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소설 번역'에 해당되는 글 19건

  1. 2020.07.31 186화 동료 1
  2. 2020.07.25 185화 낯선 소녀 3
  3. 2020.07.18 184화 종말에 눈을 뜨고 2
  4. 2020.07.11 183화 그 바보는 황야를 목표로 했다 3
  5. 2020.06.30 182화 세계의 진리에 또 한 발 2
  6. 2020.06.20 181화 "길드" 2
  7. 2020.06.06 180화 공백기간 2
  8. 2020.05.30 사사키 선생의 수기: 후편
  9. 2020.05.30 사사키 선생의 수기: 전편 1
posted by 드닌 2020. 7. 31. 16:09

186 동료

 

 

선고를 기다리는 피고인의 마음으로 방에 있자 다시 노크가.

문을 열자 우선 아사다 리카 씨가 얼굴을 불쑥 들이밀고서,

 

「기다리셨죠, 선배. 모두를 데리고 왔습니다♪」

「……예.」

 

그녀의 뒤에는, 어쩐지 낯선 얼굴들이 나란히 서 있습니다.

 

한 사람은, 거무스름한 피부의 소녀.

다른 한 사람은, 삽을 멘 여자.

마지막으로. 기가 쎄 보이는 트레이닝복 차림의 여성.

 

기가 쎄 보이는 여성은 봤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분명, 제가 다니던 고등학교의 체육 교사였을 터.

 

방문한 게 여성만인 것은 저를 염려한 것인지.

대면한 사람들은, 왠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있었습니다.

 

「그나저나… 어라? 그 모습은……?」

「? 무슨 문제가 있나요 ?」

 

저는 지금 미카가오카 고등학교 교복을 입고 있습니다. 가슴 쪽에 큰 리본이 붙어있는 게 미소녀 게임 같다고, 인터넷에서는 나름대로 유명한 녀석입니다.

 

「학교에 갈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일단 교복으로 갈아입었습니다만.」

「그렇… 네요. 사사키 선생님도 하고 싶다 말씀하셨었고, 가능하다면 학교에 가고 싶네요.」

「그럼 갈아입길 잘한 거군요. 아니면 뭔가, 이 모습에 문제라도 있나요?」

「아뇨……. 저 그, 저지가 아닌 선배는 그, ……좀 레어한 모습이라고 할까. 스커트를 입는다는 이미지가 없었다고 해야 하나……」

「레어?」

 

어디가?

기본적으로 평일에는 이 모습인 경우가 많을 텐데요.

 

「게다가 지금 선배, ㅡㅡ 칼을 지니고 있지 않네요.」

「칼? 칼이라면 할아버지의 유품 말인가요?」

「네.」

「그게 왜 필요하죠?」

 

그러자 여성 교사가 언짢은 표정을 짓고서,

 

「진심으로 그렇게 말하는 거라면 중상이구나.」

「중상?」

「이봐, 너. 최근에 머리를 강하게 치기라도 했나?」

「……? 아뇨.」

「아ㅡ 아니. 생각해보면 머리를 친 기억 자체를 잊었을 수도 있는 건가. ……그럼 머리가 아프다던가, 그와 비슷한 거는?」

「가끔씩은.」

「뭐, 그건 그런가. 확실히 너, 다쳐도 금세 치유되곤 했었지.」

「뭡니까? 사람을 괴물인 것 마냥 말하고.」

「괴물…… 아니, 그럴 생각은 없었다. 기분을 나쁘게 했다면 사과하지.」

 

그리고 순순히 고개를 숙이는 여성 교사.

상대를 가벼이 대하는 사람이라 생각했는데, 성실한 사람이네요.

 

어쨌든. 이러나저러나.

저도 슬슬 이 사람이 뭐라 말하고 싶은 건지 이해했습니다.

 

「저는…… 기억 상실인가요?」

 

만약 그렇다면 아까 전부터 느껴지는 위화감이 설명이 됩니다.

이전부터 멀리서 매미 소리가 들리고 있었습니다.

이젠 의심할 여지도 없습니다.

오늘은ㅡㅡ 어느 겨울 날도 뭣도 아니고, 한창 여름인 어느 날인가?

그런 겁니다.

그렇다면, 제가 약 반 년 간의 기억이 사라져 있다는 말인데…….

 

「응, 역시 이해가 빠르네.」

「그러면 왜 이리?」

「모르겠네. ……모르지만, 최근에는 평범하게 생각할 수 없는 일들이 종종 일어나니까. 아무튼 일단 학교로 이동할 수 있겠나?」

「그러기 전에 두 가지, 확인해보고 싶은데요.」

「뭐지?」

「우선 옆집의 다나카 씨인데…… 어떻게 됐는지, 아세요?」

「글쎄, 모르겠네.」

「그런가요.」

 

걱정됩니다.

 

「그럼 또 한 가지. 기억을 잃기 전의 저랑…… 당신들은 그, ㅡㅡ 어떤 관계였나요?」

 

「………동료.」

 

그렇게 대답했습니다.

 

 

 

 

그 후, 저는 네 명에게 둘러싸이다 싶이 하여 아파트를 내려갔습니다.

조금만 걸어도, 세계가 바꾸여져 나타났습니다.

 

벽이나, 바닥이나.

곳곳에…… 핏자국으로 생각되는 검은 자국이 튀어 있거나.

멀리서 무언가 타는 듯한 불쾌한 냄새가 나거나.

그리고 그걸 그 누구도 신경 쓰지 않고 있는 점이나.

 

아파트를 나오자 위화감은 더욱 가속화했습니다.

베란다에서 언뜻 봤을 때도 생각한 거지만…… 어쨌든 여기저기가 바뀌어 버린 겁니다.

특히 아파트 부근에 있는 큰길의 변화가 굉장합니다.

거기에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진 않았을 거라 생각되는 두꺼운 강철 바리케이드와, 그것을 감시하는 보루 같은 것이 지어지고 있었습니다.

저런 게 도로에 있어서는, 두 번 다시 차가 왕래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렇게까지 해야만 하는 이유가 뭘까요.

 

아무래도 여기 사람들은 과잉이라 생각될 정도로 “뭔가”의 침입을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상한 점은, 그럼에도 행인들의 얼굴에는 어두운 곳이 없다는 거ㅡㅡ 오히려 긍정적인 분위기까지 돕니다.

아무래도 그들은 모두 이렇게 믿는 거겠지요.

앞으로, 반드시 자신들의 생활은 조금씩 나아질 것이라고.

 

가는 도중, 네 명을 부르는 목소리도 다수.

 

「아사다 씨! 물자 보관소 건으로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릿쨩, 삽의 재고를 발견했다! 내일은 조달 팀을 짜고…」

「아스카! 오늘 밤의 보드게임부 말인데, 집합 시간을 좀 늦추면 안 될까.」

「스즈키 선생님, 지금 아이들끼리 싸우고 있어서 걱정이에요!」

 

아무래도 이 근처의 주민들 모두가 비교적 의존하고 있는 대상들인 모양이군요.

 

「모두 인기가 많아보이네요.」

「선배가 우리에게 해준 걸, 모두에게 돌려준 결과에요.」

 

라 말하는 아사다 씨.

저는 그렇지 않습니다.

마치 딴사람에 대해 말하는 것 같을 뿐이라.

 

줄줄이 걷던 일행이 교문 앞에 도착할쯤이었나요.

갑자기 꺄아아악 하는 소리와 함께 네 명 정도의 여자 그룹의 우리의 앞길을 가로막았습니다.

나이는 모두ㅡㅡ 중학생 정도?

 

「아스카 선배!」

 

붙잡힌 건, 삽을 멘 여자.

“아스카 선배”라 불리는 사람은 조금 곤란한 듯이 웃고선,

 

「모두 미안~ 지금 좀 바빠서… 이야기라면, 다음 번에……」

「ㅈ, ㅈ, ㅈ, ㅈ, 저! 저희들, 부디 다음 탐색에 끼워 주셨으면 해서…」

「그러니까 그 이야기는 다음 번」

「게다가, 이것 좀 보세요!」

 

그리고 그녀들은 등 뒤에 숨기던 것을 내밀었습니다.

 

「……!?」

 

동시에 저는 눈을 의심합니다.

저보다 다섯은 어려 보이는 소녀가 꺼낸 것은ㅡㅡ 사람의 머리통이었습니다.

무슨 일에도 동요하지 않는 저도, 이거에는 역시 오싹해서 몇 걸음 정도 뒷걸음쳤습니다.

그럼에도 개의치 않아 하며 효수를 내세운 소녀는 말을 계속했습니다.

 

「아까 미코토 쨩이 잡았어요! 저희도 못 싸우지 않아요…… 그러니까……! 꼭 데려가주세요!」

 

가짜…… 가 아니죠. 이건, 틀림없습니다.

이제는 남녀의 구별조차 안 될 정도로 파손된 그 사람의 목은 피와 진흙으로 얼룩진 채, 여기저기에 찢긴 자국이 있고, 한 번 보면 다시는 잊을 수 없는, 고민에 일그러진 표정으로 굳어 있었습니다.

그 이마에는, 칼이 한 자루 깊숙이 찌르고 있었습니다.

 

아스카 씨는 그것에 크게 동요하지 않은 채, 대신 씁쓸한 탄식을 토합니다.

 

「아직은 안 돼요.」

「에엣! 왜요ㅡ!?」

「싸울 수 없다던가, 그런 이유가 아니에요. ……여러분에게는 조금 더 누군가를 신경 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하답니다.」

 

그렇게 말하는 아스카 씨는, ㅡㅡ 나중에 묻자 저랑 같은 나이라는 것 같던데,

굉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만약 제가 그 입장에 있었다면, 꼭 저렇게 상냥하게 후배를 타일러 주는 것 같은 건, 못할 테니까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원래 아스카는 정상적인 말투입니다. 린타로도 사실 그래요. 슴다체 쓰는 쓰는 건 씹덕캐 에니시 뿐입니다.

근데 그냥 전 번역자 분이 하신 거 맞춰서 하고 있어요.

사실 저도 이게 마음에 듭니다. 캐릭터가 더 잘 보이고, 덜 딱딱한 문체가 되는 지라.

posted by 드닌 2020. 7. 25. 19:23

185 낯선 소녀

 

 

시야에 펼쳐진 것, 그것은 이상한 광경이었습니다.

 

뭐라 해야 하나. 그렇다고 해야 하나.

웃지 마세요?

 

「문명 붕괴 후의 세계, ……같은?

 

.

스스로 말한 거지만, 이 상황에 딱 맞는 표현입니다.

아무래도 여기저기에 타이어를 뺀 차, 트럭을 쌓아 즉석 바리케이드를 구축한 것 같습니다.

마치 외부로부터 덮쳐오는무언가를 두려워하듯.

 

이상 사태가 발생한 것은 틀림없습니다.

아무리 둔한 저라도 이 정도의 대규모 공사가 가깝게 행해지고 있었다면 모를 리가 없죠.

 

덜덜덜덜, 하고, 오한이 난 것 마냥 몸이 떨렸습니다.

문득 옆으로 고개를 돌리자 혼란이 더 깊어집니다.

 

……우와.

 

누군가로 인해 아파트의 벽이 부셔져 있었습니다.

 

현재 내 집과 다나카 씨의 집은 가리는 게 없이 자유자재로 오갈 수 있는 상태.

다나카 씨는 낡은 아파트에 있는 제 집의 이웃입니다. 반짝이는 머머리 아저씨입니다.

그가 선인이라는 건 알고 있지만, 역시 이건…….

 

저는 조심조심, 베란다에서 다나카 씨의 방을 들여다보았습니다.

그리고 거기서, 무언가를 끌었던 것 같은 시커먼 핏자국을 봐서ㅡㅡ

 

「핫, …… 하아, ………… 하아……!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채, 도망 치듯 자신의 방으로 돌아옵니다.

그대로 침대에 쓰러진 후, 이불을 머리부터 뒤집어쓰고서 필사적으로 지금 본 광경을 잊고자 했습니다.

뭔가 이상한 사건이 일어났다, 그건 틀림없고.

어떤 이유로, 다나카 씨는 공격받았다.

방의 흔적에서 추측하건데, 그렇게 밖에 생각되지 않습니다.

그는 무사할까요?

이불을 뒤집어쓰고서 안 속에 파묻히길 몇 분.

그만큼의 시간을 지나고서야,

 

「경찰경찰을 부르지 않으면……!

 

겨우 그렇게, 당연한 생각에 생각이 미쳤습니다.

그렇다곤 해도, 전화가 되지 않는 지금 어떻게 해야 좋을까, 하는.

 

그럴 때였습니다.

 

쾅쾅쾅쾅!

 

하고, 조금 거칠게 아파트의 문이 두드려집니다.

 

「선배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애!

 

익숙한 목소리.

 

「선배애애! 놀ㅡ아요ㅡ! 이케부쿠로의 요도바시에서 보드 게임을 많이 사왔어요! 같이 해요!

 

저는 조금 고개를 갸웃거리고는, 도어 스코프(문에 붙어있는 작은 창문 같은 그거)로 밖을 확인했습니다.

