기 세계가 이렇게 뒤집힌 것만 같이 느껴질 뿐입니다.

 

제 마음 속에서 술렁거림이 느껴집니다.

꽤 위험한 상황이 되어버렸구나, 하고.

 

「벜은,」

「?」

「근처에 있던 버거킹은, 이제…」

「그건, 그. ……안타깝지만 이미…」

 

이것에는 뒤통수를 딱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저, 거기 햄버거 좋아했어요.

이젠 못 먹는다니.

 

「그래도 설비는 남아있어요. 잘하면 그 맛을 재현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진짠가요?」

「벜은 여고생들의 휴식 장소이니까요ㅡ. 분명 동의해주는 사람들이 나올 거에요.」

「종말 세계에서의 취직 자리가 정해진 건가요. ㅡㅡ우리들의 인생을 걸어 그 맛을 재현해내겠어, 같은……」

「후후후.」

 

아사다 씨는 곤란한 듯이 웃고서,

 

「전투를 하지 않는 선배는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군요.」

「싸움에 강하대도, 그 근본은 바뀌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좋지만요. ㅡㅡ그럼, 슬슬 다음……」

 

 

그 때였습니다.

돌아다니는 차가 없던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한 대의 오토바이가 폭주하고 있는 걸 본 것은.

부와아아아아아아앙! 하고 기름이 폭발하는 소리와 함께 저희 앞을 오토바이가 지나갑니다.

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오옷, 멋지네.」

 

하고 약간 경박해 보이는 소감을 내뱉았습니다.

 

라이더는 베이지 색 코트를 휘날리는, 어깨가 넓은 남자.

슬쩍 보고서 느껴지는 그의 특이한 점은 세 가지입니다.

우선, 오토바이를 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헬멧을 쓰지 않았다는 점.

또 하나는 이 엄청나게 더운 상황에도, 꽤 따듯하게 입고 있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ㅡㅡ 서바이벌 게임 가게에서만 본 적이 있는 풀 페이스 마스크에 검은 고글을 쓰고 있어, 얼굴이 완전히 숨겨져 있다는 점입니다.

서바이벌 동호인들과 게임 실황자들을 제외하고 여기까지 철저하게 얼굴을 가리는 사람을 전 본 적이 없습니다.

 

남자는 오토바이를 그 자리에서 휙 하고 돌려, 스으으윽 하고 사람의 기척이 없는 도로에 타이어 자국을 남깁니다.

그리고 멋져 보이는 각도로 오토바이를 세우고선,

 

「여!」

 

하고, 가벼운 인사를 해옵니다.

 

「아, 안녕하세요.」

 

어쩌면 이전의 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아사다 씨의 험악한 표정을 보아하니 초면인 것 같습니다.

 

「“끝내는 자”가 맞지?」

 

그 차분한 목소리에서 볼 때, 나이는 마흔이 넘은 사람…… 일까요?

 

「ㅡㅡ예?」

 

「일단, 인사하지. 나는 야쿠. 야쿠 긴스케다. 얏 씨, 혹은 긴 씨라고 불러주게」

「예에.」

 

그리고 제게 들이댄 것은ㅡㅡ 영화 속에서나 본 적 있는 검은, 윤이 나는 강철의 통.

그것이 기관총이라 불리는 무기임을 깨닫게 될 때까지 꽤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자주 FPS에서 등장하니, 그 정식 명칭까지도 알고 있습니다.

톰슨・서브 머신 건

금주법 시대의 갱들이 자주 쓴 걸로 알려진 그 총기는ㅡㅡ 시카고 타자기라 불렸었죠.

코트 차림의 남자가, 총화기를 들이대고 있는 상황.

마치 갱 영화의 한 장면을 잘라온 듯한 상황에 처해서,

 

「호에?」

 

분명 그때 저는, 바야흐로 “간이 떨어진 것 같은” 심정이었음이 틀림없습니다.

사태를 확실하게 파악한 것은, 오히려 아사다 씨 쪽이었습니다.

그녀는 입을 일자로 다물고선, 제 방패가 되듯이 앞으로 나섰습니다.

 

「당신은 누구죠? 무슨 목적으로 나타난 거야?」

 

남자는 아사다 씨의 질문을 완전히 무시하고 곧장 저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기분 탓인지, 그의 눈이 고글 너머로 푸르게 빛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어이어이. ……꽤 한가한 “플레이어”도 있구만! 무기도 없이 평범한 사람과 산책인가!」

「실례지만, ㅡㅡ말씀하신 뜻을……」

「너도 알고 있겠지? “페이즈 3”이 옛 저녁에 시작했다는 걸.」

「페이즈……?」

 

뭔 소리야.

