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드닌 2021. 1. 17. 19:20

192 이불 밖

 

 

사실 저, 학교 같은 건 사라져 버려도 상관없다고 생각했었습니다.

제게 학교는 “고졸”이란 칭호를 얻기 위한 장소일 뿐…… 이라니 이렇게 말하면 좀 중2병처럼 들리려나.

 

뭐.

어때.

저는 이 삼 년, 무사히 지나갈 수만 있다면 그걸로 됐으니까요.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적당한 사무 직업을 얻고서, 토일은 쭈욱 영화와 게임 삼매경에 빠지는 겁니다.

인터넷만 연결된 생활을 계속할 수 있다면 그 이상의 사치는 필요 없습니다. 식사도 필요의 최소 한도 정도면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생활을 계속하며 돈은 최대한 저금해서, 오십쯤 되면 여생에 쓸 만큼의 임금을 벌어 나중에는 편하게 쉬면서 조용히 살아가겠다고,

여러가지 생각해봤었지만 결국 그게 제게 있어 제일 “행복한 인생”의 형태.

그게 저의 인생 설계서였습니다.

 

그러니까 이렇게 생각합니다.

 

내가 다른 사람들에게 바라는 건ㅡㅡ 발목을 잡지 않는 것.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어이!」

 

이론을 제기한 건 입을 다물고 있던 츠즈리 씨가 아니었습니다.

주위에서 잠자코 이야기를 듣고 있던 히게 머리. ……큰 산탄총을 가진 아저씨였습니다.

 

「너, 그건……」

「?」

「그건, 곤란해. ……괴인은, 괴인이 어떻게든 한다 이게 규칙이야.」

「규칙? 누가 정한 규칙인가요?」

「그건……」

「어쨌든 제가 따를 이유는 없습니다.」

 

그렇게 말하고선, 빠르게 그들로부터 등을 돌렸습니다.

그리고 얼른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가기로 했습니다.

아아, 싫다 싫어.

역시 이불 밖은 위험하구나.

 

「아, 잠깐……!」

 

등 뒤로 츠즈리 씨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저는 그것을 무시하고 귀가길에 나섰습니다.

일단 머리 속에서는 예의 “마력 제어”라는 걸 하고.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제 두 팔에서 굉장히 힘이 넘쳐 흐르고 있다는 건.

 

좀 무서우니 그 힘을 시험해보고 싶진 않습니다만……

 

빠른 걸음으로 집으로 돌아와 키와 체인을 걸고, 교복인 채 침대에 쓰러집니다.

이런 때에는 실컷 게임을 하다 어느새 잠들어 있었다…… 같은 걸 하고 싶습니다만……

전기를 쓸 수가 없네요.

그렇다면 그건가.

발전기를 기동할 수밖에.

 

「아, 저 그…… “전사” 씨?」

 

저를 뒤쫓아오던 츠즈리 씨가 문 밖에서 호소합니다.

그 목소리는 확실하게 당황하고 있었습니다.

 

「이건, 대체……? 이건 작전인 건가요?」

 

무시.

저는 우선 실내에 방치되어 있던 자가 발전기의 사용법을 알아내기 위해 설명서를 집적거렸습니다.

 

「어쨌든…… 이대로면, 학교가 위험해지지 않겠어요?」

 

그리고 의외로 사용법이 까다롭다는 걸 알고서, 격침.

바다보다도 깊은 탄식.

 

「저…… 그……! 저, 저는……」

 

모든 것에 싫증이 납니다.

왜 세상은 이렇게나 불합리 할까요?

그저, 그저 조용히 살고 싶다는 소원이 왜 이루어질 수 없는 걸까요?

 

「만약…… 진심으로 이대로 죽치고 앉아 있자는 거라면, 문을 깨겠습니다.」

 

가능하다면, 해보세요.

그렇게 되면 그렇게 된 대로, ㅡㅡ다시 도망갈 뿐입니다.

 

저는 일단, 묘하게 어울린다고 해야 하나, 손에 익숙해진 유품인 칼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사실 거기까지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 건지, 아님 애초에 아파트 문이 견고해서 아무래 해도 안 되었던 건지.

몇 분 뒤 포기한 츠즈리 씨의 발소리가 멀어져갔습니다.

 

이걸로 됐어, 라고.

 

저는 칼을 품은 채 침대에 눕고서 눈을 감았습니다.

 

내버려두면 그걸로 좋아요, 저는.

예전부터 그랬습니다.

저, 외톨이가 되는 걸 걱정하지 않는 성격입니다.

 

작고도 작은 연관성이라곤, ㅡㅡ옆집의 다나카 씨 정도였는데.

네, 네. 무딘 저라도 이젠 알고 있습니다.

분명, 다나카 씨는 이제 더 이상 세상에 없는 거겠죠.

 

잃어버린 기억 어딘가에, 그의 숨이 끊기던 순간이 있었을까.

그런데도.

이 세계는 그 같은 건 잊어버린 것처럼 돌고 있어.

 

「……헛되구나.」

 

그의 죽음을 슬퍼하면서, 저는 문득 생각했습니다.

 

ㅡㅡ조금만 자고, 일어난다면 분명, 뭐든 원래대로…… 하고.

 

안 될까.

 

눈을 감았습니다.

마음은 흥분하고 있었지만, 의외로 잠은 빠르게 찾아왔습니다.

 

 

 

 

「……음냐.」

 

그로부터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눈치채고 보니 하늘은 어둠에 물들어 있고, 방은 깜깜했습니다.

 

끄응ㅡ, 하고 기지개를 켜고선, 수중의 리모콘으로 전등 스위치를 딸깍딸깍…… 했지만 그것이 반응하지 않음을 알아챘습니다.

 

「아ㅡ앗…… 역시 안 되나ㅡ……」

 

아무래도 뭐든 다 꿈이었어용, 같은 편리한 반전은 아닌 것 같습니다.

꿈은 데즈카 오사무 선생에 의해 금지되어 있으니까. 어쩔 수 없네.

 

「<뢰계>의 세번째…… 그걸로 켜져.」

 

그 한마디에, 저는 고양이처럼 제자리에서 뛰어올랐습니다.

 

「뭐, ㅡㅡ지금은 비상 전력을 가지고 왔으니까 그럴 필요도 없지만.」

 

그러고서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딸깍, 불의 스위치를 켰습니다.

비춰진 얼굴을 보고서 저는ㅡㅡ 안심 반, 불안 반.

그녀의 얼굴은, 본 기억이 있었습니다.

 

「오키타, 린네 씨?」

 

그건, 꾸밈없는 말솜씨와 미모로 반의 중심적인 존재이던 동창이었습니다.

 

「그런 거야.」

「그으런 것?」

 

딱히, 그녀가 이전 반 친구였다는 거가 머리맡에 앉아 있어도 괜찮을 이유가 되진 않을텐데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듣고서 부랴부랴 돌아온 거야.」

「네에.」

「당신, 정말 답지도 않은 행동으로 모두를 괴롭히고 있는 거 아니야?」

「답지도 않다뇨?」

 

그리 말해도…

 

「저는 언제나 저 답게 살고 있는데요.」

 

그러자 린네 씨는 「확실히 그렇지.」라 말하고서, 흰 이를 살짝 보이며

 

「내게는 지금의 당신 쪽이, ㅡㅡ”답다”는 느낌이 들어. “하쿠.”」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머리 리셋 되더니 대인관계 능력도 리셋 되어버린...

일단 매주 일요일 업뎃 목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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