거기에 있던 건, 작고 어딘지 모르게 햄스터 같은 인상을 주는 여자였습니다.

본 적이없는 사람입니다. 분명.

 

저는 문을 사이로 두고, 떨리는 목소리로 살살 대답했습니다.

 

………누구?

「저에요! 아사다 리카입니다!

「아사다?

?

 

그녀는 마치 자신이 거기에 있는 게 당연하다는 듯한 얼굴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것이 제게는, 이상할 뿐입니다.

 

「저기, 선배, 가 맞죠?

「아닙니다.

 

이건 단정할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누구에게도선배라 불린 적이 없습니다.

태어난 후, 동아리 활동이나 그와 비슷한 것을 한 적이 없어서.

 

「그래도 그 목소리는」

「실례지만, 잘못 아신 게 아닌지?

 

솔직히 제 목소리도 딱히 특징적이지 않으니까요.

한 때 성우를 꿈꿨지만, 쉽게 포기한 이유가 그겁니다.

음질만큼은, 어떻게 한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요.

 

제 말에 도어 스코프의 건너편에 있는 소녀는 대단히 슬픈 듯한 얼굴을 했습니다.

 

「저, …… 혹시 제가 뭔가 비위에 거슬리는 말이라도, 했어요……?

「아뇨. 그러니까 딴 사람이래도」

「거짓말이죠. 제가 선배의 목소리를 착각할 리가 없어요. 게다가, 집이라고 선배가 말했던 곳이고.

「착각이 겹치는 일은 자주 있죠.

 

어디까지나 신문 권유를 거부하는 듯한 제 말에, 그녀 나름대로 감정이 요동치게 되었는 지도 모릅니다.

아사다 리카 씨는 조금 울면서,

 

「저…… 뭔가, 제가 나빴다면, 상처를 입히는 행동을 했다면, …… 사과할테니까요문을 열어주시지 않겠어요?

「문을 열면 어떻게 할 건데요?

「얼굴이 보고 싶어서요. 그거뿐이에요. 그 이상은 바라지 않으니까.

「하아.

 

저는 막 일어나 부스스한 머리라는 걸 알면서도, 문을 조금만 엽니다.

물론 문에 체인을 걸어, 필요 이상으로 열리지 않도록.

 

낯선 소녀가 이쪽을 들여다보았습니다.

 

「역시! 선배잖아요! 어째서……

「아무 일도 없었습니다. 애초에 저는 당신의 얼굴을 본 기억이 없는데요.

 

그러자 아사다 씨의, 먹이를 빼앗긴 애완 동물 같은 표정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서,

 

……그거 진심이에요?

 

어딘가 각오를 다진 것 같은ㅡㅡ 그런 차분한 표정이 되었습니다.

 

「네, .

「틀림없이ㅡㅡ 제 얼굴을 본 적이 없다는 거죠.

「예. ……어디선가 만났었나요?

 

물론 학교의 어디선가 스쳤었다는 가능성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만.

 

……, 지금부터 학교의 모두와 상담하고 올게요.

「예에.

「그러니까 이게 어떤 농담이라면 빨리 말하세요.

「농담도, 장난도 아닙니다만.

 

뭐랄까, 누구지.

학교의 모두라니.

 

……알겠습니다.

 

 

아사다 씨는 이런 아수라장에는 굉장히 익숙하다는 듯,

 

「금방 돌아올게요. 선배는 일단 집에서 기다리고 있어 주세요.

「저, 잠깐.

…….

「그럼 말이죠, 가능하다면 입니다만. ……이웃 방의 상태가 이상해 보여서 그러는데, 경찰을 불러 주시지 않겠어요?

?

「아까 보니 핏자국이 있어서…… 방도 휘저어 진 것 같고요.

「휘저어……?

 

그녀는그게 뭐가 이상하나라고 말하려는 듯해서,

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렇게 덧붙입니다.

 

「아무래도 제 방, 정전이라 전화가 통하지 않는 모양이에요. 그러니까……

 

그러자 아사다 씨는, 그 말로 모든 것을 이해한 듯한, 다정한 미소를 지었습니다.

 

……. 맡겨주세요.

 

그녀의 말은 아기를 어르는 언니 같이.

 

「제 아빠가, 그 경찰이에요.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주인공 인성 수준.

사실 잘 보면 여러 군데에 모순적인 발언/묘사가 있습니다. 가령 다나카 씨에 대한 서술이나...

찾아보시는 것도 어떠실지.

posted by 드닌 2020. 7. 18. 17:21

184 종말에 눈을 뜨고

 

 

ㅡㅡ 이것만은 알아두세요.

ㅡㅡ 이 세계는 언젠가 종말을 맞습니다.

ㅡㅡ 그래도 이것만은 단언할 수 있습니다.

ㅡㅡ 당신의 노력은, 목숨은, 죽음은 결코 헛되게 되진 않는다는 것을.

 

 

 

 

「ㅡㅡ냐스!」

 

비명과 함께 깨어난 건 어느 겨울 날…… 이어야 했습니다.

 

「……누구?」

 

물어봐도.

답은 없고.

그대로 십 초.

 

…환청인걸까?

 

그렇게 판단한 저는, 기분 좋게 두 번째 잠의 세계로…….

 

………….

…………….

음.

으으으음.

 

뭐야 이거. 왠지 위화감이 있어서 못 자겠는데.

응?

 

상반신을 일으키자, 머리가 덥수룩하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무언가 이상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덥네요. 잠을 못 잘 정돕니다. 정말.

이건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저, 겨울에는 난방을 키지 않고 자는 편입니다. 그 편이 이불의 편안함을 훨씬 더 잘 느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그런데도 오늘은 몹시 덥습니다.

마치, 시간이 마구 달려나가 여름의 문을 연 것 마냥.

 

「……응?」

 

안경 없이 멍한 시계로 난방기를 체크.

난방기의 가동을 나타내는 빛은…… 보이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제대로 전원이 꺼져 있는 것 같습니다.

 

「………응, 응, 응?」

 

그럼 왜 더운 건지.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저는 일단 손으로 더듬으며 스마트폰을 찾습니다.

로그인 보너스를 받아야 지…… 라 생각했기에.

그렇지만, 아무래도 이상합니다. 항상 머리맡에 놓고 있던 스마트폰이 없습니다.

이럼 안 되지. 로그인 보너스를 놓친다니, 무과금러로서는 용납 못합니다.

 

「어라ㅡ? 어디냐 어디ㅡ?」

 

저는 여기저기 더듬으면서 스마트폰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도 스마트폰은 없고,

그 대신 손 끝에 닿아 놀라게 한 것은 할아버지의 유품은 칼이었습니다.

머리맡에 일본도라니.

무사냐.

 

신기한 건 그 뿐이 아니었습니다.

가구배치가 좀 바뀐 느낌까지 드는 게 아닙니까.

 

우선 머리에 스친 것은 순도 100%의 공포.

 

자는 동안 누군가 모르는 사람이 내 방을 리모델링한 게 아닌가 하는.

아니 뭐, 그런 짓 할 사람이 있을 리도 없고. 그래서 얻는 이점도 잘 모르겠지만요.

그런 건…… 이웃인…… 다나카 씨도 하지 않겠지요.

 

일단 저는 슈바바바밧 하고 안경을 찾아 재빨리 장착했습니다.

사태 파악에 주력합시다.

 

방의 이상은… 자잘하게 이것 저것.

 

볼썽사납게 벗어 던져진 저지.

어딘가에서 반입한 것 같은 프라모델의 산이나.

골판지로 엉성하게 보강된 베란다의 창문이나.

그 외에는 소형 자가 발전기? 같은 걸 발견하거나.

 

「으응……?」

 

어떻게 된 거지.

고개를 갸우뚱거리고.

시각을 확인하자 오후 두 시가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응으으응?」

 

이 또한 이상한 일이었습니다.

아무래도 제 기억과 차이가 있다고 할까…….

 

일단 텔레비전을 키……려고 했지만, 아무런 반응도 없고.

그럼그럼, 하고 인터넷의 모두에게 도움을 청하고자 노트북을 켰지만, 아무래도 인터넷 접속이 끊겨 있는 것 같습니다

이상한 건 그것 만이 아닙니다. 원래 이 방, 전기가 들어왔을 텐데요.

 

「이게 뭐야? 이게 뭐야? 이게 뭐야? 이게 뭐야? ……」

 

염불처럼 외면서 방을 돌아다닙니다.

무엇인지는 모릅니다.

다만, 다만 무서운 사태에 연루되었다는 느낌이 있었습니다.

마치 자신이 잘 알던 일상에서, 힘차게 다른 세계로 내던져진 것 같은.

초조에 휩싸이면서 여기저기 뒤져 간신히 스마트폰을 찾아냈으나, 이쪽도 소식이 없습니다.

 

그리고, 간신히 발견한 쓸 만한 수단은, 산 기억이 없는 재해용 라디오입니다. 본체에 핸들이 붙어있고, 그걸 돌리면 작동하는 형식입니다.

 

저는 즉시 그걸 마구 돌립니다.

 

그러자 미리 설정되어 있던 주파수에서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 여기는 아키하바라의 커뮤니티입니다. ……이 음성은 녹음된 것으로, 도내에 있는 생존자들에게 말씀드립니다. ……지금, 아키하바라는 안전 지대가 되었습니다. ……반복합니다. 아키하바라는 안전 지대. ……물이나 식량도 충분히 있습니다. ……만약 이 방송을 듣는 분 중 구조가 필요한 경우에는………』

 

 

한동안 그 음성이 귀를 기울입니다.

그리고, 일단 어디든 다른 국에서 전파를 날리고 있지 않은가 확인을 해보고.

 

음.

잘 모르겠다, 는 결론이.

 

그리고 저는 차광 커튼으로 가려진 베란다를 열었습니다.

 

「이게 뭐야.」

 

거기서, 저는 겨우 납득했습니다.

아무래도ㅡㅡ 제가 기분 좋게 낮잠에 몰두하던 동안.

 

 

세계가 끝난 듯합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재번역 아닙니다. 184화 맞습니다. 아니 이게 말이 되냐고ㅋㅋㅋ....

 

페이즈 3 "강하게 뉴 게임" 의 시작입니다.

'웹소설 번역 > JK무쌍 끝난 세계를 구하는 방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6화 동료  (1) 2020.07.31
185화 낯선 소녀  (3) 2020.07.25
183화 그 바보는 황야를 목표로 했다  (3) 2020.07.11
182화 세계의 진리에 또 한 발  (2) 2020.06.30
181화 "길드"  (2) 2020.06.20
posted by 드닌 2020. 7. 11. 14:55

183 그 바보는 황야를 목표로 했다

 

 

약속의 날. 새벽.

미카가오카 고등학교 옥상에서.

 

저는 요 며칠 간의 일을 애니메이션 총집편처럼 되돌아보고 있습니다.

 

스즈키 아야카 선생님께서 사육장 안의 닭을 보여준 일이나.

키미 아스카 양이 만든 비지 쿠키를 대접받은 일이나.

콘노 린타로 군과 차 밑에 숨은 “좀비”를 정리하며 찾아다닌 일이나.

타다 리츠코 양과 사람의 기척이 없는 상가에서 데이트를 한 일이나.

히비야 코우스케 군이 리크돔 프라모델을 보여준 일이나.

아사다 리카 쨩과 걸즈 토크를 한 일이나.

제 방이었던 곳을 깨끗이 청소한 일이나.

옆집의ㅡㅡ 다나카 씨의 썩어 부패해가는 시신을 제대로 매장한 일이나.

 

여기서의 생활은 정말 행복했습니다.

기묘한 이이갸지만ㅡㅡ 저는 인류가 멸망하고 나서야 처음으로 사람과의 관계 속에서 행복을 찾은 건지도 모릅니다.

 

이미 말한 대로, 제게는 가족이라 부를 자들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여기 있는 여러분들과의 유대를 특별하게, 소중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나 자신이 죽고 싶지 않은 만큼이나, 나는 이곳의 그 누구도 죽지 않았으면 합니다.

 

그러니까.

저는 혼자, 무릎을 끌어 앉은 채 망설이고 있었습니다.

 

「……으으으으으음.」

 

한심할 정도로 저는ㅡㅡ 어느 정도 마음을 정한 지금도 아직 고민하고 있습니다.

기분은 마치, 친구인 세리눈티우스의 곁으로 달려가야… 하지만, 내키지 않아 고향에서 꾸물거리는 메로스 같다고 해야 할까.

 

애초에 제가 타인의 행복을 위해 힘을 다해야 할 이유가 뭘까요?

제 행복은 이곳에 있는데.

내가 있을 곳을 팽개치면서까지 그쪽에 가야하는 건, 어째설까요.

 

“길드”는 아주 우수한 “플레이어”를 이곳에 파견하겠다고 보증하고는 있지만, 그 “플레이어”들이 모두 잘 해낼지도 불안하고.

 

「흠……」

 

턱을 괴고서, 미카가오카를 바라보고.

왠지, 한 고비 고비 마다 이렇게 망설이는 것 같습니다.

 

참고로 저, “길드”에 들어간다는 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반드시 반대 할테니까요ㅡ. 모두 친철하니까.

…아니.