좀비나 괴물이나, 그런 단어들은 들어본 적이 있지만…….

 

「모든 “플레이어”는 퀘스트를 선고받았을 텐데.」

「퀘스트? ……뭔가요, 그게.」

 

그렇게, 제가 묻는 순간이었습니다.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남자도, 여자도 아닌 중성적인 목소리가

 

ㅡㅡ “종말” 이후 당신의 기억을 소거했습니다.

ㅡㅡ 기억을 되찾으세요.

ㅡㅡ 수단은 상관없습니다.

 

라고, 답해줬습니다.

 

「그러니까ㅡㅡ 내 퀘스트가, 아가씨들을 죽이거나 “종속”시켜야 한다는 거지.」

「어…… 아……」

 

완전히 당황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고, 야쿠 씨가 평온하게 설명합니다.

 

「뭐어, ㅡㅡ그 쪽이 승부할 생각이 없다면, “종속”되겠다 말하면 봐주지. 어때?」

 

저는

 

ㅡㅡ엥, 죽이지 않고 놔주겠다고? 아싸ㅡ 그럼 그 “종속”이란 거 합니다아!

 

라 답하려던…… 그 때였습니다.

 

「웃기지 마세요!」

 

천을 잡아 찢는 듯한 목소리로 아사다 씨가 반박한 것은.

 

「어디서 온 지도 모르는 마스크 변태 씨에게, 선배가 “종속”할 것 같나요!」

 

네?

잠깐.

상대, 총 가지고 있어요?

이 아이, 역시 이건 좀.

 

그러자 총화기를 든 남성은 영화의 등장 인물처럼, 일부러 그러는 듯이 어깨를 움츠렸습니다.

 

「뭐, 그렇지. ㅡㅡ쉽게 해결될 일은 아니라고 알고 있었지만.」

 

그리고서, 톰슨의 안전 장치를 해제하고,

 

「그렇다면, 한 판 해볼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겨우겨우 하나 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난리도 아니네요. 아 나 공부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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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드닌 2020. 8. 8. 14:24

188 모르는 사람의 뒤치다꺼리

 

 

3학년 3반 교실 안에 있던 “사물”을 치우는 데 걸린 시간은 그로부터ㅡ 한 두 시간 정도였을까요.

……솔직히 제게는 “누군가 모르는 사람의 뒤치다꺼리”를 하는 기분이라,

 

뭔가 날개 같은 거나,

잘 모르는 약 같은 거나,

SEGA의 로보핏챠 같은 형태의 완구나,

괴상한 얇은 만화책에… 뭐야 이거.

지퍼락에, 치쿠와 어묵 안에 오이를 넣은 거?

 

「……이거 전부 가지고 가야하나요?」

「네. 모두 선배의 것이라서요.」

 

전의 나, 무슨 생각을 하면서 이런 걸 모은 거지. 감이 안 옵니다.

다만, 듣기론 여기 있는 도구들은 모두 “취급 엄중 주의” 같고.

 

그 외의 수수께끼 굿즈들을 다 안방 옷장에 마구 쑤셔 넣자 해가 완전히 기울고 있었습니다.

스즈키 선생님, 아스카 씨, 리츠코 씨 세 명과는 일단 거기서 이별.

세 사람은 더욱 저와 같이 있고 싶어하는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그녀들 나름대로 여러가지로 바쁜 것 같습니다.

음, 그렇겠죠. 아무튼 이 주변 일대는 인력 부족이 심각한 듯합니다.

이야기에 따르면, 이미 도민의 대부분이 죽어버린 듯하고.

과거의 친구들은 거의 전멸한 모양입니다. 깜짝 놀랐어요.

음, 반에서 친한 친구들은 별로 없었으니 딱히 상관없습니다만.

 

깨끗이 치워진 교실에서 저는 새끼 쥐 같은 소녀에게 말을 겁니다.

