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 특촬물 아저씨
그 뒤는 거의 순식간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야쿠 씨가 금속 배트맨의 턱에 정확한 오른쪽 훅을 날리자, 그것 만으로 남자는 스위치가 꺼진 것처럼 쓰러졌습니다.
지금까지 우리의 앞을 막고 있던 남자는, 「뀨우……」 인지 뭔 지 같은 새끼 고양이가 낼 법한 울음 소리를 내더니 미동도 하지 않게 되었습니다.
「한 건 해결, 이군」
「살……!?」
「죽이진 않았어. 그게 영웅의 룰이잖아. 그렇지?」
「룰, 인가요」
「이 녀석은 여기에 놔둘까. 어차피 여름이고. 이대로 방치해 둬도, 죽진 않겠지」
「뭐어」
상대하고 있는 저는, 이 어둠 속에서도 고글을 장착하고 있는 그에게 묘한 수상쩍음을 느끼고 있습니다.
「노인, 상처는?」
「문제없네. 얻어 맞은 건 의자뿐이니」
「그렇다곤 해도 바퀴가 틀에서 왜곡되어 버리지 않았나. 물건이 부족할 때인데, 다리를 부러뜨린 것이나 마찬가지이지」
「아니, 그건 됐네. 살아만 있다면 말이여」
「그런가?」
「그려. 언젠가 예전에 알던 사람이 와서 손발을 낫게 해주겠다고 약속했으니」
「그, ㅡㅡ송두리 째 없어진 손발, 을?」
「음. 아무래도, 그런 마법의 힘이 있다든가, 라며……」
「과연」
야쿠 씨는 거기서 이야기를 중단하고 오오타 씨를 휠체어째 들어올렸습니다.
「데려다 주지. 집은 어디인가?」
「……미안하군. 바로 저기여」
「오우」
그리고 세 명은 과거 철물점이던 건물의 뒷문을 통해 실내로.
오오타 씨 본인은 딱히 깨끗하다는 이미지는 없었지만, 그의 생활 공간은 상당히 깔끔한 공간이란 인상이. 제 방의 더러운 정도만으로,
아무래도 이 사람, 쉬는 시간에는 한 발로 움직이는 훈련으로 겸할 겸, 청소를 하고 있다는 모양으로
음, 본받지 않으면.
솔직히 저, 잠깐 여기에 있다 가도 좋을테지만,
「그럼, 우린 여기서」
라는 야쿠 씨의 말로 퇴실이 결정되었습니다.
「뭔가. 벌써 가려고? 차와 과자 정도는 내겠네만」
「고맙지만, 대가를 바라지 않는 것이 영웅이니까」
그러고선 썸즈업.
아ㅡ……
린네 씨가 말했던 「히로이즘이 심하다」라는 게 이건가.
알 것 같습니다. 뭐랄까 이…… 사기극에 동원되고 있다는 느낌이.
「가자, 아가씨」
「그느느」
조금 싫은 예감을 느끼면서, 그의 뜻을 따르기로.
그래도, 한 가지 말할 수 있는 것은 있습니다.
적어도 이 사람, ㅡㅡ악당은 아닌 것 같다, 라고.
▼
특촬 아저씨의 등을 따라가면서 저는 한동안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선인과 악인의 균형은 어떻게 된 걸까요, 하고.
인간을 0이나 1로 생각할 수는 없으니 영원히 답이 나오지 않을 의문이겠지만……
단 하나, 다른 사람을 상하게 하는 재능을 가진 자와 그렇지 않은 자의 비율은, 압도적으로 후자가 많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응?」
「그래서 당신은 저를 죽이러 온 건가요?」
「아냐. 우연히 지나가던 것뿐이지. ……살다보니 꽤 그러더라고. 악인들의 일터에, 바로 발이 가버리는. 어렸을 때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가끔 마음이 조급 해져서 학교에 빨리 가려고 돌아가면 꼭 도둑과 마주친다던가. 나, 경찰에게 훈장을 받은 적도 있을 정도라구」
「헤, 헤에……」
틈만 나면 자기 얘기하는 아저씨인가?
저는 그로부터 조금 거리를 두고서,
「그럼, 오늘 밤은 슬슬 해산?」
「그렇게 재미없는 얘기하지 말라구. 좀 더 데이트하자」
「아, 죄송합니다. 저, 그런 거 좋아하지 않아서요. 그럼」
꾸밈없는 제 말에 야쿠 씨는 차분한 목소리를 쿡쿡쿡 웃었습니다.
「그쪽 사정은 잘 알고 있어. 기억을 잃고 위축되어 있다고」
「쓸데없는 참견입니다」
「뭐, 딱하다곤 생각해. 아까 아가씨의 레벨을 봤는데, 제대로 싸우면 완전까진 아니더라도 이길 수는 없는 상대더군」
「……예에」
레벨?
엥, 우리 레벨제 쓰는 거야? RPG처럼?
「그래도 뭐, 어느 점에선 신님도 균형을 맞춰주는 건지도 모르겠네. 너무 강한 녀석한테는 어려운 퀘스트를 주는 것 같고 말이야. 게임 밸런스가 무너져서, 똥겜이 되지 않도록」
「똥겜, 인가요」
그렇다곤 해도 기억 상실은 공정하지 않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나는 이리 생각해. ……역시 이 세계는, 어딘가의 누구에 의해 조종되고 있다고」
「네에」
제 마음 없는 대답이 이어진 탓일까요?
야쿠 씨는 이런이런 어깨를 움츠리고서,
「뭐, 됐어. 아무튼 말할 수 있는 건, 나도 이 기회를 놓칠 순 없다는 거다. 내일은 공정하게 아가씨에게 이기겠어. 그리고 이 “종말”을 살아가지」
「예에」
「만약 내일 내가 이기면ㅡㅡ 필연적으로 아가씨의 세력권을 전부 가져가게 될 거야. 알겠나? 약한 자는 외적을 막을 수 없으니까」
「부디 원하시는 대로」
세력권이라고 해도.
저, 애초에 이곳을 지휘할 생각이 없지만요.
「……정말, ……무섭군」
「뭐가요?」
「아가씨가 처한 상황이, 기억 상실이. 자세히는 몰라도 알아. 아기씨는 분명 거기까지 강하게 되기 위해 말도 안 되는 수라장을 뚫고 왔을 거야. ……그리고 많은 대가를 지불해왔겠지」
「예에」
「그런데도 아가씨는 그걸 별 미련 없이 버리려고 해. ㅡㅡ그게, 내게는 엉뚱한 비극처럼 느껴지네」
저는 침묵을 지킵니다.
이 사람이 하려고 하는 게 뭔지 알기 때문입니다.
야쿠 씨는 분명, ㅡㅡ적인 저에게도 의지를 주려고 합니다.
저를 고무하고,
그리고 시달리지 않도록.
굉장하다고, 단순하게 생각했습니다.
소녀들이 기쁘게 효수를 사냥하는 이 세상에서ㅡㅡ 이런 호인이 존재한다는 것이.
그렇기에, 헤어질 때 이렇게 말했습니다.
「당신은 매주 일요일 아침에 하는 어린이 프로그램의 등장 인물 같은 사람이네요」
「그만 둬」
그러고서 야쿠 씨는 녹듯, 어둠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ㅡㅡㅡㅡㅡㅡㅡㅡㅡ
이번 주부터 또 바빠집니다.
매주 일욜 번역이 목표지만, 과연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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