사사키 선생님은 「가.」라고 말하려나. 그 사람, 그런 면도 있고.

 

필시, 저는 앞으로 많은 불행을 보게 되겠지요.

 

ㅡㅡ 목을 묶은 아이들.

ㅡㅡ 사랑하는 사람을 저버린 가족.

ㅡㅡ 인육을 먹는 커뮤니티.

ㅡㅡ 제정신이던 사람이 실성하는 순간.

 

하지만…… 제 안의 무언가가 외치고 있습니다.

멈춰서서는 안 돼.

이 자리에서 멈추면, 나는 분명 다시는 달릴 수 없게 되겠지.

누군가를 계속해서 지키려면, 따뜻한 이불에서 나와 황야로 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금속질의 문이 열리는 소리.

 

「여어.」

 

료마 씨가 한 손을 들면서 나타났습니다.

 

「안녕하세요. 찾느라 헤매셨나요?」

「아니. ……지나가는 사람에게 물어서 금세 알 수 있었어.」

「그런가요.」

「좋은 곳이네, 여긴. ……요즘은 다른 사람을 보면 도둑으로 생각하는 게 보통이지. 그런데 아무도 나를 의심하지 않더군.」

「과연 그럴까요. 당신 APP 수치가 높으니까 나쁜 사람이라 생각되지 않은 것뿐이 아닌지?」

「에피피?」

「Appearance(외모)의 약자로… 아, 아니. 역시 모르는 게 낫겠습니다.」

 

아쉽군, TRPG적으로 돌아가는 건 아니었던 건가.

 

「…뭐, 됐어. 곧바로라 미안하지만, 먼저 결론부터 들려줄 수 있을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건 고맙군.」

「단, 그 전에 제가 떠난 뒤에 커뮤니티에 파견된다는 “플레이어”에 대해 자세히 듣고 싶습니다만.」

「당연한 요구네.」

 

그렇게 말하면서 료마 씨는 수첩을 꺼내어,

 

「일단 “길드”에 가입해 주는 경우, 너와 관계가 깊은 커뮤니티… 미카가오카 고등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것, 네리마 역을 중심으로 하는 것, 항공 공원을 중심으로 하는 것, 이치모토 예술 대학을 중심으로 하는 것, 이렇게에 “플레이어”를 각 두 명씩 파견하게 된다.」

 

저에게 그 내용을 보여줬습니다.

 

「여기에 각 “플레이어”의 이름과 직업을 적어놨어. 확인해 봐.」

「아직 동료가 되겠다고 말하진 않았습니다. 동료 정보의 취급은 조심스러워야 하는 게 아닌 게?」

「물론 허가는 받았어. 위험은 각오하고 있다. 그만큼 “길드” 상층부는 네 능력을 높이 샀다고 생각해줬으면 하는데.」

「음……」

「일단 나도 이 정도의 정보를 갖추는 데에 고생했다고. 덕분에 이 사흘 간 여기저기 뛰어다녔다.」

「수고하십니다.」

 

저는 대충 수첩의 내용을 확인했습니다.

 

 

[미카가오카 고등학교 커뮤니티]

사카모토 루츠: “격투가” 레벨 57

“길드” 고참 중 한 사람. 나이는 25 정도? 항상 웃음을 잃지 않는 미인. 여자로서는 드물게 소림사식 가라데의 대리 사범을 맡고 있었어서, “종말” 후에도 한동안 “플레이어”의 힘의 보조 없이 사람을 구하고 다녔다고 하니 골수 무투파이다.

원래는 사이타마에서 활약하고 있었지만, 길드 마스터의 요청에 응해 지금은 여기까지 온 듯하다.

 

아사이 신야: “기적사” 레벨 28

나랑 비슷한 시기에 가입한 “길드” 신인. 아늑한 남자다. 나이는 고등학생 정도? 소셜 게임을 좋아했던 것 같아, 세계를 원래대로 되돌리고 나서는 다시 가챠를 돌리는 게 목표라고 한다.

 

 

[네리마 역 커뮤니티]

마츠무라 와카히토: “전승사” 레벨 78

보기에는 조금 그렇지만 남에게 친절을 베푸는 게 보람인 것 같은 부드러운 남자다. 나이는 아마도 사십 초반대라고 생각된다.

그는 “길드”에서 가장 신뢰하는 “플레이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직접 “전승사”는 요컨대 “정령사”의 상위 호환 같다.

듣기로는 그는 정령을 사역한 스킬을 이용해 거점을 강화하는 것에 꽤 능숙한 것 같다.

아무래도 네리마 역은 방어력이 떨어지는 커뮤니티 같으니까, 그가 가는 게 좋을 거라는 게 “길드” 상층부의 판단이다.

 

고노 키즈나: “마법사” 레벨 28

키즈나 쨩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네. 수줍은 건지, 나랑은 잘 대화를 안 해줘서 말이지. 나이는 14-5 정도?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마법사”는 어떤 나쁜 짓을 하지 않으면 취득할 수 없는 타입의 직업이다. 그래서 나는 그녀와 제대로 대화를 해보고 싶었는데…….

하지만, 네리마 역 커뮤니티에는 마츠무라 씨가 붙었다. 문제는 일어나지 않는다고 확신하지.

 

 

[항공 공원 커뮤니티]

킨죠 료마: “사수” 레벨 35

나야.

일단 “길드”의 허가를 받아 동료 여성 “플레이어”를 넷, 데리고 갈 생각이다.

기억하고 있나? “마스터 던전”에서 만난 그 네 명이야.

다만, 그녀들을 전투원으로 생각하진 않았으면 좋겠군. 알다시피, 용맹스러운 동작을 잘하는 타입은 아니야.

 

우메다 쥬조우: “사수” 레벨 62

“길드” 고참 중 한 사람. 백만 년 산 듯한 신선 같은 풍모의 노인. 솔직히 좀 말하기 어려운 분위기의 사람이지만, 분명 잘 해낼 거다. 나는 노인들이 좋아하니까 말이지.

 

 

[이치모토 예술대학 커뮤니티]

코바야시 이치타카: “전사” 레벨 39

잇치는 너도 알지?

그 녀석, 그때부터 너를 따라잡고자 꽤 열심히 하고, 여러 곳에서 자율적으로 레벨 업…… 사람들을 구하고 다니는 모양이야.

일단 나랑 잇치는 항상 연락을 주고받고, “길드”에 가입한 지금도 무슨 일이 일어나면 서로 곧바로 도울 수 있도록 하고 있어.

 

토르 블라디미르: “팔라딘” 레벨 78

토르는 핀란드의 유학생으로 나이는 20이다.

일본을 좋아하는 애니메이션 오타쿠로, 일본어 회화도 거의 문제가 없어.

직업은 “팔라딘”인 것 같다.

자세한 건 나도 알 수 없었지만 동료를 지키는 데에 특화된 스킬이 많은 것 같더군.

카르마도 “선”이고, 조금만 대화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착한 놈이다.

 

 

「음……」

 

쾅, 하고 료마 씨의 글씨가 빼곡하게 늘어선 수첩을 닫습니다.

 

「한 가지만 말할게요.」

「뭐냐?」

「“이치모토 예술대학” 커뮤니티에는 성깔이 있는 사람들이 많으니, 탄탄한 어른 누구 한 명 더 붙여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러지. 그 조건에 맞게 수배하겠다.」

 

……아. 즉답인가.

 

저는 조금 얼굴을 찌푸렸습니다.

왜나하면, “길드”의 멤버 층이 생각보다 컸기 때문에.

제 레벨이 85이니, 생각보다 근접해 온 “플레이어”도 있는 것 같습니다.

역시 몇 달 간 레벨을 올리지 못한 게 나타나고 있는 건가?

 

그래도 저는 “마스터 던전”으로 단련한 경험이 있습니다.

결코 전투력에서 뒤처질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만약 “길드”와 적대하게 될 경우 매우 신중하게 움직이지 않으면 안 되게 된 건 틀림없었습니다.

물론 현재로선 그럴 생각은 없지만…….

 

선의로 시작된 행동에 의해 비극이 생긴다는 것도 흔히 있는 이야기입니다.

 

……뭐,

 

미래에 대해서 끙끙 생각하고만 있어도 별 수 없지만요.

 

「알겠습니다.」

 

이것이 금단의 과실이 아니기를 빌면서.

 

「……당신들의 “길드”에 가입합니다. 그러니ㅡㅡ」

 

ㅡㅡ “끝내는 자”가 길드『명칭 미설정』에 가입 신청을 했습니다.

 

그리고 몇 초 뒤

 

ㅡㅡ 길드『명칭 미설정』의 마스터가 “끝내는 자”의 가입을 허용했습니다.

ㅡㅡ “끝내는 자”는 앞으로 길드에서 나오는 퀘스트를 수리할 수 있습니다.

ㅡㅡ 또 길드 멤버끼리는 염화(텔레파시)가 가능하게 됩니다.

 

「염화?」

 

머리에 ?마크를 띄우고 있자, 그것에 화답하듯 몇 명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ㅡㅡ 최강 멤버의 가입 떴다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ㅡㅡ 히야아아앗호호호호호호홓호호호호우ㅜㅇ우우!

ㅡㅡ ㅎㅇ요! 끝내는 자! ㅎㅇ요!

ㅡㅡ 우리는 자네를 환영하네.

ㅡㅡ 잠깐마뇨 여러분, 아침부터 큰 목쏘리, 내지마라주세요…….

ㅡㅡ ㅈ, 저, 키, 키, 키즈나라고 해요, 자, 잘 부탁드립니다!

ㅡㅡ 나는 사카모토 루츠야! 잘 부탁합니다!

 

등등.

 

「……우와. 갑자기 머리 속이 시끄럽다…」

 

단 몇 초만에 삐쩍 수척해진 기분.

료마 씨는 이케멘 얼굴로 「하하하」 웃고서는,

 

「안심해. 지금 뿐이야.」

「그렇다면 다행입니다만… 뮤트 기능 있죠, 이거?」

「아쉽지만 그런 건 없어. 목소리가 시끄러운 경우 위의 사람들에게 말하면, 길드 마스터에게서 주위를 받게 돼.」

「게엑ㅡㅡ」

 

위험한 타입의 SNS에 가입한 기분인데~

 

저는 최대한 입술 끝을 경직시키면서

 

「아, 음……」

 

감각적으로는 “노예”인 사람들과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느낌이죠.

 

(아, 테스트 테스트. 여러분 안녕하세요. 초라한 “전사”지만 이후 잘 부탁드림다.)

 

라 하자 노도의 기세로 “처음 뵙겠습니다”라고 자기 소개의 러시가.

…그렇게 목소리와 이름만 차례로 들어도 역시 못 기억합니다.

 

동아리 활동이나, 들어간 것도 없어서 잘 모르겠지만 이런 느낌일까.

좀 힘들겠네, 이런 건.

 

머릿속의 목소리를 흘려 들으면서 저는 일어섰습니다.

미카가오카의 모두에게는 쪽지 한 장만 남기고 이 자리를 떠나게 돼서… 조금 미안함이 있습니다. 그래도ㅡㅡ

 

이것도 세상을 위해, 사람을 위해.

인류 문명을 살리기 위해서기에.

 

「가죠.」

「아아, ㅡㅡ동지여.」

 

 

 

그날 낮이었나요.

 

모든 “플레이어”에게 “페이즈 3”의 시작이 선언된 것은.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드디어 페3.

그나저나 이거 보시는 분들 계시긴 한가 모르겠네요. 

'웹소설 번역 > JK무쌍 끝난 세계를 구하는 방법' 카테고리의 다른 글

185화 낯선 소녀  (3) 2020.07.25
184화 종말에 눈을 뜨고  (2) 2020.07.18
182화 세계의 진리에 또 한 발  (2) 2020.06.30
181화 "길드"  (2) 2020.06.20
180화 공백기간  (2) 2020.06.06
posted by 드닌 2020. 6. 30. 02:12

182 세계의 진리에 또 한 발

 

특별히, 그 다음에 특필한 만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모두와 합류해 처음 타보는 전차에 떨리면서, 통행에 방해되는 “좀비”들을 끝내버리고.

 

도중의 한가한 시간은 “마인화” 상태로 하늘을 나는 연습에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곤 해도 아직 연습이 더 필요해 보이긴 해도 말이죠ㅡ.

 

그 뒤 아무 일도 없이 미카가오카 고등학교에 도착한 건…… 저녁 무렵일까요.

 

돌아오자 마자, 모두 엄청 환대해줬습니다.

예에, 그게 정말 제가 다 민망해질 정도로.

마치 올림픽 선수를 영접한 현지 학교라는 느낌.

그렇게 거창한 건 아닌데요ㅡ.

 

그리고, 세 시간 정도 학교를 어슬렁거린 후 저녁 식사가 시작됐습니다.

그날의 식사는ㅡㅡ 아무래도 피난민 아주머니들이 기량을 선 보여 평소보다 더 호화로운 걸 내준 것 같습니다.

 

시푸드 도리아에 그릇 가득한 페페론치니.

말랑말랑한 계란 부침에 갓 따온 야채 샐러드와 비엔나 춘권.