 

「이 교실은 누가 쓸 예정인가요?」

「음, 분명히 신임 간부 후보들이었던가요. ……본래 국회의원이었다고 하던.」

「? ……그런 대단한 사람들이 이런 곳에서 생활하나요?」

「네. 이제 미카가오카 고등학교는 이 주변 정치의 중심이고…… 게다가 제일 안전한 장소니까요.」

「안전……」

「네. 방벽은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짜이고 있고, 물자도 모두 이곳에 수집되고 있어요.」

「흠.」

 

이곳에서 사는 게 아니라 물리적 안전성이 중시되고 있다니.

왠지, 「이것이야 말로 “종말”」이란 느낌.

 

현재 미카가오카 고등학교에서 살 수 있는 건 발언력이 강한 일부 어른들 만인 것 같습니다.

아사다 씨에 따르면 이전까지는 이곳에 피난한 주민들에게 선착순으로 방을 배정하고 있던 것 같지만, 요즘은 그런 경향이 아닌 듯하고,

무엇보다도 “인간의 영역”을 일궈냈기 때문에 이 근처의 피난민들은 여기저기에 흩어지고 있다는 것.

 

「그나저나, 좀 믿을 수가 없네요. “좀비”라던가 “괴물”이라던가… 게다가 “플레이어”라는 것도.」

 

일단 물자를 운반하는 동안 『 왜 이렇게 되었는가 』에 관한 대략적인 개요는 들었습니다.

 

“좀비” “괴물” “드래곤”

거기에 대항하는 특별한 힘이 주어진 사람들. ㅡㅡ”플레이어”.

 

조금 상식을 벗어난 내용이지만, 음. 거짓말과 조작을 하기 위해 여기까지 대대적인 것을 일으키진 않겠죠.

 

단 하나, 도저히 믿기지 않는 것이ㅡㅡ 아사다 씨가 말한, “그동안의 저”에 대해.

그녀가 말해준 “저”는 “일본도를 슉슉 휘두르면서 악당들을 물리치는 슈퍼맨”이라는 것.

하지만 다른 사람들과 함께 물건을 운반해보니 알겠습니다.

지금의 저는, 정말로 평범한 사람이라고. 아니면 “지켜지던 쪽”이던 아사다 씨가 훨씬 무거운 짐을 옮길 수 있다는 모양이라.

만약 그녀의 말대로 제가 슈퍼맨이었다면, 약간의 짐 나르기 정도는 가볍게 해냈을 테지요.

 

「예전이라면 과자 하나라도 들고 왔을 텐데, 요즘은 관리가 엄격해서요…… 오늘은 죽순의 마을은 없어요. 죄송합니다.」

「이전의 저는ㅡㅡ 과자의 취향까지 말했던 거군요.」

「네. 선배는 버섯파는 결국 근절된다고까지 말했었어요.」

「흐음.」

 

아ㅡ.

어쩐지 방금의 농담은 제가 말할 법한 농담이었다고 생각했습니다.

 

 

 

 

한 가지 일을 마친 저희는, 무척 걷기 힘들게 변한 운동장을 가로지르며 가볍게 잡담을 했습니다.

지금은 감자를 심을 시기.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들과 노인이 팀을 짜고 차례대로 씨감자를 채우는 것을 바라보며,

 

「저희…… 조금씩이라도 좋으니, 옛날의 삶을 되찾자고 해서요. 자급자족의 생활을 하고 있어요.」

「그건, 현실적이긴 한 건가요?」

「모르겠어요. 그래도 뭐라도 하지 않으면…」

「국가는 뭘 하고 있나요? 구하러 와주지 않는 건가요?」

「그건…… 좀 어려울 것 같아요. 지금은 전 세계가 각각 큰 문제를 껴안고 있어서, 자기 일로도 벅차다는 모양이에요.」

「과연.」

 

자력 구제밖에 없다, 고.

 

「지난 번에 메이지 씨란 사람이 와서 모두에게 말했어요. 인간 문명은 한동안 이백 년 전 쯤까지 퇴행한다고. 같은 나라 사람들끼리 세력권을 다투는 시기가 온다고요. 그러니 우리는 더욱 더 강해지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사사키 선생님은 반대하셨지만, 남자들은 그, 위험한 걸 좋아하니까.」

 

저는 그것에는 굳이 응하지 않고 멍하니 그녀의 등을 쫓고 있었습니다.

이제 어쩌지? 같이 구체적인 계획의 목표가 서질 않습니다.

다만, 어쩐지 흘러가는 대로 살아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제 소망은 단순해서.

어딘가 안전이 보장된 장소에서 느긋하게, 한가로이 지내다 죽는 겁니다.

