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드닌 2020. 8. 29. 12:21

189 야쿠 긴스케

 

 

“캡틴” 내부를 들여다보자, 안은 굉장히 한산했습니다.

아무래도 이 곳의 선반들은 모두 분해되어 바리케이드로 재활용된 것 같습니다.

 

「헤에ㅡ 물건이 없는 슈퍼는, 이렇게 보이는 거네요ㅡ」

 

천진난만한 것 마냥 중얼거리면서, 저는 드넓은 가게를 둘러봤습니다.

 

“캡틴”의 내부의 벽은 마치 아이의 낙서장처럼 변해 있었습니다.

잡다하게 그려진 그림들 위에 크게 갈겨진 한편의 시 같은 걸 저는 한동안 읽습니다.

 

「이 세상은 결국, 난잡한 연극. ㅡㅡ이곳에는 비극은 없고, 희극만이 있을 뿐, 인가요.」

 

비관적인 것 같으면서도, 긍정적인 것 같은.

 

「상황은 점점 좋아지고 있으니까요. 그리 신경 쓰지 않아요.」

「음……」

 

그렇게 말해도.

이쪽은 어제까지 평범하게 게임하고 애니메이션 보고 만화 읽고 다음에 실장 되는 소셜 게임의 이벤트에 대해서 고찰하고 있자니, ㅡㅡ어느 날 갑자기 세계가 이렇게 뒤집힌 것만 같이 느껴질 뿐입니다.

 

제 마음 속에서 술렁거림이 느껴집니다.

꽤 위험한 상황이 되어버렸구나, 하고.

 

「벜은,」

「?」

「근처에 있던 버거킹은, 이제…」

「그건, 그. ……안타깝지만 이미…」

 

이것에는 뒤통수를 딱 얻어맞은 듯한 기분이 되었습니다. 저, 거기 햄버거 좋아했어요.

이젠 못 먹는다니.

 

「그래도 설비는 남아있어요. 잘하면 그 맛을 재현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진짠가요?」

「벜은 여고생들의 휴식 장소이니까요ㅡ. 분명 동의해주는 사람들이 나올 거에요.」

「종말 세계에서의 취직 자리가 정해진 건가요. ㅡㅡ우리들의 인생을 걸어 그 맛을 재현해내겠어, 같은……」

「후후후.」

 

아사다 씨는 곤란한 듯이 웃고서,

 

「전투를 하지 않는 선배는 그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었군요.」

「싸움에 강하대도, 그 근본은 바뀌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좋지만요. ㅡㅡ그럼, 슬슬 다음……」

 

 

그 때였습니다.

돌아다니는 차가 없던 아스팔트 도로 위에서, 한 대의 오토바이가 폭주하고 있는 걸 본 것은.

부와아아아아아아앙! 하고 기름이 폭발하는 소리와 함께 저희 앞을 오토바이가 지나갑니다.

저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오옷, 멋지네.」

 

하고 약간 경박해 보이는 소감을 내뱉았습니다.

 

라이더는 베이지 색 코트를 휘날리는, 어깨가 넓은 남자.

슬쩍 보고서 느껴지는 그의 특이한 점은 세 가지입니다.

우선, 오토바이를 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헬멧을 쓰지 않았다는 점.

또 하나는 이 엄청나게 더운 상황에도, 꽤 따듯하게 입고 있다는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ㅡㅡ 서바이벌 게임 가게에서만 본 적이 있는 풀 페이스 마스크에 검은 고글을 쓰고 있어, 얼굴이 완전히 숨겨져 있다는 점입니다.

서바이벌 동호인들과 게임 실황자들을 제외하고 여기까지 철저하게 얼굴을 가리는 사람을 전 본 적이 없습니다.

 

남자는 오토바이를 그 자리에서 휙 하고 돌려, 스으으윽 하고 사람의 기척이 없는 도로에 타이어 자국을 남깁니다.

그리고 멋져 보이는 각도로 오토바이를 세우고선,

 

「여!」

 

하고, 가벼운 인사를 해옵니다.

 

「아, 안녕하세요.」

 

어쩌면 이전의 제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아사다 씨의 험악한 표정을 보아하니 초면인 것 같습니다.