그 후는 “포식자의 고기 자르는 칼”로 썰어진 소고기 스테이크를 산더미나.

 

가장 놀라웠던 건 계란 요리가 나왔다는 걸까요.

 

「이건 무슨 알인가요……? 유통 기한은……?」

 

조심스럽게 묻자, 스즈키 선생님은 껄껄 웃으시고서는

 

「안심하렴, 막 낳은 거니까. 이치예대(이치모토 예술대학의 약자)에서 살아 있는 암탉을 보내서 말이야. 지금도 뒷마당에서 열 세 마리 정도 키우고 있어.」

「엣, 뭐예요 그게. 보고 싶은데요.」

「하하하. 내일 보여주마.」

 

아무래도 제가 없는 동안 생활은 점점 나아지던 모양입니다.

듣기로는 그건 네리마나 항공 공원, 이치모도 예술대학도 마찬가지라는 걸로.

이후…… “괴물”의 위협마저 없어진다면, 분명 이 커뮤니티는 오랫동안 가 줄거라 생각하게 됐습니다.

 

그러니까, 그럼으로. 역시,

더 불행한 사람들이 있는 곳으로ㅡㅡ 제 힘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의 커뮤니티로 옮길 때가 왔는 지도 모릅니다.

 

……그것이 힘을 가진 자의 운명인가…… 라는 농담도 해보고.

조금 시를 읽고 싶은 기분에 젖기도 하고.

 

 

제가 잠자리로 쓰던 교실은 그대로 있었습니다.

그립던 “책상 침대”에 눕고서

 

「그럼…… “실적”, 할까요.」

 

어어어어어엄청 오랜만에 “실적”으로 주는 아이템을 받기로 했습니다.

가능하다면 더 빨리 받고 싶었는데, “마스터 던전” 내에서는 “실적” 아이템을 받을 수 없었으니까요. 미묘하게 타이밍을 놓친 상태, 라 할까.

 

음음.

아직 보수를 받지 않은 “실적”은…… 확실히……(메모를 꺼냈다).

 

“좀비가 보는 악몽” …… 린네 씨의 커뮤니티를 도왔을 때의 녀석.

“구세주” …… 위와 동일.

“해독과 구명” …… 린네 씨의 아버지를 도왔을 때의 녀석.

“쥐 왕의 토벌” …… 던전으로 챙긴 녀석.

“원숭이 왕의 토벌” …… 던전으로 챙긴 녀석.

“움직이는 갑옷의 토벌” …… 던전으로 챙긴 녀석.

“혁명” …… 나카미치 긴가 씨를 쓰러뜨린 때 챙긴 녀석.

 

참고로, 던전 안에서 취득한 “실적” 중 몇몇이 빠진 건, 그 보스에게 가장 큰 타격을 준 “플레이어”에게 “실적” 해제의 권리가 있기 때문입니다.

즉, 몇몇 적 보스 토벌의 “실적”은 하쿠이 이로하 쨩이 얻게 되는…….

 

ㅡㅡ 와라아아아아! 이로써 여섯 마리 째다아!!

ㅡㅡ 나ㅡ의 승리네!

ㅡㅡ 에헤헤ㅡ

 

문득, 그 당시 그녀의 목소리가 뇌리에서 되살아났습니다.

 

……음. 힘드네.

울 것 같아.

……나중에 목욕, 들어간다.

 

「그럼, “좀비가 보는 악몽”부터ㅡ」

 

ㅡㅡ 실적 “좀비가 보는 악몽”의 보수를 고르세요.

ㅡㅡ 1. 시작형 대(対)좀비용 로봇

ㅡㅡ 2. 시작형 대(対)인용 로봇

ㅡㅡ 3. 시작형 대(対)동물용 로봇

 

ㅡㅡ “시작형 대(対)좀비용 로봇”은 반경 오 미터 이내로 접근한 “좀비”에 대해 자동적으로 발포하는 기능을 갖춘 자동 조종의 기계입니다.

ㅡㅡ “시작형 대(対)인용 로봇”은 반경 오 미터 이내로 접근한 인간에 대해 자동적으로 발포하는 기능을 갖춘 자동 조종의 기계입니다.

ㅡㅡ “시작형 대(対)동물용 로봇”은 반경 오 미터 이내로 접근한 인간형이 아닌 동물에 대해 자동적으로 발포하는 기능을 갖춘 자동 조종의 기계입니다.

 

으음.

분명히 이쪽 “실적” 보수에 관해서는 한 가지 모모카 씨의 조언이 있었던 것 같은데……

뭐, 이건 딱히 생각할 필요도 없습니다만.

 

「대(対)좀비용으로.」

 

가샹 하고 소리를 내며 나타난 것은, 배팅 센터에 있는 피칭 머신 소형판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 장난감 같은 기계.

……응. 내일 아사다 씨에게 말씀드려 적당한 장소에 설치되게 하자.

 

「다음.」

 

ㅡㅡ 실적 “구세주”의 보수를 고르세요.

ㅡㅡ 1. 지혜자의 안구

ㅡㅡ 2. 철새의 날개

ㅡㅡ 3. 광전사의 혼백

 

ㅡㅡ “지혜자의 안구”는 자신의 눈에 삽입함으로써 뇌에 영향을 주며, 새로운 지식의 문을 열게 됩니다.

ㅡㅡ “철새의 날개”는 사용하는 순간 반경 5 킬로 권내라면 어디든 순식간에 이동할 수 있는 날개입니다. 한 번 사용하면 없어집니다.

ㅡㅡ “광전사의 혼백”은 사용함으로써 주위를 분별없이 공격하는 레벨 50짜리 “플레이어”의 영혼을 소환합니다. 한 번 사용하면 없어집니다.

 

이것도 심하네.

거의 날개 선택지만 있는 거 아닌가 이거?

 

…… 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이건 보류하기로.

의외로, “광전자의 혼백” 같은 게 쓸모가 있을 지도 모르고.

어느 쪽이든 원하게 될 때는 언젠가 옵니다. 서두를 필요는 없겠지요.

 

「다음ㅡ」

 

ㅡㅡ 실적 “해독과 구명”의 보수를 고르세요.

ㅡㅡ 1. 마법의 열쇠

ㅡㅡ 2. 하늘을 나는 구두

ㅡㅡ 3. 시간의 모래

 

ㅡㅡ “마법의 열쇠”는 사용함으로써 잠겨진 문을 열 수 있는 열쇠입니다. 열쇠 구멍이 없는 문에는 사용할 수 없습니다.

ㅡㅡ “하늘을 나는 구두”는 신음으로써 십 미터 정도 비상할 수 있는 구두입니다. 한 번 사용하면 없어집니다.

ㅡㅡ “시간의 모래”는 뿌림으로써 시간을 십 초 정도 되감을 수 있는 모래입니다. 한 번 사용하면 없어집니다.

 

아ㅡ.

이것도 큰일이네, 잘 모르겠다.

모모카 씨의 추천은 “마법의 열쇠”였습니다만, 이것도 보류하는 편이 무난하겠죠?

“시간의 모래”, 경우에 따라서는 많은 도움이 될지도 모르고…….

음. 후회하고 싶지 않으니까, 이것도 보류로.

 

ㅡㅡ 실적 “쥐 왕의 토벌”의 보수를 고르세요.

ㅡㅡ 1. 우정을 주제로 한 단편 만화

ㅡㅡ 2. 노력을 주제로 한 단편 만화

ㅡㅡ 3. 승리를 주제로 한 단편 만화

 

ㅡㅡ “우정을 주제로 한 단편 만화”는 읽는 것으로 정신에 영향을 주고 타벌적인 사고를 억제합니다.

ㅡㅡ “노력을 주제로 한 단편 만화”는 읽는 것으로 정신에 영향을 주고 소극적인 사고를 억제합니다.

ㅡㅡ “승리을 주제로 한 단편 만화”는 읽는 것으로 정신에 영향을 주고 패배주의적인 사고를 억제합니다.

 

우와, 이게 뭐야.

아니 용서해줍쇼?

“정신에 영향을 끼친다”계는 은근히 두려운데. 스스로가 스스로가 아니게 될 것만 같다.

 

「필요 없어. ……그래도 일단 우정으로.」

 

펄럭, 하고. 『원○스』 같아 보이는 얇은 책이 로봇의 머리 위에 낙하합니다.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들어 안쪽은 보지 않고 표지만 봤지만, 작화가 엄청 구린 카피본이었습니다. 누가 그린 거야 이거.

 

「그럼 다음. 원숭이 왕으로.」

 

ㅡㅡ 실적 “원숭이 왕의 토벌”의 보수를 고르세요.

ㅡㅡ 1. 치쿠와 어묵에 치즈를 넣은 거 다섯 개

ㅡㅡ 2. 치쿠와 어묵에 오이를 넣은 거 다섯 개

ㅡㅡ 3. 사제 오로라 소스 한 팩

 

「……응?」

 

고개를 갸웃거리면서.

 

「……”움직이는 갑옷”은?」

 

ㅡㅡ 실적 “움직이는 갑옷의 토벌”의 보수를 고르세요.

ㅡㅡ 1. 대장편 도라에몽 전집 세트

ㅡㅡ 2. 굉장히 레어한 오공x부르마 동인지

ㅡㅡ 2. 치즈 쌀 과자 다섯 봉지

 

「잠깐. 잠깐잠깐잠깐잠깐」

 

침대에서 몸을 일으키고선, 일어섰습니다.

뭣ㅡ시라.

이런 보수를 준비할 만한 사람에는 짚이는 게 있습니다.

 

일단 재빠르게 아래층으로 가, “방송실”이라 간판이 내걸린 문을 노크.

 

「이런, 흔치 않은 손님이군.」

 

안에 있던 건 아사다 고조 씨였습니다.

아무래도 다른 커뮤니티와 연락을 하던 중이었던 것 같습니다.

 

「바쁜 때에 죄송하지만, 나카미치 에니시 씨에게 연락할 수 있을까요?」

「음, 문제없다. 이쪽은 막 끝난 참이라.」

「폐를 끼쳐 죄송합니다.」

「어디 보자. 아키하바라 커뮤니티의 주파수는…… 음. 이건가. ……좋아.」

 

아사다 씨가 덜컥 하고 기자재를 이리저리, 버튼을 여러 뭐로 조작하자……

 

「아ㅡ, 들립니ㅡ까.」

『아, 아, 아ー앗.(우당탕 물건이 넘어지는 소리)예옛.』

 

그 뚱보 씨의 목소리가 무전기 너머로 들렸습니다.

 

「이쪽, 미카가오카 입니다만.」

『그 목소리는…… 으음, 아, “전사” 씨인가요! 수고하심다.』

「하나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괜찮습니까?」

『괜찮슴다ㅡ』

「저어…… 지금, “던전”에서 취득한 “실적”의 보수를 확인하고 있는데.」

『실적……? 아. 앗ㅡ, 압니다압니다. 그걸로 무슨 일로?』

「뭔가, 보수가 전부 쓰레기인데요.」

『쓰레기…… 심하지 않습니까아. 그것도 열심히 한검다.』

 

아아…… 역시.

그런 건가.

 

「어라, 당신이 개인적으로 준비한 건가요?」

『물론임다? 보수 아이템은 이쪽에서 결정합니다.』

「그 만화도?」

『아, 그걸 손에 넣은 검까? 제가 대학 만연 시절에 그린 검다. 솔직히 말하자면 뭘 선택해도 같은 만화의 카피본이긴 합니다만. 그거, 개인적으론 액션 장면에 꽤 기합 넣고……』

「……그래도, “정신에 영향을 끼친다”라고 하면 뭔가 무서운 걸 뜻하는 것 같고.」

『만화는, 크던 작던 독자에게 주잖슴까?』

「…………그ㅡ럴ㅡ지ㅡ도ㅡ」

 

좋아. 그거 모닥불 재료로 쓴다.

 

「다른 “실적”에 대해서는 어떤가요?」

『네? ……음. ……글쎄요.』

 

에니시 씨가 눈을 찡그리고 떠는 모습이 눈에 선했습니다.

 

『말하자면 “왕”은 “실적” 요소 같은 거와는 관련이 없어요. 잘 표현은 못하겠지만, 모두와는 다른 별개 계열의 감각이랄까…… 혼자 전략 계열을 하고 있는 느낌이라 할까.』

「그럼, 에니시 씨가 전부 결정하는 건 아니라는 건가요?」

『예예. “왕”에게 결정할 권리가 있는 “실적”은 어디까지나 자신의 “영지” 내에서 벌어지는 일에 한정되어 있슴다.』

「그런…… 건가요.」

 

이거 가능하다면 무선기 너머가 아니라 직접 만나러 가야겠죠?

최근 며칠 동안 서로 바빠서 때를 놓쳤습니다.