기억을 잃기 전의 저는 어땠을 지 모르겠지만, 결국 그게 제일 좋지 않을까, 하고 생각합니다.

 

「그.」

「?」

「그래서, 이 장소는 괜찮은가요?」

「네, 그건 틀림없어요. 여기는 도내에서도 제일 안심할 수 있는 장소에요.」

「다행이다. ……당신의 말을 들어보면 이 근방의 치안은 전혀 보장되지 않고 있다는 느낌이라서요.」

「그건……」

 

아사다 씨는 조금 시선을 돌리고,

 

「음, 네. 물론 여러가지 잘 안 되는 것도 많지만…」

「예를 들면?」

「그건, ……애초에 선배가 이렇게 될 거라고 저희는 조금도 생각하질 못했었고, 이곳의 안전은 선배에게 의존하던 부분도 있어서……」

「음.」

 

아무래도, 최근 저는 아키하바라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던 “왕”이라 불리는 악당과 싸우고 있었다는 모양입니다.

“왕”과의 전쟁에 관해서는 아사다 씨도 자세한 것은 모르는 듯한데, 어쨌든 여러가지가 있어서 싸움은 대승.

그 뒤 저는 쉬기 위해 이곳으로 돌아왔다고ㅡㅡ.

 

「분명 선배는, 계속 심한 상황만 봐왔기 때문에, 긴장의 실이 끊어진 거라 생각해요.」

「음.」

「건망증은 노인의 병이라고 하지만, 젊은 사람에게도 가끔 일어난대요. 환경이 너무나도 바뀌다 보면… 어느 날 깨닫고 보니 자신이 왜 여기에 있는 지도 모르게 된다던가.」

「그건,」

「“유감이네요.”라니…… 선배, 지금 자신이 처한 상황, 알아요?」

「압니다만. ㅡㅡ으응.」

 

역시 아직, 남의 일이지 않은가 하는 기분이 사라지지 않는다고 할까.

 

저희는 교사를 나와, 슈퍼마켓 “캡틴”의 방면을 향해 산보하고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그녀는 이전의 제가 한 일을 일일이 설명하려는 것 같습니다.

「어쩌면 기억을 되찾는데 도움이 될 지도」라 말하며.

특별히 할 일도 없던 저는 그 일에 어울리기로 했습니다.

 

과거에는 차가 쉴 틈 없이 오가던 “캡틴” 앞 십자로는 이제 볼품없이 변해, 사람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뭔가를 구워 처분했다고 생각되는 검은 숯 더미가 도로 중앙에서 쌓여 있었습니다.

 

「선배, 그…」

「응?」

「그…… 코우쨩, ㅡㅡ히비야 코우스케 군에 대한 건, ㅡㅡ」

「모릅니다.」

 

애초에 저, 동년배 남자들이랑 친해진 적, 없으니까요.

 

「그, 코우스케 군의 가족이 슈퍼의 옥상에 갇혔던 때가 있었어요. 그때도 선배는 용감하게 “좀비”의 무리를 향해 갔어요.」

「음………」

 

여전히 현실감이 없는 이야기인데ㅡㅡ 어쩐지 종아리 언저리에 통증이 듭니다.

의외로 몸은 그때를 기억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기묘한 남자와 만난 것은 그로부터 몇 분 뒤의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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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드닌 2020. 8. 1. 22:22

187 토사구팽

 

 

교문을 빠져나오자 여기저기를 뒤엎어, 온통 채소밭으로 개조된 운동장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교정 한 구석에는 컨테이너 닭장이 들어서 있고, 몇 마리의 닭이 꼬꼬꼬곡ㅡ 하고 울고 있었습니다.

저는 아사다 씨와 나란히 걸으면서,

 

「이건 다신 체육제 같은 걸 열지 못하겠네요.」

「확실히 그렇네요. ㅡㅡ아, 그래도 거리 전체를 쓴다면! 이제 달리는 자동차도 없고요!」

「……차도를 쓰자는 건가요?」

「네네! 재미있겠다! 나중에 해요! 선배라면 반드시 세계 신기록을 세울 수 있을거에요!」

「하하하……」

 

대체 어떻게 해야 그렇게까지 제 체력을 과대 평가할 수 있을까요.

 

학교 건물 앞에는 제 키 정도 높이의 철조망과 땅을 파 만든 수로가 있어, 학교 출입이 완전히 관리되고 있었습니다.