 

「“끝내는 자”가 맞지?」

 

그 차분한 목소리에서 볼 때, 나이는 마흔이 넘은 사람…… 일까요?

 

「ㅡㅡ예?」

 

「일단, 인사하지. 나는 야쿠. 야쿠 긴스케다. 얏 씨, 혹은 긴 씨라고 불러주게」

「예에.」

 

그리고 제게 들이댄 것은ㅡㅡ 영화 속에서나 본 적 있는 검은, 윤이 나는 강철의 통.

그것이 기관총이라 불리는 무기임을 깨닫게 될 때까지 꽤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자주 FPS에서 등장하니, 그 정식 명칭까지도 알고 있습니다.

톰슨・서브 머신 건

금주법 시대의 갱들이 자주 쓴 걸로 알려진 그 총기는ㅡㅡ 시카고 타자기라 불렸었죠.

코트 차림의 남자가, 총화기를 들이대고 있는 상황.

마치 갱 영화의 한 장면을 잘라온 듯한 상황에 처해서,

 

「호에?」

 

분명 그때 저는, 바야흐로 “간이 떨어진 것 같은” 심정이었음이 틀림없습니다.

사태를 확실하게 파악한 것은, 오히려 아사다 씨 쪽이었습니다.

그녀는 입을 일자로 다물고선, 제 방패가 되듯이 앞으로 나섰습니다.

 

「당신은 누구죠? 무슨 목적으로 나타난 거야?」

 

남자는 아사다 씨의 질문을 완전히 무시하고 곧장 저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기분 탓인지, 그의 눈이 고글 너머로 푸르게 빛난 것처럼 보였습니다.

 

「어이어이. ……꽤 한가한 “플레이어”도 있구만! 무기도 없이 평범한 사람과 산책인가!」

「실례지만, ㅡㅡ말씀하신 뜻을……」

「너도 알고 있겠지? “페이즈 3”이 옛 저녁에 시작했다는 걸.」

「페이즈……?」

 

뭔 소리야.

좀비나 괴물이나, 그런 단어들은 들어본 적이 있지만…….

 

「모든 “플레이어”는 퀘스트를 선고받았을 텐데.」

「퀘스트? ……뭔가요, 그게.」

 

그렇게, 제가 묻는 순간이었습니다.

어디선가 들어본 것 같은 남자도, 여자도 아닌 중성적인 목소리가

 

ㅡㅡ “종말” 이후 당신의 기억을 소거했습니다.

ㅡㅡ 기억을 되찾으세요.

ㅡㅡ 수단은 상관없습니다.

 

라고, 답해줬습니다.

 

「그러니까ㅡㅡ 내 퀘스트가, 아가씨들을 죽이거나 “종속”시켜야 한다는 거지.」

「어…… 아……」

 

완전히 당황하고 있는 제 모습을 보고, 야쿠 씨가 평온하게 설명합니다.

 

「뭐어, ㅡㅡ그 쪽이 승부할 생각이 없다면, “종속”되겠다 말하면 봐주지. 어때?」

 

저는

 

ㅡㅡ엥, 죽이지 않고 놔주겠다고? 아싸ㅡ 그럼 그 “종속”이란 거 합니다아!

 

라 답하려던…… 그 때였습니다.

 

「웃기지 마세요!」

 

천을 잡아 찢는 듯한 목소리로 아사다 씨가 반박한 것은.

 

「어디서 온 지도 모르는 마스크 변태 씨에게, 선배가 “종속”할 것 같나요!」

 

네?

잠깐.

상대, 총 가지고 있어요?

이 아이, 역시 이건 좀.

 

그러자 총화기를 든 남성은 영화의 등장 인물처럼, 일부러 그러는 듯이 어깨를 움츠렸습니다.

 

「뭐, 그렇지. ㅡㅡ쉽게 해결될 일은 아니라고 알고 있었지만.」

 

그리고서, 톰슨의 안전 장치를 해제하고,

 

「그렇다면, 한 판 해볼까!」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겨우겨우 하나 했습니다.

코로나 때문에 난리도 아니네요. 아 나 공부해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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