 

『아버지……… 나카미치 긴가의 방침으로, 마력의 리소스는 거의 “던전”과 “마스터 던전” 관계의 구조에 쏟기로 했던지라. 그래서 제 “영지”의 “실적”은 대충한 느낌이 있다고 할까…… 기본적으로는 전부 쓰레기일지도. ……뭔가 죄송함다.』

「과연. ……참고로, “왕”이 만드는 아이템에는 제한이 없나요?」

『역시 아무것도 아닌 정도는 아니니까요, 자유도는 꽤 넓슴다. 아마 여러분이 말하는 “스킬” 능력이 베이스로, 그걸 이리저리 써먹어서 아이템을 만들어 내는…… 그런 이미지?』

「음.」

 

ㅡㅡ 모든 스킬은, “마력”이라는 부정형 에너지를 어떤 형태로든 세상에 현현하기 위한 설계도 같은 거야.

 

그렇게 말했던 건 아유카와 하루나 씨였죠.

그렇다는 건 그 “설계도”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게…… “실적” 보수 아이템… 이라는 걸까.

 

이 정보는 아마 “환생자”인 모모카 씨도 상정하지 못했으리라.

나는 입술을 へ자 모양으로 만들고선, 머리를 박박 긁어 댔습니다.

 

『라고 할까, 갑자기 무슨 일임까?』

「아뇨. ……좀 확인하고 싶었을 뿐이에요.」

『그렇슴까. ……그 외에는?』

「괜찮아요.」

『그럼, 늦게까지 수고하심다.』

「네. 수고하십니다.」

 

그리고 통신이 끊어졌습니다.

아사다 씨는 지금의 암호 같은 교환을 신기하게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제 됐나?」

「네.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아아…… 잘 자라.」

 

 

방에 들어가서.

저는 팔짱을 끼고, 으무무 하고 생각에 잠겼습니다.

 

가만있자.

즉.

 

그동안 우리 “플레이어”들이 받아오던 “실적” 보수는 아마 어느 “플레이어”가 만들어 내고 있고, 그걸 우리들에게 돌리고 있다는 거죠?

그리고, 그 “플레이어”는 “왕”과 비슷하게, 꽤 특이한 직업이라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그 “직업”은…….

어쩌면 그건가.

 

ㅡㅡ “마왕”.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추측에 불과합니다.

“왕”에 가까운 직업이 별도로 존재할지도 모르고.

 

대체, 그 “누군가”는, 무슨 목적으로 그런 짓을 하고 있는 걸까요.

 

골똘히 생각해봤지만 결국 답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어찌됐던 세계의 진리로 한 걸음 더 가까워진 기분.

 

“실적” 보수의 치즈 쌀 과자를 갉작갉작 씹으면서, 미카가오카에서의 밤은 깊어 갔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피곤하니 오탈자는 나중에 검사.

 

posted by 드닌 2020. 6. 20. 23:05

181 “길드”

 

 

저희는 만세이바시 위에 척 세워 둔 바리케이드까지 걸어가, 적당한 철책에 앉았습니다.

도중의 편의점에서 빌린 블랙 캔 커피를 꿀꺽 들이키고서, 담배 한 대를 피우는 료마 씨.

 

「……후. …”마스터 던전”을 나와서 좋은 건 이걸 다시 할 수 있다는 거려나.」

「그러고 보니 그게 없었네요, 담배.」

 

나도 “도박사”씨도 피우지 않았으니 전혀 의식하지 않았습니다만.

 

「그 정도로 뭐든 갖추어 있던 거니까, 담배 한 두가지 정도는 준비되어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말이지.」

 

료마 씨는 정말 맛있다는 듯이 피우고서는, …바닥에 던졌습니다.

 

「『 무단 투기 금지』」

 

나는, 근처의 간판을 가리키면서 말했습니다.

 

「너, 성실하군.」

「농담입니다.」

 

그러지 않아도 주위는 쓰레기인지 뭔 지가 흩어져 있습니다.

이제 와서 함부로 버리지 말라는 거를 신경 쓰는 사람은 없죠.

 

「그럼, 어디서부터 얘기해야 하려나.」

「다른 분들…… 잇치 군은 잘 지내나요?」

 

제 머리에, 그 “강철의 검”을 거머쥐던 시건방진 소년의 얼굴이 떠올랐습니다.

 

「건강해. 너를 만나고 싶다고 말했었지. 이런, 네게 반했나 보던데.」

「하하하.」

 

농담도.

 

「다른 분들도 역시 “길드”에?」

「그렇지. ……빈털터리로 현실 세계에 돌아왔을 때는 어떻게 하나 했지만…」

「모두 함께 원래 세계로 돌아온 건가요? …그, 갸루 삼인방도 함께?」

「그래.」

「눈 호강 좀 하셨겠군요.」

「……하하. 뭐 그런가.」

 

료마 씨는 힘없이 웃었습니다.

아무래도 이런 말을 즐길 수 있는 텐션은 아닌가 보네요.

 

「그때는 엉망이었지. ……상황을 모르니 어쨌든 급히 자리를 피할 필요가 있었어. 다들 적당히 그 근처의 커튼이나 신문지 등으로 몸을 가리고 뛰어다니고. …소프트크림형 간판으로 “좀비”를 격퇴하기도 했다.」

「흠흠.」

 

어떤 그림을 상상하든 개그 만화처럼 느끼지는 건 내 성격이 비뚤어지고 있기 때문일까.

 

「한참을 달린 뒤에 간신히 찾아낸 부티크에서 옷을 손에 넣고… 막 한숨을 돌린 차에 “길드”의 멤버가 나타난 거야.」

「그것 참 타이밍 좋지 않습니까.」

「그래. 나도 그렇게 생각했다. 아무래도 이 자들, 아키하바라에서 일어난 일을 계속 관찰하고 있던 모양이야. 그리고 탈출한 플레이어들에게 각각 사자를 보냈다. 『우리들의 동료가 되지 않겠어?』라고.」

 

……

흐음.

그렇다면, 어떻게 되는 걸까요.

음. 지금은 깊이 생각하진 않겠습니다.

 

「참고로 접촉한 “길드”의 사람은 어떤 분이었나요? 직업은?」

 

그러자 료마 씨는 조금 방심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으며

 

「미안하지만, 나는 이제 “길드”의 일원이다. 동료의 정보는 말할 수 없어.」

 

어라, 아쉽네.

 

「물론, 처음에는 우리도 경계했다. ……하지만 그들은 실로 흥미로운 정보를 갖고 있었어. 신뢰할 만했지.」

「헤ㅡ」

 

그리고 료마 씨는, 잔뜩 뜸을 들이면서…… 세계의 진리를 말하는 투로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무래도ㅡㅡ “길드”의 동료 중에는 “환생자”라 불리는 자가 있는 모양이야.」

「……………”환생자”?」

「그래. 일단 이 “종말”을 경험했다는 자. 게임같이 말하자면 “강하게 뉴 게임”을 하는 “플레이어”인 거군.」

 

저는 일순간 말을 잃었습니다.

도야 얼굴을 만들고선,

 

ㅡㅡ그 “환생자” 씨의 일이라면 이미 알고 있답니다.

 

라고 답할 수도 있었겠죠.

그래도 뭐, 관련된 정보는 아직 감춰둡니다.

굳이 말할 필요는 없겠지.

 

「허, 헛! 설마, 그럴, 리, 가」

「……왠지 말투가 어색한데. 믿지 못하겠나?」

「아뇨, 믿고 있어요. 이제 와서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상하지 않고.」

「?……그렇다곤 해도 처음에는 우리도 반신반의 했지. 하지만 몇 가지 우리가 아니고선 알 수 없는 정보를 알고 있었거든. 믿기로 했다.」

「가령?」

「동료…… 의 배에 아이가 있다. 내 자식이야. “환생자”는 이전 삶에서 나와 알고 지냈던 모양이더군. 그런 사정을 잘 알고 있었어.」

「……헤에.」

 

라고 할까. 이 사람, 그런 상황에서도 할 건 한겁니까.

담배만이 아니라 콘돔도 준비했어야 했네. 에니시 씨.

 

「이런 세상이다. 가급적 정보가 많은 팀에 소속하는 게 살아남는 방법이니까.」

「그렇죠.」

「…그래서. ……”길드” 상층부 사람들은 아무래도 아직은 서쪽으로 기능을 옮기고 있는 일본 정부와 연락을 주고받는 것 같다. 정부는 어떻게든 국토를 “좀비”와 “괴물”들의 손에서 되찾으려 하고 있어.」

「엑.」

 

저는 눈을 동그랗게 떴습니다.

 

「이 나라의 정부가 아직도 기능하고 있었나요?」

「그래. 지금은 “좀비” 대책을 위해 장대한 방벽을 만들고 있는 중이라더군.」

「진짠가요?」

「정말이래도.」

 

틀림없이 이 세계 어디를 가더라도 좀비 아일랜드 일 줄 알았는데.

 

「“마스터 던전”에 오래 머무른 폐해다. 이런 정보는 어느 정도는 라디오 방송으로 나돌고 있었어. 몰랐던 건 우리뿐이야.」

「그럼 한시라도 빨리 피난민들을 서쪽으로 이주시키는 건요? 헬기로 조금 씩이라도 일단 이동이 가능하다면……」

「그게 말이지, 정부는 그럴 생각이 없어.」

「…그 이유는?」

「이유는 두 가지다. …그들은 기본적으로 우리 동쪽 사람들을 믿지 않아. 무슨… 이상한 마술에 의해 오염된 생명체… 미국 만화 식으로 말하자면 “뮤턴트”처럼 느끼고 있다.」

「뭐라고요.」

 

눈이 동그랗게 떠집니다.

 

「그게 무슨……」

「아무래도 이ㅡㅡ <발화>.」

 

료마 씨의 집게 손가락에서 라이터 정도의 불이 켜집니다.

그는 그걸 이용해 다른 담배에 불을 붙였습니다.

 

「……”플레이어”로서 힘을 얻은 사람은 간사이 권에서는 별로 없는 모양이야.」

「그렇다는 건…」

 

욱신욱신해진 관자 놀이를 누르면서, 말을 하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결국 아무 것도 하지 못했습니다.

 

「또 하나. ……지금 동쪽에 살아남은 사람들은 어차피 예정된 국토 수복 작전의 발판이 되어 주라는 거다.」

「……예에에에에……」

 

언제 “괴물”이 닥칠지도 모르는 상황에 놓인 사람들을 그냥 두는 데다가, 모두의 힘을 빌리자고 한다니.

……아무리 그래도, 너무 뻔뻔한 게 아닌지.

 

「뭘 말하고 싶은 지는 알아. 나도 똑같은 말을 “길드” 멤버들에게 했으니까. 『그만큼 사람들도 여유가 없다는 거야』, 라던데.」

「흠……」

 

음… 자위대는 괴멸했다는 얘기도 들었고, 남은 전력으로는 그게 한계일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뭐라고 해야 할까…

더 이렇게 잘할 방법, 없는 건가ㅡ?

이거 현장에 있는 사람들 특유의 느낌인가요?

 

「어쨌든 정부가 바라는 건 피난민 공동체의 안정과 강화다. “길드”도 그걸 전력으로 지원할 거야.」

 

왠지 아케치 씨나 오다 씨 근처가 반란을 일으킬 것 같은데.

야단났네.

…이 정보는, 잠시 모두에게는 비밀로 해두자.

 

「“길드”의 당면한 목표는 곳곳에 있는 커뮤니티에 “플레이어”를 파견하고, 피난민들과 함께 치안을 되찾는 거다. 그 후, 간사이 권에서 파견 나온 자위대와 협력하여 “좀비”와 “괴물”을 일소할 준비를 해 내가는 거지.」

「그래도, 그게 언제가 될지는 모르는 거군요?」

「아아…… 한 달 후일지, 반 년 후일지. 혹은 일 년 후일지도 몰라. 그래도 국토의 절반을 “좀비”들의 소굴로 놔둬서는 안 되잖아?」

 

그건 뭐, 그렇습니다만.

 

「만약 네가 “길드”에 들어와 준다면 그렇게나 든든한 아군은 없을 거다. 너 정도의 실력이라면 “괴물”이라도 무섭지 않을 거고…… 피난민들의 트러블에도 대응할 수 있겠지. 물론 “길드”도 힘껏 너를 지원한다. 미카가오카를 비롯한 커뮤니티에도 유능한 “플레이어”를 파견하기로 약속하지.」

「흐음.」

 

저는 팔짱을 끼고 생각합니다.

 

ㅡㅡ이제 너…… 좀 쉬어도 되잖아?

 

그것은 히비야 노리오 씨의 말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제안이었습니다.

저는 조금 생각하고선,

 

「지금은 조금 할 일이 있어서, 답변을 보류해도 되나요?」

「상관없어. ……라기보단 원래 우리는 네게 무언가를 강제할 힘이 없지. 그러니까 이건 단순한 부탁이다. 『도와달라』라는.」

 

그렇게 료마 씨는 일어서서

 

「삼 일 후, 미카가오카 고등학교로 가지. 그때까지 마음을 정해준다면 좋겠어.」

「알겠습니다.」

 

바리케이드의 앞까지 걸어갔습니다.

 

거기서 저는, 텔레비전에서 배운 “형사 콜롬보식 협상술”을 발동했습니다.

헤어질 때는 마음이 느슨해짐으로 얼떨결에 중요한 정보를 흘려 버리기 십상이다, 라는 그거.