관리실에는 총화기로 무장한 수염 투성이 해적 같은 남자가 다섯 명 가량 서 있었습니다.

 

만약 총을 여기로 향한다면, 하고

 

그런 기우일 생각이 머리에 스치면서 안면 통과로 지나가자, 드디어 건물 안에 첫발을 내딛을 수 있었습니다.

신발장이 늘어선 공간을 그냥 지나 교실이 늘어선 복도를 보면서,

 

「……이건 생각 이상으로… 공부하긴 글러먹은 분위기네요.」

「듣고 보니 그렇네요.」

 

쓴웃음을 짓는 아사다 씨.

그것도 그럴 만합니다. 저희가 다닌 복도는 만화나 잡지, 프라모델 같이 학칙으로 반입이 금지되던 것들이 즐비해 있었으니까요.

 

「그래도 수업은 아직 제대로 하고 있어요?」

「그런가요?」

「네. ………역시 모두 참가하진 않지만요.」

 

수험을 치지 않을 텐데요.

 

「그게, 세계가 이렇게 된 후의 수업이 훨씬 재미있다는 평판이 돌아서요. 선생님들도 취향인 수업들만 하신다고 하고. 저 세계가 이렇게 되고 나서부터 완전히 삼국지에 빠싹해졌어요.」

「헤ㅡ……」

 

솔직히 공부 관련해서는 씁쓸한 추억밖에 없는 제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이야기지만.

 

아무래도 이 근처에 존재하는 모든 물자는 이 미카가오카 고등학교에 일단 모은다는 게 규칙인 것 같습니다.

학교가 싫은 남자애의 머릿속 같은 교사를 걸어, 저희는 어느 교실 앞에서 멈췄습니다.

 

「여기네.」

 

스즈키 선생님이 2학년 3반의 문을 가볍게 노크하자, 안에서 와글와글 들리던 목소리가 일제히 조용해졌습니다.

 

「네.」

 

응하는 목소리와 함께 스즈키 선생님이 문을 드르륵.

저는 어쩐지, 정체 모를 죄에 매달리는 듯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아까 전의ㅡㅡ 어린 여자애가 내건 효수가 뇌리에 눌어붙어 있었습니다.

 

소녀와 효수.

 

이 두 개는 세계에서 가장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 않을까요.

어쩌면 저는 정말 제가 모르는 세계에 들어와 버렸는 지도 모릅니다.

 

「안심해. 무서운 건 아무것도 없으니까.」

「예에.」

 

딱히 위안이 되지 않는 조언을 흘려 들으면서, 저는 좁은데도 스무 명 정도의 성인이 나란히 있는 교실에 들어갔습니다.

동시에 그들의 시선이 제게 집중됐습니다.

마음에 그늘을 안은 사람은 꽤나 힘든 상황이 아닐지.

 

「그래.」

「………앗.」

 

그 가운데 자주 본 얼굴이 하나. 사사키 선생님입니다.

높은 목소리로 말하는 엿 같은 사람이었다고 기억합니다만, 이런 때일수록 잘 아는 사람이 있으면 안심하게 됩니다.

 

「안녕하세요 사사키 선생님.」

「뭐야 너. 마치 빌어 온 고양이 같이. 항상 붙어있는 그 멍청한 표정은 어디간 거냐?」

「어어……」

 

왠지…….

이 아저씨는 전과는 딱히 안 바뀌었습니다.

 

스즈키 선생님이 제 마음을 대변하는 것처럼

 

「아까 말했잖아요? 이 아이, 돌아간 이후 어쩐지 상태가 좀 이상해졌다고.」

「음, 들었지. 역행성 건망증이라고. 그런건가?」

「이런 일로 거짓말을 할 이유가 없잖아요?」

 

「아니, 있네. ………슬슬, 싸우는 거에 질렸다. 그러니 기억 상실인 것처럼 시늉을 하고 있다, 같은.」

「그건……!」

 

그러자 아스카라 불린 여자 아이가 비명처럼 외쳤습니다.

 

「선배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그녀가 언성을 높이자, 어쩐지 그 자리에 있던 모든 어른들이 허리를 들었습니다.

마치 마녀의 역린을 건드렸다는 듯이.

자리에 묵직히 앉아 있는 건 거의 사사키 선생님뿐이었습니다.

 

「그렇지만ㅡㅡ 그런 너희들의 기대가 이 녀석을 몰아붙인 건지도 모르지. 원래 얘는 눈에 띄길 싫어하는 성격이었다. 누군가의 그림자에 숨어 조용히 살기를 바라던 아이. 남이 의지한다는 상황 그 자체가 이 녀석한데 부담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상하지 않겠지.」

「그건……!」

「그래서 어떠냐, 너. 뭔가 짚이는 거라도 있나?」

 

사사키 선생님은 어딘가 저를 시험하는 듯한 얼굴.

어찌됐던 화가 난 저는 거의 자동반사적으로 대답했습니다.

 

「짚이는 거라 해도…… 애초에 저는 뭐가 뭔질 모르겠습니다만. 그래도 몸은 건강합니다.」

「그래.」

 

선생님은 퉁명스럽게 말하고선

 

「그럼 무리하지 않아도 좋으니, 잠시 쉬게. 애초에 너는 너무 일하고 있었어.」

「너무 일을 해……?」

「ㅡㅡ정말 전부 잊은거냐?」

「아니 그러니까, 그렇다고 했잖아요.」

「그러냐. 뭐, 여학생 한 명 쓸모 없게 됐다고 해도 큰 문제는 없지. ……그렇죠? 여러분?」

 

마지막 말은 이 자리에 있는 저희 이외의 어른 전원에게 하는 말이었습니다.

사사키 선생님에게 위험한 눈길이 쏠리고, ㅡㅡ 그것만으로도 왠지 이 자리의 상황이 보입니다.

선생님은 분명, 여기에 있는 거의 모든 사람과 적대하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거의 모든 사람”은 결코 제 편이 아닌 것도.

 

어른들이 작게 「음」이나 「후우」나 「예에」같이 대답하자 사사키 선생님은 거기서 첫번째로 자리를 떠났습니다.

 

「그럼, 뒷일은 우리한테 맡겨라. 너는 아무것도 걱정할 필요가 없으니, 천천히 해도 좋아.」

「……흠.」

 

말투는 도발하는 것 같지만,

적어도 그 제안은 지금의 제게는 고마운 일임은 틀림없습니다.

 

「아, 그래.」

「?」

「이 위층, ㅡㅡ 3학년 3반에 네 사물을 둔 채로 있다. 학교도 점점 공간이 채워지고 있고, 네 손으로 치워 둬.」

「알겠습니다.」

 

사사키 선생님과의 대화는 거기까지였습니다.

다른 어른들은 뭔가 제게 할 말이 있어 보였지만,

 

「뭘 멍하니 있어. 빨랑빨랑 나가.」

 

선생님은 어디까지고 거만하게, 그렇게 말했습니다.

저는 그 말에 따라 교실을 떠났습니다.

 

 

 

 

「역시 사사키 선생님은 엿같아요! 전에 선배가 말한 대로!」

 

교실을 나오자 아사다 씨가 씩씩 화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나요?」

「하지만 선배는 그! 모두의 은인이잖아요? 그걸 마치 토사구팽하듯……」

「음.」

 

스즈키 선생님, 아스카 씨, 리츠코 씨는 씁쓸한 얼굴로 침묵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이리 생각할 수도 있겠죠. 사사키 선생님은ㅡㅡ 저를 그 자리에서 떠나게 해줬다고.」

「떠나게 해줘요?」

「네. 아무래도 저 자리에 있는 어른들은 제가 뭔가를 부탁하고 싶어하는 것처럼 보였지요.」

「그건,」

「선생님은 제 상태를 보고, 바로 그 장소를 떠나게 했다……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자 스즈키 선생님이 미간에 주름을 짓고서는,

 

「그래. 그런 움직임도 있어. 사람이 늘면서… 비교적 여러 의견도 나오고 있고. “사냥개”처럼 되지 않게 하려고 우리도 노력은 하고 있다만…」

「사냥개, 인가요…」

 

저는, 누굴 위해서 토끼를 쫒던 개가 된 적이 없는데요.

 

어쩐지 어두운 기분이 되면서, 저희는 위층ㅡㅡ 기억을 잃기 전의 제가 썼다는 교실로 향했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일주일에 2개...라고...?

토사구팽라 번역한 게 원문에서는 달리던 개, 인데 이게 토사구팽에서 나온 구절입니다. 달리던 개 이건 우리나라에선 쓰지 않는 말이라 그냥 편하게 토사구팽 썼습니다. 토끼를 잡았으니 사냥개도 버려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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