 

「아, 뭐 하나 물어봐도 되나요.」

「뭐냐.」

「료마 씨는 “환생자”씨와…… 음. 직접 만난 적 있나요?」

「아니, 만나지 못했어. 우리는 “길드”의 멤버에게서 간접적으로 이야기를 들은 것뿐이야.」

 

뭐, 그렇겠죠.

료마 씨, 아까 “환생자”의 이름을 말하면서도 별로 깊게는 모른다는 느낌이었고.

틀림없이 그에게 주어진 정보는 극히 제한적이겠지요.

 

「그럼, 그 사람이 어떤 느낌의 “플레이어”인지는 묻지 않았다는 거네요.」

「그렇지. 다만 귀신같이 강하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그 사람은…… 그. 건강한가요.」

 

그러자 료마 씨가 살짝 얼굴을 찡그렸습니다.

 

「……그렇군. 아마 너도 곧 알게 될 테니 먼저 말해두지.」

「뭔가요?」

「“환생자”는 지금 죽어가는 모양이다. 어딘가의 “플레이어”와 싸운 끝에 마력 고갈을 일으키고 “좀비”에게 물렸다는데.」

「에. ……그렇다는 건 즉, 여생이 얼마되지 않는다는 거네요.」

「그게, 아슬아슬할 때 “길드”의 멤버에게 도움을 받은 모양이야. 지금은 마법으로 “좀비”화의 진행을 억누르느라 말하는 게 겨우 인 듯해.」

「……괜찮은 건가요.」

「모르겠군. 다만 한 가지 말한다면, “좀비” 독을 중화시킬 아이템을 수중에 갖고 있다면 “길드”와 “환생자”에게 은혜를 팔 기회라는 거 정도군.」

 

그렇게 말하고, 그는 바리케이드를 껑충 뛰어넘어 가버렸습니다.

혼자 만세이바시 위에 남아.

 

ㅡㅡ모모카 씨……

 

눈썹을 내리고선, 그녀의 얼굴을 떠올립니다.

이 사태, 좀처럼 “편하게”는 안 될 모양이네요.

 

그렇다 하더라도,

친구를 배신하느니, 조금 어려움이 기다리는 길을 택하더라도…… 나쁘진 않으, 려나.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더워서 축축 처집니다... 이게 날씨냐?

posted by 드닌 2020. 6. 6. 15:32

180 공백기간

 

 

아키하바라. 역 인근에 있는 광장의 벤치에서.

히비야 코우스케 군, 콘노 린타로 군, 타다 리츠코 양, 키미노 아스카 양에 나를 포함한 다섯 명은 배식 담당 언니가 준 주먹밥과 오이 절임, 돈지루를 와구와구 먹으면서 대화의 꽃을 피웁니다.

화제는 물론 최근 몇 달 사이의 공백 기간에 있었던 일로.

 

「호에ㅡ… “마스터 던전” 인가요? 뭐라고 할까, 그… 굉장한 경험을 하고 오셨네요.」

「음, 확실히.」

 

산더미 같은 슬라임들에게 쫓기거나.

바늘산의 지옥을 걷기도 하고.

배에 산탄을 맞기도 했습니다.

 

「……무섭지 않으셨어요?」

「아니 딱히?」

 

오히려 이제는 좋은 추억이죠.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고.

푹신한 침대에서 잠들었었고.

바늘산 지옥도 <피부 강화> 덕분에 알맞게 발 마사지 받는 느낌이었고. 막상 받아보면 기분이 좋단 말이죠, 그거. 가능하다면 또 하고 싶네.

 

「그보다 여러분은 어땠었나요? 변한 건 없어요?」

 

그러자 모두 다소 어색한 듯이 서로의 얼굴을 바라봅니다.

 

「……음, 여러가지가 있었지요.」

「가령?」

「역시 우리끼리로는 지키지 못한 사람도 있어서……」

 

네 명을 대표해, 코우스케 군이 제가 부재중이던 동안 돌아가신 분들의 이름을 불러갑니다.

적어도 저랑 친숙한 사람의 이름은 거론되지 않았습니다만… 흠.

역시 “괴물”에 대항하려면 “플레이어”의 전투력이 필요한 건가.

가능하다면 하나의 커뮤니티에 몇 명의 “플레이어”가 붙어 주는 게 이상적인데……

 

「그래도 이 근처에서는 우리 쪽이 제일 치안이 좋았던 것 같아요. 다른 커뮤니티들에 비하면 싸움도 적었고. “이상향”이라고 불리고 있기도 하고.」

「그래요?」

「네… 사사키 선생님과 스즈키 선생님이 여러가지로 손을 써주고 계셔서요. 모두가 살기 쉽도록 계속 신경을 써주고 계셨습니다.」

「헤에.」

 

제 머리에 개구리 아저씨와 기운 넘치는 아가씨의 얼굴이 떠오릅니다.

 

「사사키 선생님은 비교적 엄격하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잘 보니까 그 분, 꽤나 참견쟁이란 말이죠~」

 

아스카 양이 차분하게 말했습니다.

 

「…한 때 좀 노력이 과열되던 사람들이 많이 나온 적도 있고, 피난소의 분위기도 어색했는데…… 평상시처럼 잘 쉬라고 말했던 건 사사키 선생님이었어요. 역시 반대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래서 다행이었습니다.」

 

남은 세 사람이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심야에 “괴물”이 습격해 와서. 덕분에 우리는 완벽한 상태로 싸웠어요.」

「…엑. “괴물”이 왔었나요?」

「네.」

「괜찮았어요?」

「그럭저럭…… 아까 말한 대로, 희생이 전혀 없던 건 아니었지만.」

「호헤ㅡ」

 

내심 “괴물”은 계속 걱정이 되었습니다만……

적어도 절망적인 결말은 피할 수 있었던 것 같네요.

일단 한 숨 돌린 걸까.

 

 

그리고 수십 분 후.

문득, 그동안의 화제의 흐름이 흘러가서

「아, 맞다 맞아!」

슉 하고 린타로 군이 일어났습니다.

「위험해라ㅡ 말하는 거 잊을 뻔했다! 있지 아스카! 그 은삐까 남!」

그러자 아스카 양이 「앗… 그랬지~」하고 손을 들었습니다.

 

「뭔가요?」

「얼마 전 일인데 말임다. 저랑 아스카가 이케부쿠로 쪽의 생존자를 찾는 도중에 좀 이상한 놈이랑 만났슴다!」

「이상한 놈?」

「그게, 온몸을 은삐까 갑옷을 입은 놈이라서 말임다! 선배, 뭔가 짚이는 게 없슴까?」

 

은삐까? 갑옷? 코스프레?

 

「음… 글쎄요…」

 

그러면서도 머리 속에 떠오른 “플레이어”가 한 명.

제가 “마스터 던전”에 사로잡히기 전 잠깐 얼굴을 보였던 전신 검은 갑옷을 입은 남자의 모습입니다.

모모카 씨 왈, “암흑 기사”라는 직업이라고는 합니다만……

결국 그 사람은 대체 뭐였을까요?

대사도 「…흠.」이라고만 몇 번 말했을 뿐이고. 잘 모르겠다.

 

「저희들, 선배가 예전에 말한 “암흑 기사”라는 놈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떻슴까?」

「그렇지만 그 사람의 갑옷은 은빛이었잖아?」

 

내가 본 갑옷의 남자는 분명히 “칠흑”.

린타로 군이 말하는 갑옷의 남자는 “은삐까”.

그렇다곤 해도 갑옷을 입은 남자가 그렇게 몇 명이고 보이는 것도 아니고……

누구지. 사이 좋은 형제인가?

「역시 그렇구나…… 저, 틀림없이 그 녀석이 “암흑 기사”라고 생각해버렸슴다… 어쩌면 나쁜 짓을 해버렸는 지도.」

「뭐, 살다보면 언젠가 사과할 기회가 오겠지요.」

「음……」

 

조금 의기 소침해진 린타로 군.

 

「……………그런데요, 선배.」

 

화제가 끊긴 타이밍을 가늠하고, 타다 리츠코 양이 나섭니다.

 

「선배는 이후 어떻게 할 건가요?」

「어떻게, 라 하면?」

「음… 항상 그랬듯…… 어디론가 가지 않으면, 이라던가. 어디선가 누군가를 돕지 않으면 안된다……라던가?」

 

불안한 그녀의 얼굴을 보자 “도박사” 씨의 말이 생각 났습니다.

 

ㅡㅡ만약 피난민이 “플레이어”에게 사로잡힌 경우, 의지가 되는 건 너니까.

 

실제로 아직 행적이 뚜렷하지 않는 “플레이어”는 많이 있습니다.

“용자”나. “암흑 기사”나. “상인”이나.

이제는 언제, 누구의 장난으로 비극이 태어날 지도 모릅니다.

적어도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는 최대한 같이 행동하고 싶습니다.

 

「가능하다면, 잠시 미카가오카에서 쉬고 싶네요.」

「그렇게 해요!」

 

그러자 리츠코 양이 드물게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모두 선배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어요.」

「아, 그랬나요?」

「물론이죠!」

 

그런 걸 대면하고 말하자니… 왠지 좀 어색하네.

 

「저희, 오늘 오후에는 전차랑 함께 올라기로 되어있어요. 가능하다면 선배도 같이…」

 

게다가 타이밍도 좋네요.

 

「그럼, 여러분의 경호원도 할 겸. 동행하겠습니다.」

「야호!」

 

…라고.

오늘의 예정이 거의 성사되어 갈 때 쯤이었습니다.

 

「꽤 재미있어 보이는 구만 그래.」

 

비꼬는 듯한 어조로 우리를 내려다보는 남자가.

모델 뺨치게 잘생긴 외모는 낯이 익습니다.

 

「아, 킨죠 료마 씨 아니십니까.」

「킨죠 씨?」

 

코우스케 군이 고개를 갸우뚱거리곤 작은 목소리로

 

「음. 어디선가 이름을 들어 본 적이 있는 것 같은데…… 뭐하는 사람이었더라?」

「아까 막 말했지 않았나요.」

「네?」

「제 배에 산탄을 맥인 사람입니다.」

「아아, 과연…… 헤?」

 

그의 미소가 사라졌습니다.

 

「그나저나, 저희 이외의 “플레이어”는 모두, 이 지역에서 도망 쳤었다고 들었는데.」

「그래…… 그 건도 포함해서, 잠깐 이야기를 하고 싶은데.」

「흠.」

「사실 나는 지금 어떤 “플레이어”의 메신저인 상태야…… 몇 가지 협상할 게 있다고 하더군.」

「협상?」

「음. 아마 너에게도 이익이 되는 얘기다.」

「호오… 들어보죠.」

 

그러자 료마 씨는 과자 CM에 등장하는 쟈니즈 계 탤런트처럼 입가를 웃음을 띄우고

 

「…이봐, 너…… “길드”에 관심이 없나?」

「“길드”?」

 

…라고 해도.

으음……

응……

 

「뭐였죠?」

「일단 “길드”에 대해서는 너의 동료… 모모카? 라는 여성이 알고 있었을텐데.」

 

모모카 씨 관련인가요?

그렇다면…… (“환생자”’s 정보 메모를 읽는 중) ……

 

★”길드”에 대해서★

열 명 이상의 “플레이어” 가진 팀. “길드”의 대표는, “용사” 혹은 “마왕”을 볼 경우 적대 행동을 하기로 약속되어 있다.

(원 포인트 메모)

“플레이어”의 존재는 매우 드물다. 자연스럽게 그들이 모인다고 보기는 어렵다.

뭔가 특수한 스킬을 가진 “플레이어”가 있을 지도?

 

라는 것.

 

「아, 아, 아아아아아……」

 

그랬지ㅡ 아니 그런 얘기가 나왔었지ㅡ

 

“플레이어”의 집단이라고 한다면 나카미치 긴가 씨… 즉 “왕”의 건가, 하고 멋대로 생각하고 있었지만, 쿠가미치 씨에 따르면 “왕”과 “용사”는 원래 협력 관계였던 것 같습니다.

 

「자세한 이야기를 들려주실 수 있으실 지?」

「상관은 없다만… 실례.」

 

거기서 말이 끊기고 제 주위에 있는 네 명에게로 시선이 돌리고선,

그의 눈이, 창백하게 발광했습니다.

 

ㅡㅡ<스킬 감정>인가요?

 

분명히 지난 번에 만났을 때는 없었던 스킬이죠.

잠깐 보지 못하는 사이에 레벨 업이라도 한 걸까.

 

「…음. 이 중 “플레이어”는 너 뿐이네.」

「예에.」

「그렇다면 미안하지만, 단둘이서만 있게 해주면 안될까? ……”플레이어”가 아닌 사람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 건 선호하지 않아서 말이다.」

「이 사람들은 신뢰할 수 있어요.」

「그래도다. … 미안하군. 나 자신도 “길드”에 막 들어간 거라, 이게 첫 임무라서. 실수가 없도록 하고 싶어.」

「아, 그런가요.」

「그래.」

 

저는 모두에게 눈짓을 한 후, 일어섰습니다.

 

「…………선배.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꼭.」

 

등에 열렬한 시선을 느끼면서.

 

「괜찮아ㅡ요. 곧 돌아오겠습니다.」

 

 

저는 편하게 대답했습니다.

이게 무언가의 플래그가 아니기를 빌면서.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리츠코 히로인으로 정말 최적 아닙니까.

그나저나 드디어 180화네요. 번역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개인적으로는 빨리 지금 진행되고 있는 막간이 끝났으면 하네요. 좀 심하게 말하자면 그 파트 주인공이 사회부적응자+중2 갬성 너무 심해서.

 

posted by 드닌 2020. 5. 30. 20:01

사사키 선생의 수기: 후편

 

2015년 5월 2일

아사다 씨와 상의한 결과 우리 커뮤니티의 “새로운 룰”에 대해 여러 의견을 받아 보기로 정했다.

어른부터 아이까지, 정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다.

 

2015년 5월 4일

집계를 했더니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치모토 예술대학 커뮤니티와 같은 실력주의, 자본주의적 제도의 부활을 바라지 않고 현재의 방식에 그럭저럭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지고 보면 그렇지.

모두 그 “좀비”들에게 인간이 찢기는 것을 보고 이곳에 있는 것이다.

누구나, 자신의 무력함을 알고 있다.

누구나, 지금 이상의 노력이 요구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

모두 내일이라도 전투에 동원되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커뮤니티의 운영은 지금까지와 동일하게 아사다 고조 씨에게 일임된다.

 

2015년 5월 7일

어느 정도의 스트레스가 있는 환경 아래에서, 많은 사람들은 단기간 동안은 내성을 발휘한다고 한다.

문제는 그것이 어느 정도의 기간동안 유지되냐는 것이다.

언제라도 괴물들이 닥칠지 모르는 이 심상치 않은 환경에서, 우리는 평상시보다 서로의 행복과 정신 상태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누구나, …이 커뮤니티의 안정된 존속을 바래야 했다.

그 무엇보다도 자신의 안전과 보신을 위해.

 

2015년 5월 10일

조금 긴장이 느슨해졌던 걸지도 모른다.

오늘은, 약 한 달만에 커뮤니티 소속원의 사망이란 결과를 내버렸다.

화기로 무장하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단독 행동을 해 버린 것이 원인이다.

한순간 방심한 결과, 발목을 “좀비”에게 물려버렸다는 것.

그는 인명 구조 조 소년에 의해 안락사 되었다.

 

2015년 5월 12일

내일, “환생자”와 함께, 예의 여학생 한 명이 이케부쿠로 방면으로 떠나게 되었다.

듣기로는 새로운 힘을 얻기 위해 “던전”이라 불리는 공간에서 수련을 쌓을 필요가 있다는 듯하다.

비룡이 없어지는 것은 불안하지만 향후를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

 

2015년 5월 13일

이케부쿠로 방면에서 강렬한 섬광을 목격.

늦게까지 프라모델 제작을 하던 학생 몇 명에 따르면 수십 미터 정도의 거대한 뱀이 하늘을 타고 올라갔다고 한다.

 

그 후, 그 여학생을 비롯한 세 명과의 연락 수단이 소실. 행방 불명이 되었다.

 

2015년 5월 14일

혼란을 피하기 위해 세 명의 실종을 덮어야 할 지 논의했지만, 여기서는 모두에게 사실을 전달하기로 결정했다.

어디에서 정보가 샐지 불분명한 이상 여기서는 솔직하게 나가는 것이 현명하다.

 

2015년 5월 15일

커뮤니티 내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좀비”는 그렇다 해도, “괴물”이 닥쳤을 때 과연 우리들이 대처를 할 수 있을까?

그렇다 하더라도 아직 보지 못한 위협에 떨고만 있으면 방법은 생기지 않는다.

향후, 커뮤니티 간의 연계를 긴밀하게 하여 희망자를 모집한 후 총화기류의 훈련에도 시간을 할애하도록 해야 한다.

 

2015년 5월 30일

보름 동안 수기를 빼먹었다.

그만큼이나 할 일이 축적되어 있었다.

그나저나 설마 내가 총화기의 취급에 관해 모두를 가르치게 되다니.

내가 총을 잡은 적이라곤, 단 한 번 해외 여행을 갔을 때 말곤 없는데도.

오다 씨 왈, 나는 비교적 「소질이 있다」는 것 같다. 봐주게나.

 

2015년 6월 10일

여전히 꽤 바쁜 날이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2015년 6월 11일

어제는 좀 더 수기를 쓰려고 했지만 “괴물”이 내습했기에 중단했다.

이번 “괴물”은 길이 4미터 정도의 거대 개미였다.

놈이 직원실 창문으로 부스스 얼굴을 내밀었을 때는 간담이 서늘했으나 인명 구조 조의 소년 소녀들의 노력으로 겨우 섬멸에 성공하였다.

다만 그 결과, 코사카 선생님 외에 여러 명의 동료들을 잃었다.

 

코사카 선생님은 그저께 저녁 퇴근 후, 위스키로 건배했었다.

제길.

 

2015년 6월 12일

최근의 습격 사건 이후 확실하게 모두의 기력이 사라졌다.

무엇보다도 나 자신이, 우울증의 징조가 보인다.

 

내일 “괴물”로 피해를 받은 사람들의 문안으로 항공 기념 공원 커뮤니티의 대표가 온다는 것 같다.

 

2015년 6월 13일

항공 기념 공원 커뮤니티의 대표와 면담.

아키바계라고 해야 할까. 꽤나 귀여운 메이드 모습의 소녀이다.

그녀가 가진 불가사의한 힘으로 많은 부상자가 회복. 정말 편리한 능력이다.

 

2015년 6월 14일

어제의 메이드 소녀, 남자였던 것 같다.

음, 남자든 여자든 상관없지만.

일단 기록에는 남긴다.

 

2015년 6월 17일

인명 구조 조에서 비명이 들려온다.

그들은… 요즘 계속 우리의 상상을 초월한 지옥을 목격하고 있다.

 

ㅡㅡ 목을 맨 아이들이나.

ㅡㅡ 스스로 불을 지른 가정이나.

ㅡㅡ 짐승처럼 행인들을 덮친 악한들이나.

ㅡㅡ 광기에 젖어버린 사람들이나.

 

우리는 무력하다. 아무도 그들을 구할 수 없다.

 

구조 조에는 휴가를 받으라고 했지만,

「적어도 선배가 돌아오기 전에는…」

그렇게 말하는 그들이 너무나도 가엽다.

 

2015년 6월 20일

어떤 피난민(여성)으로부터의 상담이다.

그녀는 전에 성적인 서비스업을 맡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이 커뮤니티 내에서도 “그런 일”을 맡겠다는 것.

대답은 잠시 보류한다. 머리가 아프다.

나 개인으로서 그런 일을 경멸해서가 아니라…

썩어도 여긴 학교이다만?

 

2015년 6월 29일

표면적으로는 커뮤니티가 안정되는 듯하다.

그렇지만… 역시 어딘가가 이전과는 다르다.

언제부터? 뻔히 알고 있다.

예의 여학생이 실종된 그 날부터다.

 

인명 구조 조의 동료들은 그녀의 생환을 믿어 의심치 않고 있지만… 나 같은 입장이 되면 항상 최악의 사태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다.

 

2015년 7월 2일

조금 지쳤다. 요즘 잠이 통 오질 않는다.

 

2015년 7월 8일

정부가 도쿄를 포기한 것 같다는 확실한 정보가.

즉, 제삼자에 의한 구출의 가능성은 이제 거의 끊겼다는 것이다.

혹은 이 장소가 마지막 이상향인지도 모른다.

 

2015년 7월 12일

심야, 그 메이드 소년에게서 무선 통신.

아무래도 직접 만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는 듯하다.

 

2015년 7월 14일

예의… 여학생의 생존이 확인되었다.

아무래도 아키하바라를 근거지로 하는 수수께끼의 세력에게 한동안 갇히고 있던 듯하다.

걱정을 끼치기나 하고. 정말이지, 이 멍청한 놈이.

 

2015년 7월 15일

네리마 구에 있는 슈퍼에서 아사다 씨, 오다 씨, 아케치 씨, 아마미야 군, 나, 스즈키 선생님이란 멤버로 회의.

처음에 나는 “왕”이라는 남자와의 전면전에는 나서지 않으려고 했지만… 내통자에 의한 확실한 정보를 듣고선 의견이 바뀌었다.

그 남자는 위험하다. 살려 둬서는 안 된다.

 

2015년 7월 16일

회의에 대한 자세한 것은 서기의 스즈키 선생님의 기록이 있기 때문에 생략하지만, 결국 철야하게 됐다.

다만 하나 분명한 것은… 모두 그 여학생이 다시 돌아오길 바라고 있다는 것이다.

 

2015년 7월 27일

인명 구조 조의 콘노 군, 키미 양 두 사람이 수수께끼의 적 세력(콘노 군에 따르면, 은삐까 갑옷남)과 접촉.

은삐까 갑옷남과 동행하던 휠체어의 노인으로부터 차근차근 이야기를 들었지만, 아주 악당은 아닌 것 같다.

지금은 상황이 상황이다.

노파심에 물자 조달 조에도 주의를 준다.

 

2015년 7월 28일

예의 여학생의 생존을 공식 발표.

모두의 표정에서 희망이 살아난다.

 

2015년 7월 29일

교내에 탱크가 4대가량 옮겨졌다.

전쟁의 시작을 모두가 피부로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불안은 없다.

그 소녀가 돌아온다.

그 녀석이라면 틀림없이 잘할 것이다. 아마.

 

2015년 7월 30일

엄선된 멤버에 의한 전투 팀 편성이 종료.

진군이 시작된다.

참고로 나는 잔업이다.

 

2015년 8월 1일

전투 종료 보고.

「작전 성공. 승리」라고만 쓴다.

 

2015년 8월 2일

전투 팀의 노력으로 상당 수의 사람들을 구한 것 같다.

모두가 안도하고 있다.

…라 해야 할까. 어제부터 이곳은 들썩거리고 있다. 덕분에 일도 제대로 안 된다.

아마 모두 좋은 뉴스에 굶주리고 있던 것이다.

 

2015년 8월 8일

그 여학생이 돌아왔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 다음이 바로 180.

posted by 드닌 2020. 5. 30. 18:12

사사키 선생의 수기: 전편

 

2015년 2월 22일

지옥의 뚜껑이 열린 지 오늘로 이틀.

꽤 힘든 일을 겪었지만, 어떻게든 안전한 장소로 도망칠 수 있었다.

지금은 직원실에 즉석 바리케이드를 구축해 몸을 숨기고 있다.

방 밖에서는 아직도 그 걸어 다니는 시체들의 신음 소리가 들린다.

 

아무것도 안 하자니, 진정이 되질 않아 수기를 쓰기로 했다.

솔직히 글을 쓰는 것에는 자신이 없지만… 음.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기록용이다. 그렇게까지 무거운 짐을 진 것처럼 하진 않아도 되겠지.

 

바라컨데 이것이 사사키 요스케의 살았던 증거가 될 수 있기를.

뭐, 말이 그렇다는 거다.

 

2015년 2월 23일

학생들의 목숨을 걸고 힘내 준 것도 있어, 미카가오카 고등학교의 부지 안 쪽 대부분은 안전이 보장되고 있다.

현재, 피난민들의 인원은 43명.

어른이 17명. 아이가 26명.

그 중 노인은 6명. 요양 간병인은 2명.

의논 끝에 리더는 경찰관이던 아사다 고조 씨가 맡기로 했다.

나는 되도록 거리를 둔 입장에서 커뮤니티를 지켜보기로 한다.

 

2015년 2월 24일

예의 “좀비”화 현상에 따라 피난민 두 명이 변이.

두 명은 어떤 용감한 여학생에게 처형되었다.

 

당연히 모두의 불안이 커지고 있다.

전원에게 야간의 문단속을 철저히 하도록 통보.

 

2015년 2월 25일

미카가오카 고등학교 1학년 히비야 코우스케 군으로부터 「좀비 사냥 훈련을 하고 싶다」라는 요망.

용감과 무모의 차이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당연히 반대했지만 아사다 씨의 동의도 있고, 무리하지 않는 정도라면, 이라 허가가 나왔다.

 

우리의 리더는 책임감 있는 유능한 남자이지만 여자의 설득에 약한 것이 옥의 티이다.

물론, 당분간은 어른으로서 지켜보고 있을 것이다.

 

2015년 2월 27일

바리케이드 구축을 위한 일손이 부족해 아이들의 “좀비 사냥”은 어느 정도 그들의 자율에 맡기도록 한다.

라고는 하지만 역시 불안은 있다… 그러나 그 아이들은 생각보다 지혜롭고 신중하다.

우리 어른들도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안 된다.

 

2015년 2월 28일

식량은 몇 달 분이 충분히 있다. 따뜻한 잠자리도 있다.

문제는 밤 중 어렴풋이 들려오는 “좀비”들의 신음소리이다.

이미 몇몇은 노이로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2015년 2월 31일

건물 옥상에서 보이는 슈퍼 “캡틴”에 구조를 요구하는 자들이 출현.

고육책으로 희망자를 “캡틴”으로 보내도록 결정했다.

결과 3명을 구조하는 데에 성공.

그러나 그 대가로, 어떤 용감한 여학생 한 명과 자위대원 한 명이 안전 지대 밖으로 나가버리게 되었다.

모두 두 사람의 귀환을 믿어 의심치 않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얼마나 훈련을 쌓는다 하더라도 인간인 한, 빈틈은 생긴다.

그리고 그 걸어다니는 시체들은 어떤 틈도 놓치지 않고… 목을 물어버린다.

 

2015년 3월 2일

예의 자위대원은 순직.

그 용감한 여학생은 무사히 귀환했다.

아무래도 자위대원이 목숨을 걸고 그녀를 구한 것 같다.

그의 영혼이 극락에 가기를 간절히 바란다.

 

2015년 3월 3일

밤, 스즈키 선생님에 의해 깨어났다.

아무래도 안전 지대 밖으로 탈주한 학생이 있는 듯하다.

 

그 후의 전말은 너무나도 어처구니가 없어 수기에 쓰기도 뭐하다.

결론만 말하자면 때로 식욕은 죽음에 대한 공포를 뛰어넘기도 한다… 라는 것이다.

 

2015년 3월 4일

히비야 노리오 씨가 말한, “괴물”의 습격.

모두 있는 힘을 다해 이들을 격퇴하는 데에 성공했다.

그러나 그 결과, 남학생 한 명, 피난민 여성 한 명이 사망.

 

모든 게 끝났을 때 나는 사람들을 가족처럼 느끼기 시작하고 있었음을 깨달았다.

 

2015년 3월 5일

어떤 여자 아이가 인생 상담을 받는다.

대단한 내용은 아님으로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2015년 3월 7일

어떤 사정으로 그 여학생이 혼자서, 토코로자와 쪽으로 떠나기로.

또한 그녀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본인 희망에 따라 최소한으로 기록하기로 한다.

 

부디, 그녀의 여정에 좋은 일이 있기를.

 

2015년 3월 8일

세 마리의 비룡을 동반한 묘한 차림의 소녀가 내교.

아사다 씨, 히비야 씨, 스즈키 선생님, 나 네 명이서 그녀와 얘기를 나누던 도중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상황 설명을 받았다.

아무래도 그녀는 “환생자”로 이 종말적 상황을 이미 경험했다는 것 같다.

이젠 무슨 일이 일어나더라도 이상하게 느끼지 않는 자신이 있다.

 

2015년 3월 9일

“환생자”의 호의로 근처 “좀비”들을 제압.

버려진 차량들이나 폐재를 이용하여 철야로 바리케이드가 쌓아진다.

또한, 근처에 있는 상가의 물자를 공급받는 데에도 성공.

오늘 밤은 편히 잠들 수 있을 것 같다.

 

2015년 3월 10일

스즈키 선생님의 제안으로 방음이 뛰어난 음악실에서 영화가 상영되기로 했다.

만장 일치로 액션이 절제된 희극적인 작품이 뽑혔다.

 

영화 상영회 때는 나도 참석했다만, 뭣도 아닌 일상의 일에 눈시울이 붉어진다.

우리들은 어떻게든 과거의 나날을 되찾아야 한다.

 

2015년 3월 11일

예의 여학생이 귀환.

또 한 바퀴, 전사로 성장한 것처럼 보였다.

그게 좋은 건지는 모르겠다만.

 

2015년 3월 13일

주변 지역에서의 생존 구출 작전을 실행 중.

매일 커뮤니티의 인원 수도 늘고 있고, 피난민은 이미 당초의 두 배 이상이다.

사람이 늘어나면 그만큼 사고가 발생할 확률도 높아진다. 향후는 “좀비” 뿐만이 아니라 주위 사람들의 동향도 주의해서 보지 않으면.

그야말로 로메로의 영화처럼ㅡㅡ 배신자로 인해 커뮤니티가 전멸하는 것만큼은 피해야 한다.

 

2015년 3월 14일

스즈키 아야카 선생님의 주도로 “이코노미 클래스 증후군에 대한 예방책”이 실행되고 있다.

상당한 신체적 문제가 있는 경우가 아닌 이상 피난민들에게 어떤 일을 하도록 할당한 것이다.

피난 생활이 장기화 될 경우를 대비하고 운동장을 파헤쳐 농사를 시작하거나, 천 쪼가리들을 새로 다시 쓸 수 있게 하거나, 질리지 않도록 식단을 짜거나….

뭐, 나쁘지 않은 경향이라 생각한다.

 

2015년 3월 17일

피난민끼리의 다툼이 발생.

아무래도 만취자의 헛소리가 발단인 것 같다. 그래도, 자칫하면 사망자가 나올 수도 있는 사건이었다.

절망한 인간은 무슨 짓을 저지를 지 모른다.

향후 알코올의 관리는 엄격하게 할 필요가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커뮤니티 내에서 상해나 도난 사건이 발생한다면 우리는 그 범인에게 사형을 가해도 좋은 지.

이런 류의 도덕적 판단도 포함해, 앞으로는 어려운 문제들도 발생할 것이다.

 

2015년 3월 18일

그리 되겠지만, 어제의 싸움의 가해자 측 남성이 커뮤니티 내에서 상당한 따돌림을 받고 있다.

좋지 않은 징후이다.

원인이 그에게 있다고는 하지만 폐쇄적 상황에서의 고립은 새로운 비극을 만들어 낼 뿐이다.

어떻게든 하지 않으면.

 

2015년 3월 19일

최근 장난감 가게에서 물자를 운반한 결과 대량의 플라스틱이 손에 들어왔다.

그 결과 어린이들 사이에서 프라모델 제작이 유행하는 것 같다.

심취할 수 있고, 기분 전환이 되는 것이 있다는 것은 결코 나쁜 징후는 아니지만… 조금 교내에서 신나 냄새가 난다고 민원이.

회의 결과 옥상에 플라스틱 모델 제작용 공간을 만들어 거기서 마음껏 창작 활동에 꽃 피우게 하기로 결정.

 

2015년 3월 21일

스즈키 선생님의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

낮에 할 작업이 주어진 결과 “좀비”가 두려워 떨고만 있던 피난민들의 얼굴에 조금씩 웃음이 돌아오고 있다.

항상 밝은 스즈키 선생님의 성격에 도움을 받고 잇다.

 

이전 싸움을 일으킨 가해자 측 남성도 일에 대한 한결 같은 자세가 유효했는 지 조금씩 동료들에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혹은 그 자신도 알고 있는 지도 모른다.

만약 이 곳에서 쫓겨나 버린다면… 아마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그 걸어다니는 시체들의 대열에 들어가게 되리라.

 

2015년 3월 25일

도중, 약간의 트러블이 있던 듯하지만 방금 무사히 오키타 타카시 씨를 중심으로 하는 커뮤니티와 합류.

노인과 여자 아이가 많다.

그들이 할 일을 생각하지 않으면.

 

2015년 3월 28일

심야, 애들의 울음소리가 시끄러워 잘 수가 없다는 보고가 들어온다.

오키타 씨의 커뮤니티 사람들의 심적 스트레스가 생각보다 심각하다 한다.

아무래도 그들은 우리처럼 따뜻한 잠자리가 있던 게 아니라, 차가운 겨울 하늘 아래 좁은 공간에 처박혀 생활해오던 것 같다.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도 많다고 들었다.

 

이럴 때 우리 교사들이 힘들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2015년 4월 2일

스즈키 선생님, 아사미 선생님, 코사카 선생님들의 제의로 오전 몇 시간을 아이들을 위해 사용하기로 결정했다.

아직 어떤 수업 내용이 될 지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대한 학생들의 요망을 받아들여 그들이 배우고 싶어하는 것을 가르치자고 생각한다.

물론 영어를 배우고 싶어하는 아이가 있다면 나 스스로 교편을 잡겠다.

하지만 수업의 커리큘럼은 크게 바꾸지 않으면 안 된다.

아마 그들이 대학 입시를 치를 확률은 한없이 낮음으로.

 

2015년 4월 3일

예의 여학생의 중개로 토코로자와에 있는 이치모토 예술대학 커뮤니티, 항공 기념 공원에 있는 커뮤니티와 물적・인적 교환을 하기로 했다.

시작으로, 내일은 우선 대표자 중 한 명인 오다 씨와의 만남이 있다.

 

2015년 4월 4일

오다 씨와의 상견례.

2, 30년 전의 배우 같은 느낌이 짙은 얼굴의 사나이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좀 싫어하는 타입이다.

그러나 어쩐지 히비야 노리오 씨와는 말이 통할 듯한 분위기라고 생각했다.

 

2015년 4월 8일

세이부 이케부쿠로 선상을 교역로로 쓰기 위한 “좀비” 소탕 작전이 시작된다.

대”좀비”에 뛰어난 재능을 발휘하는 자들을 전선에 배치하고, 그 뒤의 사람들이 바리케이드를 강화한다.

이미 어느정도 “좀비”가 치워진 것(아마도 먼저 그 여학생이 떠난 것 때문일 거다)도 있어, 작업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 해도 교역로의 안전이 보장될 때 까지는 일주일은 걸릴 것이다.

 

2015년 4월 19일

교역로가 거의 완성. 앞으로는 정기적으로 트럭이 오가며 필요한 물자와 인력을 교환한다.

최근에는 학교 주변에서 “좀비”는 거의 보지 못하고 있다. 가재를 가지러 간 피난민들도 많은 것 같다.

그런 그들조차도ㅡㅡ 결국 미카가오카 고등학교로 돌아왔다.

아마 모두들 알고 있는 것이다.

정든 집에 틀어박히는 것보다, 신뢰할 수 있는 이웃과 있는 것이 자신의 안전과 상당히 이어지는 것이라고.

 

2015년 4월 20일

여기저기에서 물자를 모은 결과 식량이 상당히 풍부하게 갖춰지고 있다.

이렇게 된다면 문제는 그걸 어떻게 모두에게 배분하는가 이지만.

지금까지는 모든 피난민에게 물자가 평등하게 가도록 나눠왔었지만, 개개인이 지급받는 것과, 직접 구한 물자는 구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나로서는 모두가 함께 이 위기를 극복하면 좋겠다고 바라는 것이지만… 남의 자식보다 자신의 아이를 더 챙기고 싶어하는 부모가 있는 것도 어쩔 수 없는가.

 

듣자 하니 이치모토 예술대학 커뮤니티 쪽에서는 간단한 계급 제도를 도입하고 각각의 노고에 따라 배급이 전달되는 시스템을 쓰는 듯하다.

마음이 내키지는 않지만, 우리도 그들같이 해야 하는가?

 

2015년 4월 21일

해가 질 무렵 길이 10미터 정도의 사마귀를 닮은 “괴물”이 출현.

그러나 발생 직후 곧바로 “환생자”의 비룡에게 섬멸되었다.

비룡은 이제 우리들 사이에서는 수호자의 상징이 되고 있다.

 

2015년 4월 22일

나를 공산주의자 취급하는 전단이 나돌고 있다고 한다. 이런 이런.

참고로 나는 대학교 때부터 줄곧 논포리(nonpolitical)이다.

 

2015년 4월 23일

오후에 몇 명의 분노한 남녀가 교무실에 들어왔다.

「불평등한 피난민 취급에 관한 항의」를 하기 위해서이다.

요컨대 그들은 나나 아사다 씨와 같은 「책임이 막중한 일」을 원하는 것 같다.

참 편하기도 하지.

지금은 이 커뮤니티의 상담역 같은 입장을 맡고 있지만, 원래 그런 건 나의 분야가 아니다.

 

가능하다면 본래의ㅡㅡ 교직원의 역할에 집중하고 싶다.

 

2015년 4월 24일

안타깝게도 어제의 사람들에게 일을 맡길 수 없게 되었다.

이러 저리 그들의 평판을 확인한 결과, 그 용감한ㅡㅡ 물자 조달・인명 구조 조 아이들을 괴물 취급하는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그 아이들이 끊임없이 여기저기에 다니고 있어, 커뮤니티 내의 멤버들에게 정체 모를 이방인처럼 느껴지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들이 아주 평범한 소년 소녀라는 것을 아는 사람들이 줄어들고 있다.

그 아이들이 고립되는 상황만큼은 절대로 피하지 않으면 안 된다.

내가 아직도 이 포지션을 고집하는 이유가 있다고 한다면, 그것뿐이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ㅡ

다른 분이 179화까지 번역하시고 그만두신 거 제가 잡습니다.

JK무쌍 끝난 세계를 구하는 방법 이라는 건데, 재미있기는 한데 후반부는 좀 옛날 맛이 안 나 아쉽긴 하네요.

1부터 179는 다른 블로그에 있으니 우선 그걸로 보시고 나중에 제가 다시 재번역하겠습니다. 오탈자나 오역이 좀 있는 것 같아서... 근데 아마 높은 확률로 못할 것 같기도 합니다. 작가가 서적화 되고 있어서 그런지 월~금 매일 하나씩 쓰고 있어서 따라잡기도 못할 것 같네요.

목표는 주 1회 번역입니다. 짧으면 2개까지.

사사키 선생 수기 끝나고 180 181 182 그리고 페이즈 3이었나.. 아무튼.

 

 

잘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